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이웃이라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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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이웃이라는 의미
  • 승인 2023.03.24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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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영화읽기┃오토라는 남자
감독 : 마크 포스터출연 : 톰 행크스, 마리아나 트레비노, 레이첼 켈러, 트루먼 행크스
감독 : 마크 포스터
출연 : 톰 행크스, 마리아나 트레비노, 레이첼 켈러, 트루먼 행크스

예전에 사람 인(人)이라는 한자가 두 사람이 서로 기대고 있는 모습을 본떠서 만들었기에 사람은 항상 서로 의지하고 살아야 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물론 이 외에도 사람 인(人)자가 만들어진 여러 가지 얘기들이 있지만 최근 종종 들리는 안타까운 뉴스를 접하다보면 이 한자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새겨보며 내 주변을 둘러보게 된다.

항상 똑같은 루틴으로 살고, 까칠한 성격의 소유자인 오토(톰 행크스)는 부인과 사별하고 회사에서도 퇴직하게 되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죽을 결심을 한다. 하지만 이 때 앞집에 마리솔(마리아나 트레비노)의 가족들이 이사 오게 되고, 오토는 매번 그들에 의해 죽을 타이밍을 놓치게 되면서 분노하게 된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가져다주면서 부탁을 하는 쾌활한 성격의 마리솔 덕분에 오토는 점차 사람들과 어울리게 되면서 삶의 의미를 되찾게 된다.

전 세계에서 800만 부가 판매되고, 뉴욕타임스 93주 연속 베스트셀러였던 스웨덴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의 <오베라는 남자>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 <오토라는 남자>는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무색해지고, 꼰대와 MZ라는 용어 속에서 세대 갈등이 빈번히 발생하는 요즘 같은 시기에 한 번쯤 봐야할 영화이다. 물론 급변하는 사회 속 점차 개인화 되고, 나혼자 사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시점에서 영화 속 이야기들이 오히려 이웃에게 민폐를 끼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이웃에 먼저 다가갈 수 있는 용기와 관심이며, 이는 최근 발생하는 여러 사회적 문제들을 점차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도 있다.

한 집에서 40년 동안 살면서 여러 이웃들과 함께 했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점차 꼰대처럼 잔소리와 까칠함으로 이웃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살았던 오토의 모습은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대다수 사람들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는 스마트한 시대 속 인간성이 결여되고 있는 이 시점에 향후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 비록 기술이 발전해서 AI 로봇이 사람을 대처할 수도 있다고 해도 진짜 사람은 역시 같은 사람 냄새를 느끼며 살아야 진정한 삶의 가치를 느낄 수 있다고 본다. <오토라는 남자>는 바로 그 사람 냄새를 물씬 풍기며 영화 보는 내내 흐뭇한 미소로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할 것이다.

그래서 이 작품에 매료되어 제작과 주연을 겸한 톰 행크스의 선택에 박수를 보내며, 그의 명불허전 츤데레(겉으로는 엄한 척하지만 속마음은 따뜻한 사람) 연기를 비롯하여 젊은 시절의 오토를 연기한 톰 행크스의 친아들 모습과 긍정 에너지 뿜뿜의 이웃을 연기한 마리아나 트레비노의 즐거운 연기가 탄탄한 이야기와 어우러지며 2시간 6분의 상영시간이 하나도 지루하지 않을 것이다. 이웃에 대한 작은 관심이 한 사람의 인생을 변화시킬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 <오토라는 남자>는 봄날과도 같은 따뜻한 감성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3월 29일 개봉 예정>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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