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MART 제10차 대회
“유럽의 침구의학을 주목하자.”
수준으로 따지면 동양의 침구수준에 미치지 못하지만 연구방법론에 있어서 만큼은 상당히 앞서가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5월 3일부터 7일까지 영국 에딘버러 헤이와트대학교내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제10차 ICMART 세계대회에 참석한 한국측 인사들의 공통적인 느낌이었다. 주로 침을 위주로 참가자들의 연구논문이 많이 발표되었는데 ‘침술기법 및 임상치료의 진보화’라는 대회주제에 걸맞게 임상효과에 초점을 맞춘 논문들이 주류를 이뤘다.
ICMART의 회원 대부분이 양의사들이어서 침구관련 논문도 서양의학의 자연과학적 방법으로 접근하여 연구논문이 매우 짜임새가 있었다는 평이다.
올해로 3번째 참석했던 김영석 교수는 “깊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통증 해소, 불안 완화의 기전을 호르몬이나 내분비, 신경계통으로 접근하는 등 침의 기전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태도는 우리보다 앞서나가는 듯하다”고 참가소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ICMART에서 배울 점은 학술적 내용보다 학술대회의 운영과 대회 참석자들의 태도였다는 게 참석자들의 한결같은 생각이었다. 대회참가자들은 회의가 시작되어 끝날 때까지 한명도 자리를 뜬 사람이 없을 정도로 진지했다.
유럽의 침구의학자들의 수준은 미국보다 한 수 위라고 평가되었다. 임상시에도 침을 많이 사용해 한 독일인 산부인과 의사는 하루 침환자가 50명에 이를 정도였다.
국내에서는 이경섭, 고형균, 김영석, 이혜정, 고창남, 박히준, 서정철, 장인수 교수와 선재광 경락진단학회 회장과 회원 5명 등 10여명이 개인자격으로 참석해 중풍환자, 구안와사 등의 치료사례와 실험논문, 침구와 약물의 병행치료 사례 등을 발표하여 한국한의학의 존재와 학문수준을 알렸다.
고창남 교수는 “이 대회를 통해 한의학을 객관화하는 연구방법론을 많이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다”고 참가소감을 밝혔다. ‘영추경의 삼합침법’을 발표한 선재광 회장은 “경락학술보다 트리거포인트(T.P.)에 관심을 두는 듯 했지만 언젠가는 한의학의 근본원리를 추구하게될 것”이라는 견해를 나타냈다.
김승진 기자
ICMART란?
ICMART(International Council of Medical Acupuncture and Related Techniques)는 단체명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침술과 관련 기술을 서양의학적으로 접근하는 유럽지역의 모임으로 매년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유럽의 의사침구학자들은 초창기 중국이 주관하는 WFAS(세계 침구학회 연합회)에도 참가하였으나 나름대로 동양의학을 배운 뒤로는 회원의 자질이 보장되지 않아 탈퇴하고 대신 의사·치과의사 등 의학전공자만으로 이 단체를 만들었다.
이 단체는 1983년에 창립되어 35개국 52개 단체가 가입되어 있다.
유럽중심으로 운영되면서도 가입자격을 유럽국가나 단체에게만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일본, 미국, 호주 등의 침구의학단체도 가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나라도 가입해서 활동할 필요가 제기되고 있다. 관련 분과학회가 가입해서 좋은 논문을 발표하면 자연스럽게 한국한의학의 홍보가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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