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보 첩약 투여일수 축소 시도, 집행부의 소통 부재가 만들어 낸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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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보 첩약 투여일수 축소 시도, 집행부의 소통 부재가 만들어 낸 사태”
  • 승인 2023.04.05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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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mjmedi@mjmedi.com


회원들 “예고 및 우려 목소리 있었지만 중앙회서 대응 못해”
“삭발 및 단식투쟁 보였으나 미리 대응하는 게 집행부의 몫”
◇ 지난달 29일 세종시 국토교통부 앞에서 시도지부장협의회 주최로 진행된 궐기대회 모습.

[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국토부가 자보환자의 첩약 투여일 수를 10일에서 5일로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홍주의 한의협회장은 한의사협회 정기대의원총회 하루 전인 지난달 25일 삭발을 했고, 대의원총회 당일인 26일 단식투쟁을 선언했다. 30일 열렸던 국토부 분심위 회의에서 첩약 투여일 수 및 급여 한약제제 우선 투약 등의 안건이 논의되지는 않았지만 미리 예고됐었던 사태를 대응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회원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대의원총회 당시 홍 회장은 “부족함과 미숙함, 나태함 모두 이 자리에서 사과드린다. 단순히 말로하는 사과가 무슨 소용이 있겠냐고 반문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라며 “회원들의 권익을 사수하고 막아야하는 사명감이 있기에 삭발을 했고 오늘부터 단식에 돌입했다. 이 상황을 목숨을 걸고 방어하도록 하겠다.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 내가 쓰러지면 든든한 16개 시도지부장들이 있다. 이들과 반드시 지켜내겠다. 잘못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 이후 한 대의원은 “2021년 국토부 자보환자 표준약관 개정의 핵심은 진단서 반복제출이다. 사전 예고가 있었다. 몰랐던 것인지, 알고 무대응이었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홍 회장은 “당시 고시개정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대응이 충분하지 못했고 미숙했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회원들은 자보 환자 진단서 반복 제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었는데 이번에 첩약 투여일수 축소 사태까지 터지자 “소통의 부재가 만들어 낸 사태”라는 입장을 보였다. 

A 회원은 “회원의 한 사람으로서, 사업장을 운영하는 대표로서, 한의사로서 느끼는 가장 큰 사안은 지금 내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사안들이 크게 발생하지 않는다면 그간의 소통의 부재나 무대응은 큰 이슈가 아닐 수 있다”며 “협회의 가장 큰 존재 이유는 이해집단으로서, 한의계를 구성하는 각 구성 집단들과 함께 한의사의 미래를 고민하고 발전시켜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한의사들이 현재 진료환경에서 일정한 수익을 확보하게 해 미래를 향한 투자가 발생할 수 있게 하는 선순환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혹자는 이번 협회는 입원실한의원과 원외탕전, 한방병원을 대변하는 협회라 이야기하지만, 이번 과정을 겪으면서 협회가 대변하고자 하는 구성 집단이라는 게 과연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하지 않을 수 없다”며 “입원실, 한방병원(일부 아웃라이어에 해당하는 극단적인 사례들을 제외하고)의 진료형태 또한 한의계를 구성하는 큰 부분이고, 비록 자동차 보험 진료에서 시작됐지만, 새로운 진료영역과 형태를 넓혀갈 수 있는 원동력으로 이끌어갈 수 있게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가야 할 주체는 한의사협회다. 회원의 대다수를 구성하는 입원실이 없는 한의원들의 진료권을 확보하고 고민해야 할 주체도 한의사협회”라고 강조했다.  

대의원총회에서 임원들의 대응도 지적했다. 그는 “중앙대의원이 아니라서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온라인으로 지켜보던 이번 총회에서, 화면을 끄게 만든 한 이사님의 발언이 있었다”며 “미래를 고민하고 전략적으로 행동해야 하는데, ‘지금은 못하고 있다’며 그 이유로 인력과 예산이 부족함을 강조했다. 적어도 집행부로 일하는 사람은 안되는 이유를 찾아가는 사람이 아니라, 작은 하나라도 변화를 만들기 위해 시도해 보자는 생각을 가져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토로했다. 

B 회원은 “집행부가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한 것”이라며 “협회장이 삭발 및 단식투쟁의 모습을 보였으나 이러한 일들이 터지기 전에 미리 대응을 하는 게 집행부의 몫”이라고 주장했다. 

C 회원은 “자동차보험 영역에서의 한의사의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을 하고 또 이 고민을 함께 해결하기 위해 소통을 했어야 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회원들과 의견을 나누고 의견을 듣고 소통을 시도하는 협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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