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 | 넥시아를 교과서에 싣자

2010-11-18     김기왕

시평

넥시아를 교과서에 싣자

전국의 의사가 일시에 파업을 한다면? “대혼란이 일어난다”
보통 사람들의 대답은 대개 이러할 것이다.
그런데 전국의 한의사가 일시에 파업을 한다면? 이는 실제로 과거 양방병원 수련의 파업 때 지인들에게 여러 차례 들었던 질문인데, “중대한 혼란이 있을 것이다”라는 대답을 제대로 들어 본 기억이 없다.
왜 한의사들조차도 선뜻 자신 있는 대답을 하지 못 하는가? 여러 가지 이유를 생각할 수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오직 한의학으로만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심각한 질병이나 유병률이 매우 높은 질병을 한의학이 월등히 잘 치료해 낼 수 있다면 사람들은 결코 한의학을 등지지 않을 것이고 요즘 간간이 들리는 “10년 뒤에도 한의사가 존재할까” 하는 걱정의 소리는 저절로 자취를 감출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한의학은 그렇게 무력할까? 냉정한 평가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희망을 버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아직 제대로 인지되지 못한 한의학의 잠재적 가능성도 있고 새롭게 개척되고 있는 영역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황제내경>에는 적흑색으로 변화된 탈저(脫疽)는 사망에 이르는 불치병이며 적흑색이 아니더라도 치료에 반응이 없으면 반드시 손발가락을 잘라내야 한다고 했다(<옹저>편). 허나 이미 한 세대 전에 선배 한의사들은 탈저의 치료에 성공하였고 요즘의 신세대 한의사들도 좋은 치료 성적을 보이고 있다(경전을 맹신하지 말아야 함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기도 하다).

한방 암치료성적 왜 불신하는가
최원철 교수의 대승적 결단 필요

가장 주목할 만한 예는 최원철 교수의 암 치료법이다. 지금까지 보고된 증례만으로도 현대의학과 비교할 수 없는 치료 성적을 보이는 것 같다. 그런데 아직도 주위에는 의심의 눈초리 투성이다. 이미 여러 학술지에 결과가 발표되었건만 “임팩트 팩터” 낮은 잡지에 실렸다고 비아냥거린다. 특히 의사들의 태도는 확고하다. 아예 의학 교과서에 실리기 전까지는 인정하지 못 하겠다는 심산인 것 같다.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는 것 아닌가? 이렇게 중대한 사안을 두고서.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간단한 해법이 있다. 한의학 교과서에 최원철 교수의 암 치료법을 수록하는 것이다. 한방병리학 교과서, 한방내과학 교과서에 치료제 넥시아를 포함한 모든 진단 치료 내역을 소개하여 모든 한의사가 원칙적으로 동일한 수준의 암 치료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하자면 해결해야 할 것들이 여러 가지 있을 것이다. 우선 개인의 노하우와 특허를 공개하는 문제다. 여기에는 별다른 해법이 없다.

 다만, 애초에 특허 출원을 시도하지 않았던 뢴트겐의 예나 최근 ‘한글공정’ 이후 공개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대기업들의 휴대폰 한글 입력법 특허 건을 참고삼아 최원철 교수의 대승적 결단을 부탁드리는 바이다. 어떤 분은, 교과서에는 근거가 확실한 것만 실을 수 있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의 교과서엔 고찰 없이 전재된 원전의 기록, 심지어 탁상에서 만들어진 중의 교재의 문장이 글자 하나 바뀌지 않고 실려 있지는 않은가? 그보다는 훨씬 근거 있는 내용 아닌가?
우리 이웃이, 우리 가족이, 그리고 내가⋯ 한약으로 암을 치료했다-이래도 임팩트 팩터 따지며 결과를 의심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과학적 진실은 <네이처>나 <사이언스>만이 확인해 주는 것이 아니다.

김기왕/부산대 한의전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