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歷代名醫醫案76] 康命吉의 醫案②

2006-11-24     
康命吉(1737~1800) : 조선 英祖 때부터 正祖 때까지 궁중에서 활동한 御醫이다. 1768년에 醫科에 급제하여 御醫의 길을 걷기 시작하였다. 그 이후로 內醫, 楊州牧使, 首醫, 崇祿大夫, 知中樞府事 등을 역임하였다. 1799년에 『東醫寶鑑』을 깊이 참조하여 이를 계승한 『濟衆新編』 8권을 완성하였다.

■ 제목 : 交腸症案

■ 내용 : 부인이 소변 가운데 대변이 섞여서 나오는 것은 陰陽이 傳送의 길을 놓쳤기 때문이니, 五령散을 쓴다. 낫지 않으면 오래된 두건을 태워서 재를 내어 술에 타서 복용하는데, 혹 먼저 五령散을 복용하고 나서 나중에 補中益氣湯을 사용하기도 한다. 어떤 부인이 술을 좋아하여 이 병을 앓았는데, 六脈이 沈澁하였다. 四物湯에 海金沙, 木香, 檳랑, 木通, 桃仁 등을 넣어서 치료하여 나았다. (『濟衆新編 ·小便』)

■ 원문 : 婦人小便中出大便此陰陽失傳送五령散(寒門)未愈舊복頭燒灰酒調服或先服五령散(寒門)後用補中益氣湯(內傷) ○一婦人嗜酒病此六脈沈澁用四物湯(血門)加海金砂木香檳랑木通桃仁而愈

■ 설명 : 생식기로 대변이 섞여 나오는 交腸症에 대한 醫案이다. 이것은 陰陽의 기운이 얽혀 제 길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 변증분석 : 소변에 대변이 섞여 나오는 것은 淸濁이 제대로 분리되지 않기 때문이다. 『東醫寶鑑』에서는 소변과 대변의 分別에 대해 “무릇 胃 가운데에서 水穀을 腐熟시키는데, 그 찌꺼기는 胃의 아래 구멍에서부터 小腸의 윗구멍으로 傳入된다. 小腸의 아래 구멍에서부터 淸濁의 기운을 泌別하여 水液은 膀胱의 윗구멍으로 들어가고 찌꺼기는 大腸의 윗구멍으로 들어간다.”라고 하였다. 여기에서 말하는 泌別淸濁이 이루어지는 大腸과 小腸의 사이 공간은 『難經』에서 난門이라고 한다. 난門은 해부학적 상정된 공간이 아니라 치료의 기준을 삼기 위해 설정된 가상의 공간이다. 여기에 인체에서 수행되는 泌別淸濁에 관한 모든 기능을 상정하여 치료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다.

■ 치료분석 : 五령散을 사용하여 치료한 것은 五령散이 津液을 다스려주는 기능 때문이다. 진액을 다스려 진액이 제 길로 나가게 하기 때문에 치료가 되는 것이다. 나중에 補中益氣湯을 사용한 것은 虛證을 같이 끼고 있었기 때문으로 먼저 五령散으로 津液을 다스린 다음에 보하는 것이다. 四物湯의 加減方을 사용한 것은 脈象에 따라 血分의 질환으로 보고 치료한 것이다.

김남일(경희대 한의대 醫史學敎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