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어쿠스틱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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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어쿠스틱 기타
  • 승인 2006.06.0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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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하게 지내는 성형외과 원장님이 기타 음반 추천을 부탁하셨다. 수술할 때 조용한 음악을 틀어놓으시는데, 요즘 기타 소리가 참 좋다고 하시면서….
평소에 기타연주 음악을 즐겨 듣는 편은 아니어서 잠깐 고민을 했다. ‘클래식 기타, 재즈 기타… 어떤 장르의 음악이 좋을까?’ 역시 편하게 듣기에 좋고 일반적으로 환영받는 음악은 크로스오버이다. 클래식 기타 연주가 카오리 무라지의 크로스오버 음반 ‘Transformation’, 루카 콜롬보가 비틀즈의 노래를 기타로 연주한 ‘Playing The Beatles’ 등의 음반을 추천했고, 원장님도 만족해 하셨다.

얼마 전 어쿠스틱 기타 연주곡을 모은 컴필레이션 음반 ‘My Love My Guitar’가 출시되었다. 이 음반에서의 기타 주법을 ‘핑거 스타일’이라고 한다. 흔히 통기타라고 부르는 어쿠스틱 기타를, 피크로 연주하는 스트로크 주법 말고 손으로 직접 뜯는 탄현기법이다.
클래식 기타에서 손으로 뜯는 주법인 아르페지오가 대체로 같은 리듬을 반복하는데 비해 핑거 스타일의 주법은 좀 더 자유롭고 화려하다. 또한 기타줄을 튕기는 주법 외에도 오른손과 왼손을 이용해 프랫을 때려 소리를 내는 태핑이나, 원하는 순간 소리를 없애는 뮤트, 기타의 울림통을 두들기는 등 자칫 지루할 수 있는 기타 연주에 다양한 리듬감을 준다.

작년 가을 내한공연을 해서 더욱 친근해진 토미 엠마뉴엘의 연주를 시작으로 16곡의 아름다운 어쿠스틱 사운드가 펼쳐진다. 첫 곡 ‘Angelina’는 토미 엠마뉴엘의 둘 째 딸 이름으로, 아빠의 사랑이 연주에 녹아들어 달콤하기 이를 데 없다. 토미 엠마뉴엘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공연장에 갔다가 그의 연주에 매료되어, 1시간 이상을 기다려 음반에 사인을 받아온 기억이 새롭다.

귀에 익숙한 ‘Over The Rainbow’, ‘카니발의 아침’을 지나 때로는 산들바람같이 감미롭고, 때로는 폭풍우처럼 격정적이고, 때로는 호수같이 잔잔한 음악들을 지나 마지막 트랙 ‘The Water Is Wide’로 아름다운 여행을 마친다. 음반 수록곡들의 장르를 딱 꼬집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뉴에이지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원래 뉴에이지란 ‘자연으로 돌아가자’라는 철학적인 명제를 가지고 출발한 예술 사조를 말하는데, 요즘은 조용하고 편안한 연주 음악을 총칭해서 부른다. 굳이 장르를 들먹인 이유는 한의원 진료실에서 환자분들에게 들려드리기에도 좋을 것 같아서이다. 점점 더워지는 초여름 날씨에, 특히 습하고 짜증나는 오후 시간에 들으면 에어컨보다도 시원할 것 같은 산뜻한 음악이다.

SACD에서 주로 이용하는 DSD 방식과 일반 CD에서 구현할 수 있는 최고 용량이라 할 수 있는 96Hz, 24bit로 음질이 아주 좋다는 것과, 라이센스 음반 1장 가격에 보너스 DVD를 함께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이 음반의 장점이다. 교보문고 핫트랙스에서 독점 판매하는 음반으로 교보문고 온라인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다. (판매가 1만2200원)
음반 속지에 네이버 카페 ‘핑거 스타일’의 운영자인 테일러님의 글이 실려 있는데, 안산에서 열심히 진료하고 있는 후배 한의사이다. 진료와 한의학 공부도 열심히 하면서, 멋진 취미를 즐기는 모습이 아름답다.

김호민(서울 강서구 늘푸른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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