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계 총체적 위기 ‘산 너머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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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계 총체적 위기 ‘산 너머 산’
  • 승인 2003.03.1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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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만 문제 아니다, 대책마련 시급

한약사·한약제제·중국 WTO·대선

전체 한의협 대의원 중 1/3이상이 대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함에 따라 오는 23일경 임시총회가 개최될 것으로 보이나 현재 한의계가 직면하고 있는 총체적 위기 상황보다는 전문의제도에만 초점이 맞춰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한약사시험 행정소송·양의사의 한약제제 취급·중국의 WTO정식가입으로 인한 보건복지분야의 양허요청안 마련 등 한의학의 장래를 좌우할 긴박한 상황이 닥쳤는데도 한의계는 극히 일부 인사만 이 문제를 염두에 있을 뿐 대부분은 무관심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양약사의 한약사시험 응시로 다수의 이중약사가 탄생할 경우 양방의약분업에 이어 한방의약분업을 주장하고 나올 것이 뻔하다. 중국의 WTO 가입으로 인해 한의계에 직접 영향을 미치게될 중국유학생이나 의료시장의 개방여부는 ‘不可’라는 원칙만을 내세우고 있을 뿐이고 최근에서야 한의협 정책기획위원회에서 대책논의를 시작한 것이 고작이다.

그러나 정부간의 협상에서 우리정부가 한의학의 독립성을 얼마나 인정하고, 발전에 악영향을 주어서는 안된다는 자세로 협상에 임할지는 매우 불투명한 상태다.

중국으로부터의 마늘 수입을 막았을 때 핸드폰의 수출 금지라는 보복조치가 이어져 정부는 서둘러 이를 해지하고 더 큰 것을 양보했던 것에 비추어볼 때, 한의계의 조직적인 결속과 필요성을 정부 당국자와 국민들에게 인식시키지 못할 경우 중국과의 협상에서 한의학시장을 내어주는 쪽으로 결론이 날 우려도 높다.

그런데도 한의계는 양약사의 행정소송 당시와 마찬가지로 원칙만을 제시하고 있을 뿐 구체적 방안 마련에는 거북이 걸음이라는 평가다.

특히, 올해 대선이 치러진다는 점을 생각할 때 정치적 역량 강화와 결속력을 보여주는 활동을 구체화 해야하는데도 다른 의료단체에 비해 매우 미진한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의사회의 경우 의정회를 가동해 역량을 발휘하고 있고, 양약사회도 1인 1정당 가입 등 정치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지금 한의계가 처해 있는 상황은 풍전등화와 같은데도 내부적인 문제에만 치중해 객관적인 상황을 직시하고 있지 못한 것 같다”며 “한의학 전체를 생각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한의사전문의제도는 대다수의 한의사가 요구하는 대로 일정한 여건을 갖춘 한의사는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을 주고, 과목 등 제도에 대해서도 한의학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수정하면 해결 될 수 있다.

따라서 이번에 열리게 될 긴급임시대의원총회에서는 단순히 전문의제만을 논의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현 상황을 명확히 인식하고 범한의계의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임시대의원총회 안건으로 제시된 내용은 △개정공포된 한의사전문의 규정의 입법예고안에 대한 처리 경위 등에 대한 진상 규명 및 책임 소재 규명의 건 △대한한의사협회 전문의제도소위원회안에 대한 법령안 입법 발의의 건 △약대생 약사의 한약사시험과 관련한 소송에서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에 따른 대책의 건 △한약과 한약제제에 대한 특별법 입법 청원의 건 등이다.

이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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