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세 살 음악 여든까지 간다
상태바
[문화칼럼] 세 살 음악 여든까지 간다
  • 승인 2006.05.12 13: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ebmaster@http://


필자가 즐겨 듣는 음악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20세 전에 듣던 음악들이다. 요즘 자주 듣는 음악 중 어릴 때는 못 들었던 음악이 재즈인데, 솔직히 재즈가 좋아서 열광한다기보다는 좋은 음악인 것 같아서 공부하고 들어보는 중이다. 그러나, 10대에 즐겨듣던 프로그레시브록은 언제 들어도 가슴 뭉클한 감동이 올라온다.

유아기나 태아 시절에 들었던 음악이, 음악 감상이라는 방주에서 중추적인 키 노릇을 한다면 필자의 지나친 과장일까? 두뇌에서 기억은 못해도 가슴 어딘가에 분명히 입력이 되어 있을 것이다.
기억이 가물가물한 어릴 적 필자의 집에 발이 네 개 달린 전축이 있었다. 어머니가 필자를 재워주실 때면 영화음악 ‘러브스토리’를 틀어달라고 했었다. 러브스토리... 영화를 볼 때는 눈물도 안 나왔는데, 영화음악을 들으면 눈가에 이슬이 맺힌다.

초등학생 때 베토벤 월광, 비창 소나타 테이프를 들었다. 처음엔 들을 음악이 그것밖에 없어서, 듣다 보니 음악이 좋아서, 테이프가 닳도록 들었다. 지금 여러 가지 클래식 음악을 듣지만 월광, 비창처럼 들을 때마다 가슴 뛰는 음악은 없다. 물론 누구나 좋아할 명작이니 어려서 안 들었어도 좋아했겠지만, 들을 때마다 가슴 속 어딘가를 자극하는 묘한 감동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클래식은 대중음악에 비해 친해지기 어려운, 한 마디로 지루한 음악이다. 어려서 클래식을 많이 듣는다면, 성인이 되어 쉽게 클래식과 친해질 것이다. 그러나 오랫동안 집중하기 어려운 아이들에게 클래식을 들려준다는 게 만만치는 않다. 집안 전체를 쾅쾅 울리지 않는다면... 재미있는 애니메이션 영상으로 시선을 끌어준다면, 아이들에게 쉽게 음악을 들려줄 수 있을 것이다. 애니메이션과 함께 클래식 음악을 들려줄 수 있는 DVD를 몇 편 소개하려 한다.

*환타지아 - 디즈니에서 1940년에 만든 애니메이션으로, 많은 사람들이 베스트 영화 100선에 꼽는 걸작이다. 오래 전에 제작되어 화질은 떨어질지 몰라도 클래식 음악과 정확하게 맞춰진 영상에 감탄하게 된다. 2000년에 다시 제작한 환타지아 2000도 함께 추천하고 싶다. 우리 아이들은, 마법사의 도제에 등장하는 미키마우스, 노아의 방주를 패러디한 위풍당당 행진곡의 도날드를 특히 좋아한다.

*아인슈타인과 함께 하는 클래식 애니메이션 - KBS TV 클래식 오디세이에서 방영, 많은 인기를 얻어 DVD로 출시되었다. 처음 4:3 화면비, 돌비 2.0 음향으로 나왔었는데, 16:9 와이드, 돌비 5.1로 재출시되었다. 수록된 음악이 어린이들이 듣기에 조금 어려운 곡도 있고, 음악의 장르에 대한 설명이 진행되어서 미취학 어린이보다는 초등, 중학생에게 보여주면 좋을 것 같다.

*음악이 들린다 - EBS에서 만든 작품으로 VHS로만 출시되었다. 첼로(아빠), 바이얼린(엄마), 트럼펫, 클라리넷 등 악기를 의인화한 재미있는 영상이다. 어쿠스틱 악기가 아닌 신시사이저로 연주된 음악이 맘에 안 들지만,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다.

김호민
서울 강서구 늘푸른한의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