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에서 책을 보고 있던 아버지에게 소년 에머슨은 큰 소리로 외쳤다.
“아빠, 좀 도와주세요. 이 송아지가 말을 안 들어요.”
송아지를 외양간에 넣으려고 이런저런 방법을 써 보았지만 송아지는 들어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아버지가 에머슨의 말을 듣고 와서 역시 송아지를 외양간에 넣으려고 별 방법을 다 써 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번에는 에머슨과 아버지가 힘을 합쳐 송아지를 넣기로 했다. 에머슨은 뒤에서 밀고 아버지는 소의 앞다리를 잡아 당겼다.
그러나 소는 요지부동이었다. 지쳐 그 자리에 주저 않고 말았다.
이때 그 광경을 지켜보던 늙은 하인이 달려왔다. 하인은 자기의 손가락 하나를 송아지의 입에 물려주었다.
그러자 송아지는 젖을 빨듯이 손가락을 빨기 시작했다. 하인이 자기 손가락을 송아지에게 물린 채로 외양간으로 들어가자 송아지도 따라 들어왔다.
에머슨과 아버지가 힘을 합쳐도 할 수 없었던 일을 늙은 하인은 했던 것이다.
에머슨과 그때의 일로 감명을 받았고, 후에 이런 말을 했다.
“나는 알았다. 무력이 진정한 힘이 아니라 사랑과 온유가 더 큰 힘이라는 사실을.”
<사랑밭 새벽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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