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약은 간수치를 올리는 약일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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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약은 간수치를 올리는 약일까?(2)
  • 승인 2023.02.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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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이정훈

mjmedi@mjmedi.com


생기능의학, 한의계는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18)
이정훈
한의사

임상 진료를 하면서 통증에 대한 환자들의 다양한 표현들에 고민을 했다. 예를들면 허리 신경근이 눌려 방사통이 나타날 때 혈관이 수축하면서 적외선 체열검사를 하면 체열분포가 현저히 떨어지는데 이러한 환자들은 다리가 당기거나 통증이 나타나는 통증과 더불어 수축된 혈관으로 수면중에 다리에 쥐가 나는것같은 근육경련이 나타난다. 이럴 때 환자들은 발가락이 꼬이며 뒤틀린다고 표현을 하는데 처음 이런 표현을 들을 때 지금 진료를 보는 환자는 중추 신경계 질환이나 파킨슨 같은 징후는 보이지않는데 왜 이런표현을 할까 고민을 했고 발가락이 꼬이며 뒤틀린다는 표현은 HIVD나 stenosis이후 표재정맥이 수축한뒤에 나타나는 근육경련증상이란걸 알게되어 가끔 이런 증상을 진술하는 환자가 있으면 허리의 기왕력을 물어본다.

의원급 한의원에서 하는 혈액검사의 경우 크게 3가지 정도로 분류된다. 의원급에서는 CBC, LFT와 호르몬계열 검사인 갑상선 호르몬, FSH, LH, CRP검사를 할 수 있는데 LFT검사의 경우 일반적으로 TG, GOT, GPT, GGT, CRE, BUN 등을 할 수 있다. 혈액검사를 할 때 처음에는 한약으로 간수치가 상승하는지 아닌지를 스크리닝 용도와 한약치료에 대한 간수치상승에 환자가 안심하기 위한 용도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ANA(anti-nuclear antibody)검사나 ELISA(Enzyme Linked ImmunoSorbent Assay)같은 특이점있는 질환을 알아보기 위한 검사가 아니더라도 의원급에서 가능한 검사로도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상급의료기관에서 치료가 되지 않은 환자들의 진료에도 이용할 수 있다.

진료에 있어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진단의 플로우차트를 만들어 문진을 시작한다. 어지럼증으로 내원한 환자의 경우 급성인지 만성인지를 확인을 한다. 급성의 경우 안구운동장애, 구음장애, 상하지 마비 내지감각 장애를 확인하고 이러한 증상의 유무에 따라 CVA나 말초성 질환으로 나눌수 있다. 말초성 질환의 경우 와우증상이 나타난다면 메니에르병을 의심하고 와우 증상이 없다면 회전성 안진인지, 방향고정성 안진인지를 판단해 회전성 안진의 경우 양성돌발체위현훈으로 진단하고 방향고정성 수평안진의 경우 전정신경염을 진단한다. 이런 진단의 경우 임상의 적용은 많은 경험과 직관이 요구되지만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하나씩 적용해보고 증상의 유무를 체크하면서 진료를 하면 어렵지 않게 익힐 수 있다.

2017년 한의원의 맞은편에 있는 중국집에 있던 직원분이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내원을 했는데 주변의 내과와 신경외과에 가서 어지럼증과 두통을 진료받았지만 두통과 어지럼증이 사라지지 않았다고 한다. 어지럼증이 심하지는 않았으나 말할 때 발음이 세는듯한 느낌이 있었고 직감적으로 일반적인 질환은 아닌 것 같아 핸드폰 라이트로 안구를 비춰가며 안구운동의 검사를 하고 환자에게 필자의 양손을 꽉 잡아보게 했을 때 왼쪽과 오른쪽의 악력의 차이가 나는 것을 느꼈다. 이럴 때 환자에게 중추성 질환으로 보인다는 진료의뢰서를 써주며 큰 병원에 가보라는 것은 최선의 방법이 아닐 수 있다. 환자의 지금의 직업적인 상황 등의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하며 자영업 사장의 경우 본인의 건강보다는 자영업에 대한 책임으로 일반의약품을 복용하며 일상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아 한의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하더라도 환자가 상급의료기관에 가지 않는 경우도 있다. 혼자서 상급의료기관에 가는 도중에 쓰러지는 경우도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그 당시에 건너편 중국집에 전화를 걸어 사장께 연락을 드렸고 가족이나 보호자를 동반해 병원에 갔으면 한다는 티칭을 했다. 다행히 내원하신 환자는 건너편 중국집 사장의 처제였고 곧바로 주변의 상급의료기관인 대학병원 응급실로 가서 당일 경막하출혈 진단을 받고 수술을 했다. 한 달의 시간이 지나고 내원했을 때 특별히 부딪힌 곳이 없음에도 SDH가 발병하였으며 후유증 없이 회복하여 내원하셔서 그간의 진료 과정을 말씀해줬다.(상급의료기관의 전원 이후 대학병원에서 회신소견서를 받아 진료 과정을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알 수 있다. 필자도 대학병원에 전원을 시킬 때 마다 받아 환자의 차트에 기록을 한다.)

