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저작권법 개정안을 바라보는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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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저작권법 개정안을 바라보는 시각
  • 승인 2006.01.20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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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저작권법 개정안을 두고 논란이 많다. 온라인으로 불법 유통되는 문화 콘텐츠를 보호하기 위한 강력한 조치를 포함하고 있는 개정안은 지난해 12월 6일 국회 문화관광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상임위 통과 직후 한국인터넷기업협회를 비롯한 IT업계 관계자들이 크게 반발하면서 논란이 본격화되었다. 포털 업체와 200여개 온라인 서비스 사업자가 소속되어 있는 이 협회는 성명을 통해, 개정안이 네티즌의 인터넷 이용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비난했다.

또한 시민 단체들과 IT 전문 언론들도 개정안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으며, 네티즌들은 개정안을 발의한 우상호 의원의 홈페이지로 몰려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며 공격했다.

한국 영화는 요즘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2004년에 관객 천만 명을 돌파한 영화가 두 편이나 나왔고, 관객 점유율 5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극장 매출이 세계 10위 안에 들고, 3명 중 1~2명의 취미가 영화감상일 정도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영화를 좋아한다고 한다.

그런데, DVD의 판매량은 100만은 커녕 1~2만장을 넘기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한국영화연감의 2004년 DVD 판매량을 보면, 반지의 제왕3-왕의 귀환 DVD 단 한 타이틀만이 10만장 이상 판매가 되었다. 2만장 이상 판매된 DVD도 20편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영화를 소장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견해도 있는데, 대여점의 매출도 급감하여 문을 닫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 결국 온라인 불법 다운로드로 인한 피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미국의 경우 DVD 매출이 극장 매출을 앞질러서, 영화를 만들 때 극장 상영보다 DVD 제작을 먼저 염두에 둔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DVD가 정착을 못했고, DVD를 비롯한 부가판권 매출에 비해 극장 매출만 큰 기형적인 매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무분별한 불법 복제로 부터 문화 콘텐츠를 보호하려는 게 이번 저작권법 개정안의 골자인데, 이런 부분의 보도는 없이 IT 산업의 육성과 네티즌의 권리에 대해서만 강조하는 기사를 보면 심히 유감스럽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지적 재산권에 대한 개념이 조금 부족하다고들 한다. 우리나라에서 정품 프로그램을 사용하거나 음반, DVD를 구매하면, 바보라고 놀림을 받기 쉽다. 공짜로 다운받으면 되는데 왜 돈 들여서 사냐고….

한약의 원가를 들먹이며 한의사들이 폭리를 취한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을 접하면서 한의사들이 느낀 답답함과, 최근 저작권법 개정안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을 보며 받은 문화 생산자들의 허탈감이 비슷하지 않을까?

요즘 ‘벤허’, ‘오즈의 마법사’, ‘타이타닉’, ‘서편제’, ‘장군의 아들’ 등 명화의 DVD가 새롭게 출시되고 있다. 오늘 저녁 퇴근길에 영화 DVD 한편 대여해서 감상하면서 추억에 젖어보는 건 어떨까?
DVD에 수록된 감독의 음성해설도 들어보고, 많은 분량의 부가영상을 통해 삭제장면, 제작과정 등을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김호민
서울 강서구 늘푸른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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