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자
상태바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자
  • 승인 2003.03.18 10: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ebmaster@http://


양약학과 졸업생들이 낸 한약사시험 응시자격 취소처분은 위헌, 양의사가 한약제제의 하나인 ooo탕을 처방하는 것은 합법, 무자격자들이 대통령에게 침구사법을 제정해 달라고 탄원하는 내용의 일간지광고….

요즘 한의학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실들이다. 어디 이뿐인가. 의사회와 약사회는 정치화를 선언하고 지방선거와 대선을 향해 맹렬한 기세로 뛰고 있다. 이들 단체가 왜 그리도 무서운 기세로 나아가고 있는지 우리가 알 바 아니다. 우리가 걱정해야 할 것은 1,2년 사이 그들의 힘이 엄청 커졌다는 점이다. 의협은 외형적으로도 젊은 회장과 집행부를 구성한 뒤 끓어오르는 내부의 열기를 바탕으로 모든 힘을 외부로 쏟아붓고 있다.

의사 한사람 한사람을 만나보아도 개개인의 의식이 과거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고양되어 있는 모습을 직감할 수 있다. 이들은 축적된 힘을 바탕으로 타 직능의 영역을 끊임없이 입질하고 있어 한의학의 목을 죄는 공포스런 존재로 다가오고 있다.

양의사 하나하나가 보건당국에 질의서를 보내 유권해석을 받아내는가 하면 양방병원은 한의원이나 한방병원을 부설로 설립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병원시설에 한방의료기관을 설치할 수 있다는 복지부 규정을 만들어내 이런 흐름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양약사회도 부단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의계가 추진하는 한약관리법을 경상북도와 대구시 약사회가 저지하겠다고 나섰다. 한약사시험 소송도 대부분 약대 졸업생을 내세워 진행시키고 있다. 대한약사회는 손 하나 대지 않고 코를 푸는 형국이다.

이런 흐름을 자세히 보면 ‘약’ 만큼은 한의사로부터 떼어놓겠다는 발상이 엿보인다. 한약제제를 떼어놓던 아니면 의약분업을 해서든 어쨌든 약은 분리해놓겠다는 뜻이다.

단순히 최근 법원의 판결이나 복지부 유권해석 한 장 나왔다고 추론하는 게 아니다. 이런 결과가 나오기까지 수십년간 정부의 행태를 지켜본 결과 그렇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사실이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법률을 제·개정하기 위한 특별 대책을 수립하고 일선 한의사들도 이런 상황을 공유하여
힘을 모아줘야 할 것이다.

그런데 대다수의 한의계 구성원은 힘을 모으기는커녕 사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조차 모르고 있다. 누구 하나 문제를 제기하고 대안을 내놓는 사람이 없다. 어쩌다 알아도 모른 척 한다. 내 일이 아니라는 식이다.

오로지 전문의 응시자격 취득에만 관심을 쏟는다. 전문의 취득 여부가 개인의 이익과 직결되는 문제여서 논의가 필요하긴 하지만 대외적 상황이 너무 급박하다는 사실도 주목해야 한다.

적어도 내·외부 싸움을 병행해야 할 것이다. 9년전 한약분쟁 전야라고 해서 지금과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