어지럼증이 만성적일 경우 우선 환자의 복용약을 점검한다. 어지럼증이 나타날 때 환자가 처방받는 약의 경우 보나링에이정과 메네스정이 일반적이다. 보나링에이정의 경우 항히스타민제의 일종으로 전정기관의 과도한 자극을 진정시키고 구토중추의 흥분을 억제 시킨다. 메네스정은 내이의 혈압증가를 국소 혈관을 확장 시켜 혈압을 떨어뜨려 어지럼증을 완화 시킨다. 보나링에이정과 메네스정 모두 메니에르 질환에 사용하나 기전이 전혀 다르다. 같은 질환이어도 어떤 약을 복용해 증상이 완화되는지를 확인한다면 어지럼증의 기전을 추론해 한의치료에 응용할 수 있다. 두 약의 경우 메네스정의 경우 항히스타민제의 효과를 감소시켜 같이 처방하지는 않으나 다른 질환의 경우 양방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이 쉽지 않을 때 여러 가지 약을 혼합하여 처방하는 경우도 있는데 환자에게 약 복용 후에 증상과 악화요인과 완화요인을 확인해 본다면 증상의 원인을 추측할 수 있으며 보나링에이나 메네스정으로 증상이 완화되는 환자의 경우 한의학 병리로 본다면 실증의 현훈에 풍열이나 담화에 가까우며 가장 가능성이 높은 원인을 치료하는 순으로 진료를 한다.

◇그림1. 2023년 2월 10일의 LFT검사 결과_GGT가 139로 줄어들고 어지럼증도 환자가 뚜렸히 느낄만큼 감소했고 안색과 표정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P: ATx, 보구건비탕 가미방(원내 처방: 인진, 택사, 백출, 맥아, 저력, 목향, 반하, 후박 ETC.)

 

◇그림2. 한의원 원내의 모든 시스템은 NAS 또는 클라우드로 테이터화 되어있으며 모든 설계와 디자인, 설치는 필자가 직접 했다.

 

이러한 질환들이 스크리닝이 되면 혈액검사를 통해 내과적인 질환으로 인한 어지러움을 진단 할 수 있다. 내과적인 질환으로 인한 어지럼증은 복강내의 압력이 높아져 흉곽을 압박하는 경우가 있는데 복강내의 압력이 높아지는 원인 중에 상급의료기관에서 진단이 안되고 한의원에 내원하는 경우 LFT의 이상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 병원에서 처방받는 우루사같은 약으로 간수치가 정상으로 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있으며 환자들의 삶을 보고 고민하면 증상에 대한 병리를 찾을 수 있고 치료할 수 있다.

부천에서 한의원을 개원하고 아침에 출근하면 30명의 환자들이 한의원 앞에서 대기를 하는 경험도 했고 그로 인해 하루 200명 침구치료를 하다가 화장실에서 배뇨 후 쓰러지는 배뇨성 실신도 경험했다. 그 과정에서 환자들이 호소하는 증상의 표현과 왜 그런 증상이 나오는지 많은 고민을 했다. 몸을 많이 쓰는 힘든일을 하며 살아온 환자들이 은퇴 후 충분한 휴식이후에도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오지 않고 힘든 증상을 호소하시며 상급의료기관의 수차례의 검사에도 진단이 안되서 내원하시는 경험을 했었다. 비가역적인 조직의 변화가 완전한 병리적인 변화와 정상의 경계에서 더 이상 호전이 안되는 경우도 환자에게는 힘든 증상을 만들 수 있으며 병리적인 변화가 심한 상태에서 내원한 환자의 경우도 환자의 삶을 보며 고민하다보면 병리적인 변화를 알 수 있고 그러면 해법을 찾을 수 있다.

환자들이 내원해서 처음 진료를 할 때 환자에게 어떤 일을 했었는지 묻는다. 환자들이 대답을 주저하곤 하는데 그때 필자의 부모님은 치킨 가게와 정육점과 음식점 등을 하셨었다. 부모님의 삶을 보고 그리고 환자를 많이 보며 몸을 상해본 경험을 환자분들에게 말씀드리며 좀 더 섬세하게 진찰을 하고싶다고 말을 하면 환자들도 지나온 삶을 말을해 준다. 힘든 시간을 보냈던 부모님과 나 그리고 환자와의 공통점이 있었고 환자의 삶을 보며 병리를 찾아내는 것을 지금도 반복하고 있다.

다음 편에서는 이러한 경험과 고민으로 복강내의 압력이 높아져 어지러움증상이 나타나는 병리와 혈액검사의 지표가 의미하는 생리 병리의 설명을 약속드리며 이번 편을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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