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관행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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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 관행 바꿔야 한다
  • 승인 2003.03.18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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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계의 대표단체는 뭐니뭐니해도 대한한의사협회다. 한의협은 의료법상 유일한 법정단체이므로 한의협 가입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런 점에서 한의협 정기총회는 뭇 한의사의 관심을 끌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 한의협 정기총회는 잘못된 관행이 자리잡아 숱한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예정시간을 훨씬 넘기도록 성원이 안되어 귀중한 시간을 낭비한다거나 경과보고의 내용을 묻기 위해 1시간을 지연시키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사전에 충분히 검토할 수 있도록 총회 개최 1주일 전에 자료집을 대의원들에게 배포했으면 1년간의 회무진행상황을 묻는 일로 시간을 낭비하는 일은 없었을 터이다. 더군다나 1년간의 업무상황을 짧은 시간내에 질문해본들 답변은 뻔한 것이고, 신통한 답변을 얻을 성질도 못된다. 개인적인 궁금증이나 미처 확인하지 못한 내용을 총회장에서 해결하겠다는 자세는 시정돼야 한다.

보통 점심식사 후에 시작되는 의안심의도 시간을 소진하는 주범이다. 사업계획·예결산·토의안건·법령·정관심의는 집행부에서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총회 전날 열린 3개 심의분과위에서 심도있게 심의했는데도 당일 뒤집어 보겠다는 것은 아무리 봐도 정상적이지 못하다.

차 떼고 포 떼면 총회에서 뭘 심의하라는 것이냐고 반문할 대의원도 있을 터이지만 총회에서 논의해야 할 일은 산더미처럼 쌓여 있기 때문이다. 총회는 1년을 결산하고 한해동안 해야 할 일을 점검하는 기능도 못지 않게 중요하지만 그것은 나라의 입법부에서 하는 형태의 총회기능이다. 사단법인체에서 할 일은 다르다. 나라의 입법부에서 지도자를 선출하지 않지만 사단법인체 총회에서는 지도자를 선출한다. 대의원은 일선 회원을 대표하는 선거권자다. 나의 선택이 한의계의 2년, 아니 미래 한의학의 운명을 좌우한다. 한의협 회장은 회무의 95%를 담당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중요한 역할이 있는데도 대의원이 자구 하나 가지고 시간을 소진한다면 결코 잘한다는 소리를 들을 수 없다.

총회의 또 하나의 주요 기능은 집행부에 방향을 제시하는 일이다. 요즘같이 한의학의 명운이 갈리는 시기에 대의원들이 현안 하나하나 맥을 짚어 매듭을 지어주면 집행부가 힘을 받아 회무가 원활해질 수 있다. 그 매듭을 예산에 반영해 주느냐, 아니면 결의문으로 담아내느냐,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 방향성이 분명한 회장을 선출하는 것으로 마무리지을 것이냐 하는 문제는 전적으로 대의원의 지혜에 달려 있다.

다만 한 가지가 해결되지 않으면 지금까지의 논의도 아무 쓸모 없다. 총회를 이끄는 주도세력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국회의 총무와 같이 대의원들이 질서있게 핵심을 짚어 들어갈 수 있도록 역할을 분담시키는 지휘자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210여명이나 되는 대의원이 중구난방으로 질문, 의사진행발언을 남발하면 될 일이 하나도 없다. 구태를 벗어나 짜임새 있는 효율적 총회진행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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