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33] 한국전통건축의 구성원리와 인테리어(上)
상태바
[인테리어33] 한국전통건축의 구성원리와 인테리어(上)
  • 승인 2005.05.07 11: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ebmaster@http://


전편에 동서양의 공간인식의 차이를 통해 동양의 공간론을 대별하여 보았다면 이번 글은 전편에 이어 한국전통건축에 나타나는 사상적 배경과 그 특성을 간략하게 살펴보고자 합니다.
한국 전통건축에 흐르는 내재된 사상을 이해하지 못하고서는 한국 전통건축의 구성원리와 구성요소가 갖는 의미를 파악하기 어려우며, 이는 창살이나 문양, 소재 등의 형식을 차용한다해서 한국적 디자인(한국성)을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전통건축의 정신을 이해하고 구현하려는 노력이 전통건축이 갖는 한국성과 한의원의 한의원다운 인테리어를 가능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전통건축에 담지한 사상은 자연친화적입니다.
인간과 자연을 한 생명으로 전제한 불교는 만물이 모두 한 몸으로 얽혀있다는 연기설로 노장사상은 자연의 흐름에 일치하는 행위를 무위 자연이라 하여 최고의 덕목으로 삼았습니다.
기철학은 우주 자체를 기가 끊임없이 모이고 흩어지는 과정으로 보며 기가 구체적으로 구현된 것이 인간의 몸으로 자연과 내가 물아일체 하나로 보았습니다.
이렇듯 한국의 전통사상은 자연과의 일체조화를 말하며 그 조화의 방법론으로 풍수지리가 나오게 됩니다.
풍수지리에 영향을 받은 한국의 전통공간 구성체계는 산형 지세에 순응하여 안착하는 친자연적인 특성으로 나타나며 생명을 가진 자연과의 조화로운 융합을 이상으로 삼았습니다.
풍수지리에 의한 사상적 기반은 한국 공간문화의 근간을 이룹니다.

1) 한국 전통건축의 공간구성

한국 전통 건축에서는 가운데에 중정이라는 마당을 중심으로 네 면에 건물이 둘러싸는 구성방식이 가장 많이 쓰였습니다. 이러한 구성의 기본개념은 건물이 놓이는 터의 자연조건을 잘 활용하여 자연의 기운을 건물에 유리하게 돌리려는 데에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정면적의 건물 터 가운데에서 땅의 기운이 몰리는 지점을 혈이라 부르며 이곳에 가장 중요한 건물을 위치시켰습니다. 사찰의 대웅전과 서원·향교의 대성전이 이 자리에 놓였습니다. 혈 앞의 명당 위치에는 마당을 내고 나머지 건축물들은 중요도에 따라 주변의 지세에 맞추어 배치되었습니다. 명당 앞의 案山에는 문이나 누각이, 혈 뒤의 主山에는 사찰의 경우 강당이 그리고 서원·향교의 경우 사당이 배치되고, 명당 좌우에는 사찰의 경우 기타 전각이나 승방이, 서원·향교의 경우 東齋와 西齋가 각각 배치됐습니다.

중정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의 네 면을 구성하는 건물에는 사신도가 대응하였습니다. 대웅전과 대성전에는 북현무가, 문루에는 남주작이, 좌승방과 동재에는 좌청룡이, 우승방과 서재에는 우백호가 각각 대응되었습니다. 이러한 대응은 자연지세의 기운이 방위에 따라 나타나는 형상이 이런 동물들의 특성을 닮았다고 믿는 데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중정형 배치는 개방형 건물인 문루를 통해 남쪽으로 열리면서 따뜻한 햇빛과 활발한 자연의 기운을 받아들임과 동시에 나머지 세 면은 닫히면서 이렇게 받아들인 기운이 빠져나가지 않고 보관되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중정 구조는 건물을 둘러싼 주위 산지의 형국과 닮은 동일한 구조를 띠게 되었으며 그 결과 본래 있던 자연 지세 속에 이것을 닮은 인공조영에 의한 구조가 형성되었으며 이것은 서로 상충되지 않고 하나로 일치되었습니다.

紹修書院(경북 영주시 순흥면)의 경우는 극단적인 비대칭구조를 취하고 있으며 무작위의 무의적 가치를 찾게 만듭니다. 한국 전통 건축은 비대칭 구성을 큰 특징으로 갖습니다. 개체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전체 공간에 한 채 한 채 놓여지는 조화와 주변 자연환경과의 조화에 더 큰 의미를 둔 것이지요.

2) 풍수지리의 친자연성

한국 전통건축에서는 집터를 닦을 때 방위를 제일 먼저 살폈습니다. 남향이 햇빛을 잘 받기에 가능한 한 집은 남향을 한다는 단순한 원리가 한국 전통건축을 대표하는 제1 신조로 지켜졌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철칙은 아닙니다. 남향이 지켜지지 않는 때가 있는데 그것은 자연지세가 남향을 허락하지 않을 때였습니다. 남향이라는 것도 결국은 자연지세를 읽는 방법 가운데 하나였을 뿐이며 이렇게 보았을 때 한국 전통건축에서 좇았던 최상의 철칙은 자연에 순응하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전통공간에서 풍수지리에 의한 친자연적 공간특성 중에는 안대좌향에 의한 공간배치가 있습니다. 이는 생기에 의한 관점에서 볼 때 좋지 않은 기를 갖는 형세와 풍경이 들어오는 곳은 보이지 않도록 차단하고 좋은 기와 형세를 갖은 곳으로 향과 창을 내려는 것입니다.

이러한 예는 屛山書院(경북 안동시 풍천면) 만대루(晩對樓)의 규모나 위치에서 보면 잘 나타납니다. 병산서원의 향은 강당에서 보면 병산벼랑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풍수지리에서 산세가 벼랑으로 이어지는 경우 살기가 있다 하여 금기시합니다. 병산서원은 그러한 이유에서 다른 서원에서 볼 수 없는 대규모의 산수공간인 만대루로 막고 있습니다. 이러한 예를 포함하여 풍수에 의한 공간배치는 한국 전통 공간의 특성에서 흔히 나타나는 자연지형에 따른 비대칭적 배치와 변화요소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되었습니다.

한국 전통건축에서 보여지는 풍수는 공간배치계획에서 방위지정에 이르기까지 자연성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자연을 인위적으로 구속 조작하려고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사용하면서 그것이 건축의 일부가 되게 하거나 건축의 연장이 되게 합니다.

한옥의 아름다움은 건축물 자체에 있지 않습니다.
자연과 건축물(차경과 장경), 건축물과 건축물(중첩과 관입), 건축물과 이용자 사이 비어있는 공간을 중시합니다. 이것은 연기설과 같은 개체와 전체의 일체성을 중시하는 특징으로 공간은 틀 안에 갇힌 것이 아니라 여백이라는 빈 물질(공간)과 합하여 하나가 되며 자연과 인간을 향해 열린 개방된 공간으로 나타납니다.

한국의 전통공간은 건축물의 독창성 보다 자연의 도와 기를 연결하는 정신적이고 미학적인 경험의 설정에 관심을 두었습니다. 한국 전통건축에서의 독창성은 남과의 차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본질에 근원적으로 접합됨으로써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오랜 농경사회를 거치면서 삶 자체가 자연 의존적인 한국인의 대표적 특성은 친화적인 자연관으로 나타납니다. 그가 만든 구축환경이 모두 그것이 자리한 자연환경과 동일시 되었으며 인공환경이 흡사 자연에서 솟아난 것 같이 자연과 함께 성장하였습니다. <계속>

김 도 환
(주)아반프러스 대표
02)323-5592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