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수첩- 한의협 진짜 로비에 나서라

2010-05-24     백상일 기자
한의협 진짜 로비에 나서라

6‧2지방선거가 한창 뜨겁다. 막바지 혈전을 향해 치닫고 있다. 이번 선거에 나선 한의사는 총 6명이다. 기초단체장 후보 1명, 시도의회 의원 후보 1명, 구시군의회 의원 후보 2명, 광역의원 비례대표 후보 2명이 그들이다. 후보자 중에는 한의대 재학생도 보여 이채롭다.

이들 후보는 출마를 결심하기까지 적잖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당선을 향해 달리는 선거운동은 고난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편안한 삶을 마다하고 굳이 한의계 권리를 대변하기 위해 기꺼이 출마를 결심했으니 박수갈채를 받을 만하다.

상황이 이러하니, 한의사협회가 적극 나서 한의사 출신 후보들에게 유무형의 후원을 보내면 그들은 좀 더 여유를 갖고 선거전에 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한의협은 공자 말씀만 되뇌이며 오불관언의 자세만 보이고 있다. 홍보실 관계자는 “선거를 지원하기는 힘들다. 정치적인 문제도 발생할 수 있고, 선거법상 개입에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맞는 말이다. 한계는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격려 전화, 선거운동 사무실 개소식에 맞춰 화환이라도 하나 전달했는지 의문이다. 선거운동에 직접 나서야만 제 맛이 아니다. 관심은 후보에게 천군만마와 다름없다. 그래야 지역 한의계도 내 일처럼 후보를 도울 것이다.

실제로 한의사 출신의 허재규 후보는 “지방선거라 중앙회 차원에서 움직이기 어렵겠지만 지역 한의사 분들이 응원해 주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환자들 대부분이 지역민이니, 한의원이 선거캠프로 활용될 수 있는 셈이다.

재선에 도전한 문재규 후보도 “선거기간이나 의정활동을 할 때 주변 한의사 분들의 말 한마디가 많은 위안을 줬다”며 지역 한의계 역할을 강조했다. 문 후보는 이어 “한의사가 공직에 많이 진출해야 한다. 그래야 고령화 시대의 보건‧복지정책 수립에 기선을 잡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

한의사 출신 정관계 인사는 손에 꼽을 정도다. 현안이 생기면 사회적 네트워크의 필요성을 거론하고 한의사들의 공직 진출에 열변을 토하지만 일이 해결되면 단번에 잊어버린다. 마치 양철지붕과 같다. 한의협이라도 이제 달라져야 한다. 공직 진출 10개년 계획이라도 짜고 실행해야 한다. 오늘 당장, 아니 내일 아침이라도 지방선거에 나선 후보들에게 안부 전화를 넣고 지부장 또는 분회장에게 적극 협력을 당부하자. 이게 진짜 대외 로비이다.

백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