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 남는 건보 수가계약

2007-10-19     
내년도 한방 보험수가가 2.9%(63.3원) 인상된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지난 2일부터 수가협상이 시작된 이후 총 5차례의 협상을 갖고 최종 인상률에 합의했다.
지난 18일 최종 계약결과에 대해 한의협은 당초 제시한 인상률(9.33%)과는 많은 차이가 있고 한의계의 현실이 만족스럽게 반영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은 있으나 최선을 다했다는 입장을 밝혀두고 있다. 그러나 한의계에서는 지난 9월 신상대가치문제(침술점수 20% 인하)로 큰 충격을 받은 상태여서 이번 유형별 수가계약에 대해 상대가치에서 입은 타격을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최소 두자리수 이상을 인상해 주기를 바랐으나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재정운영위는 이번 수가계약에서 단서로 삼았던 2%가 문제가 아니고 건보 진료비 자체가 무한적으로 늘어나는 걸 컨트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큰 쟁점으로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내용에 비춰볼 때 공단과 한의협이 가까스로 합의점을 도출해내기는 했으나 건보재정이 지속적으로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공단이 이번 수가에 조정안 된 부분을 차기연도 계약에서 보상해줄리 만무하다.

의협과 병협은 최종협상을 결렬시키며 건정심으로 바톤을 넘긴 데 반해 한의협은 너무 쉽게 합의를 해 준 것이 아닌가하는 아쉬움이 많다. 최소한 건정심은 아니더라도 수가계약 협상 마감일인 17일까지는 한방의료의 현실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끝까지 버텼어야 했다.
협회는 2.9%라는 인상률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지금 신상대가치점수로 인해 남아있는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하고, 이후 도입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는 총액계약제 등을 감안하면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총액계약제를 도입하고 있는 대만을 보면 강력한 총액계약제를 의료비의 합리적인 통제라는 관점에서 실시하고 있고, 결국 우리도 대만식 모델을 따르게 될 확률이 높다.
현재 건보에서 4.5%에 불과한 파이를 지금부터 늘려놓지 않으면 총액계약제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도출될 것이고, 한방의 입지는 지금보다 더 못한 수준으로 주저앉을지 모른다.
한의협은 수가계약을 마쳤다고 절대 마음 놓을 일이 아니다. 더욱 심각해질 상황을 대비하는 각오로 미래를 대처해야 한다. 한의협 내부의 중장기적 계획 설정이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