사상진단 특강 강사 인터뷰 (1) | 나대운 (40·가온경희한의원 강남점) 원장
“신속·객관적인 체간측정법, 진단오류 거의 없다”
특허출원 및 4천례 이상의 임상데이터 축적, 측정기기도 개발 중
사상진단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로 혼란이 극심해지며, 이는 곧 한의학과 한의사의 진단에 대한 불신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보다 명확한 사상진단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민족의학신문은 ‘사상진단 제대로 하고 처방쓰자!’ 강의를 마련, 체간측정법을 이용한 사상체질진단(나대운 원장), 체성진단법(박인 원장), 「동의수세보원」을 기반으로 한 진단기법과 QSCC를활용한 체질진단법(김선호 원장) 등을 통해 객관성있는 사상인 감별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강의에 앞서 나대운, 박인, 김선호 원장을 차례로 만나본다. 〈편집자 주〉
현재 사상의학의 경우 객관성이 부족하다는 인식으로 한의사들은 물론 환자들마저도 외면하는 상황이다. 사상의학을 연구하는 학회들 간에도 진단방법을 하나로 협의를 하지 못해 불확실성이 크다.
또 많은 한의사들이 스스로 체질의학을 한다고 생각하는데, 실제 체질의학을 할 수 있는 사람이 30%도 안 된다는 보고가 있다. 즉, 나머지 70%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얘기다. 결국 여기가면 이 체질, 저기가면 저 체질이라는 진단이 나올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신속하고 객관화 될 수 있는 체질측정법이 보급돼 동일한 근거를 가지고 진단할 수 있다면 사상진단에 대한 불신을 떨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초기 사상의학을 접할 때 「동의수세보원」보다는 그것을 해석하여 자신의 생각을 접목시킨 강의록을 통해 접근하는 것이 이런 불신을 일으켰다는 의견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동의수세보원」을 읽고 임상에 적용할 수 있는 한의사는 정말 손으로 꼽을 정도로 적다. 왜냐하면 이제마 선생이 임상에 적용하기 쉽게 적어놓지 않았기 때문에 책만 읽고 임상을 하기에는 굉장히 어렵다. 결국「동의수세보원」을 임상에 적용할 수 있도록 자신의 생각을 접속해 해석해 놓은 것들이 다양하게 나와 있다.
그 과정에서 가능하면 이제마 선생이 하고 싶었던 말을 정확히 해석해 주는 게 중요한데, 전혀 없는 용어를 만들어 설명하거나 편협한 사고를 전달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 체형사상학회에서는 「동의수세보원」에 있는 용어를 그대로 사용함으로써 현대적으로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진단툴에 대한 불신이 어느 정도 작용한다고 보여지는데, 사상의학에서 진단은 핵심으로 이에 대한 논의가 백가쟁명이라 생각된다. 하나의 일관된 진단 방식이 나와야 하지 않나?
이제마 선생께서 진단을 했던 방법이 한 가지가 아니라서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각각의 방법을 가지고 그것을 현대에 맞춰 진단하다보니, 체간측정, 얼굴안면 측정, 설문지 측정 등의 방법이 생겼다. 이번 강의에서도 강사 세 분 모두 다른 방법을 사용하고 있듯이 체질측정 방법은 다양해서 표준화나 객관화가 아직은 어려운 실정이다.
원칙적으로는 이 모든 측정법을 함께 사용하는 게 맞다. 체형을 봐서 잘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다른 방법을 참고하라는 말이 책에도 나온다.
이 중 체간측정법의 경우, 일정한 기술을 익혀서 체질진단을 했을 경우 의사들간의 오류는 굉장히 적다. 체형사상학회에서 처음부터 추구했던 것은 체질을 객관화시키자는 것이었다. 사람 몸을 수치로 표현할 수 있다면 그에 따른 객관화가 가능하다. 체간측정을 현재는 자로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측정기기를 사용해 사람이 누워있으면 자동으로 측정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이다.
-체간측정은 비교적 손쉬운 진단 방식인 것 같다. 하지만 「동의수세보원」 원전의 내용과 다르다는 의견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사상진단은 오묘하고 어려운데 체간측정의 경우 너무 쉬워서 오류가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하지만 학문이 꼭 어려울 필요는 없다.
「동의수세보원」과 다르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체간측정법은 장부론에 있는 측정방법으로 상초, 중상초, 중하초, 하초, 네 개 등분으로 체간을 나누고, 다섯 개의 선을 측정치로 정해 체간의 4부위에 대해 발달정도를 비교하여 체질을 결정한다.
체간측정법에 의한 체질진단은 수치로 체질을 측정함으로써 신속하고 객관적으로 체질을 진단할 수 있으며 현재 4천 케이스 이상의 임상데이터를 책으로 엮기도 했다. 또 지난 2월 21일에는 체간측정법에 의한 체질진단이 특허로 출원되기도 했다.
-한국 한의학에서 사상의학은 중의학과 확실히 차별화되는 우리 의학이라 제대로 접근하고 임상에서 사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 후배 한의사들에게 조언 부탁한다.
사상의학은 한국의 독특한 한의학으로 체질로 치료할 수 있는 범위도 넓고 다양하기 때문에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의학이다.
중국에서도 이에 관심을 갖고 사상의학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한국의 한의학이 중의학과 겨룰 수 있기 위해서는 사상의학의 장점을 더욱 발전시켜 유럽이나 미국 등 세계에도 그 우수성을 알려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학회 나름대로 세계화에 필요한 준비와 노력을 하겠지만, 그 이전에 후배들의 관심이 필요할 것이다.
신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