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신의 인도기행문3] 오쇼 명상센터와 리쉬케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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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신의 인도기행문3] 오쇼 명상센터와 리쉬케쉬
  • 승인 2005.04.22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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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는 심신의 영적변화를 체험하는 것”


오쇼 명상센터는 뿌네 시내에 있는데 여기에 들어가려면 우선 등록을 하면서 에이즈 검사를 받는다. 첫날 등록비와 일일이용권을 합쳐서 1,200루피 정도 된다. 보통 하루나 1주일, 또는 한달 이용권을 사게 되는 데 1일 이용료가 350루피 정도이다.
이 이용권을 사면 명상센터에 있는 거의 대부분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아침부터 밤까지 시간대별로 1주일 프로그램이 적힌 일정표를 참고하여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골라서 참가하면 된다.

그리고 이곳에 들어가려면 반드시 빨간색과 흰색 롱드레스(남녀 모두)를 입어야 한다. 명상센터 근처 길거리에서 팔기 때문에 잘 흥정하면 150루피 정도면 살 수 있다. 멋진 드레스를 입고자 한다면 근처에 뷰띠끄가 있으니 그곳을 이용해도 좋다.
빨간색은 프로그램에 참여할 때 입는 것이고 흰색 롱드레스는 오쇼 미팅이라고 하여 저녁 6시 30분에 오쇼가 나와 비디오로 강의하는 것을 듣는 시간에만 입는다. 여기에 참여하지 않겠다면 사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숙소가 중요하다. 인도에서 호텔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오쇼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썬더번 호텔이 있는데 이곳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가격이 비싸지만 화장실을 공동이용해야 한다는 불편을 감수한다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도 구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오쇼에서 상당히 거리가 떨어진 호텔을 이용해야 하는 데 가격 대비 편리함을 따진다면 이곳만한 곳이 없다. 워낙 전 세계에서 많은 인원이 오기 때문에 마땅히 묵을 숙소를 찾는 것이 가장 힘들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근처 허름한 아파트나 가정집에서 일정 기간 임대료를 내고 지내는 데 그 비용이 호텔과 비교할 때 결코 싸지 않다.
이곳의 식사는 아주 훌륭하여 모두 채식과 과일 위주이며 음식도 인도 음식 중에서 서양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변형시킨 것이라서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가격도 싸다. 누군가 명상센터를 가보고 한마디 했다. ‘천국이 바로 여기’라고. 그만큼 새로운 즐거움과 편안함을 주는 곳이며 세월 가는 줄 모르고 있기에 딱 알맞은 곳이다.

우리는 간디아쉬람과 오쇼 명상센터에서 몸과 마음을 정화시키고 본격적으로 사바세상 여행을 떠났다. 승용차를 렌트하여 아젠타 석굴과 엘로라 석굴을 구경했다.
두 석굴 모두 인간의 거대한 창조 의지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돌로 된 절벽 한쪽면을 파 들어가며 석굴을 만들고 거기에 거대한 조각상과 정교한 조각들을 만들어 놓았다. 모두 종교의 힘이다. 엘로라는 불교, 힌두교, 자이나교 사원들이 골고루 있어서 이를 비교해볼 수 있고 아젠타는 불교 미술에 결정적 영향을 주었다는 사원이다.

며칠간의 일정을 마치고 기차를 타고 델리로 향했다. 델리에서 다른 일행과 만나 리쉬케쉬라는 곳으로 이동했다. 리쉬케쉬는 흔히 성자들의 고향 또는 요기들의 고향이라고 일컫는 곳이다.
이 도시 전체는 술과 고기를 금하기 때문에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여행자들도 지켜야 한다. 이 도시 사람들은 고기를 안 먹어도 건강하게 사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
히말라야 초입에 위치해 있어 겨울에 추울 때면 성자들이 이곳으로 내려와 쉬면서 몸을 추스릴 정도로 자연경관이 뛰어나고 기후도 알맞아서 자연스럽게 ‘성자들의 고향’이 되었다.

이곳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주 많은 아쉬람들이 주로 겅가강(갠지스강) 가를 마주 보고 모여 있다. 겅가강은 어머니와 같은 존재이다. 인도 전역에서 겅가강에 몸을 씻기 위해 몇 달씩 순례를 한다. 종교와 깊은 연관을 가지고 있는 인도인들의 삶은 하늘에는 시바신이 있다면 땅에는 겅가강이 있다.
태어나고 죽는 것이 윤회의 한자락에 불과할 뿐이며 스쳐지나가는 사건일 뿐이다. 인도인들은 겅가강을 통해 태어나고 겅가강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인도인들이 외치는 ‘No problem’ 속에는 자신을 신에게 맡긴 초탈함과 3천년 이상 내려온 카스트 제도에 대한 복종을 동시에 볼 수 있다.

우리는 리쉬케쉬 근교에 있는 ‘스와미 라마 아쉬람’ 이라는 곳에 머물렀다. 이 아쉬람은 우리의 절과 같은 분위기로 수행을 위주로 하는 곳이라서 (외국인들은 요양차원에서 오기도 한다) 여행자가 그냥 지나가다 머물 수 있는 곳은 아니고 미리 신청을 해야 한다.
리쉬케쉬에는 이런 아쉬람들이 워낙 많으므로 여행자가 사전에 정보를 수집한다면 보다 좋은 아쉬람에서 여러 가지 체험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곳에 같이 간 일행들은 요가를 하는 분들이다. 서울과 부산, 창원, 강릉 등에서 인도 본토의 요가를 체험하기 위해 시간을 내었다. 필자가 적은 시간 내에 얼마만큼 보고 배울 수 있을지 몰라도 이곳(히말라얀 트래디션)에서 하는 하타요가를 체험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요가는 동작과 유지, 그리고 휴식의 3부분으로 이루어진다. 흔히 요가를 곡예 부리듯이 평소에 하기 힘든 동작을 취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하기 힘든 자세를 할 수 있는 것을 요가 수련의 목적이나 전부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아주 일부분일 뿐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자세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극단으로까지 몰고 간 방식은 ‘아엔가 요가’(뿌네에 본부가 있다) 라고 볼 수 있는 데 이것은 그 나름대로의 뜻이 있다.
단순히 동작의 중요성만을 강조하지 않았다. 요가에서 동작은 1/3 만큼만 중요하다. 동작을 유지하면서 내 몸과 마음과 영적인 것의 변화를 스스로 느끼는 것, 그리고 휴식을 취하면서 그것들이 어떻게 파괴되고 죽는 지를 지켜보는 과정이 꼭 있어야 한다.

힌두교의 3신체계는 우주 창조의 신 브라흐마, 파괴와 죽음의 신 시바, 그리고 우주 유지의 신 비쉬누로 구성된다. 브라흐마와 비쉬누, 그리고 시바로 이루어진 것이 요가이다.
하타요가 선생님에게 끊임없이 들어야 했던 말은 동작을 어떻게 취하라는 것이 아니라 ‘LOOKING AT YOUR BREATH’와 ‘RELAX! RELAX!’였다.
요가는 깨달음을 이루기 위한 중요한 방편이었다는 점을 깊이 알아야 한다. 한의학의 기공수련과 내단수련이 단순히 術에 머무르지 않고 수련과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방편으로 될 때 요가를 같이 논할 수 있을 것 같다.
1달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지나고 나니 너무 짧은 시간이어서 아쉬움이 남는다. 이 아쉬움은 다음을 기약하는 것일 것이다. <끝>

필자 : 청한공동회장, 서울 동서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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