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주치의 사업 한의사 참여 위해 시작한 연구…살아 숨 쉬는 연구 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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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주치의 사업 한의사 참여 위해 시작한 연구…살아 숨 쉬는 연구 하고파”
  • 승인 2023.02.09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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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인터뷰: 한의학회 미래인재 최우수상 수상한 강병수 한의사

외부인 설득하려면 신뢰 높은 연구 논문 필요…임상‧연구한의사 커뮤니티 활성화해야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대한한의학회는 지난달 14일 2022 한의학회 미래인재상 시상식을 개최하고, 장애인 대상 재택통합 한의학 프로그램 관찰연구를 수행한 강병수 한의사에게 최우수상을 수여했다. 장애인 주치의 시범사업의 한의사 참여를 위한 근거를 만들고자 공보의 시절에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미래인재상 최우수상을 수상한 소감이 궁금하다.

한국전쟁 중 탄생해 창립 70주년을 맞이한 대한한의학회에서 젊은 한의계 연구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만들어진 미래인재상의 최우수상을 받아서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대한한의학회가 상을 만든 취지에 부합하도록 앞으로 더 활발한 연구를 할 생각이며, 최우수상 수상자에게 주어진 해외학회 방문 기회도 잘 이용하려 한다.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재택 통합 한의학 프로그램 관찰연구로 미래인재상을 받았는데, 이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지난 2019년에 전국 254개의 보건소 중 27개에서 진행되었던 한의약 장애인 방문건강관리 시범사업을 수행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서 매뉴얼을 만들고 이를 지자체의 실정에 맞추어 진행했다. 원주시의 경우 2019년 하반기 6개월간 12회, 한의사가 직접 20여 명의 장애인 가정에 방문 진료를 했는데, 최종적으로 20명의 데이터를 후향적으로 정리한 연구가 SCIE급 저널에 논문으로 출판되었다. 장애 정도가 심한 장애인 중 뇌병변장애 혹은 지체장애가 있는 사람을 직접 선정하고, 표준화된 침‧전침, 한약(보중익기탕 연조엑스), 방문교육 서비스를 직접 수행했으며, 통증과 삶의 질, 만족도 및 오장변증 설문 등을 직접 평가했다. 한의 치료에 대한 이상 반응을 관찰하였고, 활력징후, 혈당 등의 지속적인 측정으로 만성질환 관리도 진행했다.

 

▶이 연구를 시작한 계기가 공보의 시절 참가한 국회토론회라고 들었다. 당시 이 토론회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고갔으며, 연구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궁금하다.

당시 토론회는 장애인 건강주치의 시범사업에 의사만 참가하고 있었기에 한의협이 시범사업 주체에 한의사도 포함해 달라고 요구하는 자리였다. 의료소비자인 장애인 단체 대표가 한의사의 참가를 촉구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당시 국회토론회에 참가하고 민족의학신문에 기고문(http://www.mjmedi.com/news/articleView.html?idxno=35921)을 투고하기도 했다.

그 때 느낀 건 한의협이 들고 간 보고서로는 정치인과 공무원 설득이 힘들다는 것이었고, 그 근거를 쌓기 위해 비교적 여유 있는 공보의 기간을 이용해서 직접 연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마침 2019년에 한의약 장애인 방문건강관리 시범사업이 실시되었고, 공보의 근무지를 옮겨서 연구를 진행하게 되었다. 만약 직접 장애인 진료를 하지 못했다면 문헌연구라도 했을 것 같다.

 

▶장애인 뿐 아니라 다양한 미충족의료를 충족하기 위해 한의사가 참여하는 지역사회통합돌봄 사업을 확대하자는 의견이 있다. 이를 위해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하나.

앞서 언급한 국회토론회에 한의협이 들고 간 건 논문이 아닌 한의협 보고서였다. 이익집단의 보고서는 근거 수준이 낮아 설득력도 낮을 수밖에 없다. 한의사가 참여하는 지역사회통합돌봄 사업의 확대를 위해서는 다학제 학자들의 심사를 거친 논문이 필요할 것이라고 본다. 그래야 정치인, 공무원을 움직일 수 있다. 지역사회통합돌봄 사업에 한의사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각 지자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지역사회통합돌봄 사업과 유사한 건강증진사업의 결과가 논문으로 보고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실제 임상을 담당하는 한의사들과 연구를 담당하는 한의사들의 긴밀한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이를 바탕으로 연구가 진행되어 건강관리 효과와 안전성에 대해서 논문으로 설득할 수 있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연구해보고 싶은 주제는 무엇인가.

주로 증례 연구를 해왔고, 연구 경력이 쌓이면서 문헌연구나 설문 연구 등도 진행해 보았다. 근거 수준이 높은 무작위 대조 연구나 진료지침 작성에도 참여하고 싶지만, 대학병원이나 연구소 등에서 일하고 있지 않아 현실적으로는 힘들다. 대신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지난해 말 한의사의 진단기기 사용에 대해 합헌 판결을 했기 때문에 다음에는 다양한 진단기기를 이용해서 한의치료의 효과를 검증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싶다. 아직 배울게 많은 연구자이지만, 활자로만 존재하는 연구가 아닌 실제 임상과 정책 수립에 도움이 되는 살아 숨 쉬는 연구를 계속해서 하고 싶다.

 

▶이외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번 연구를 함께해 주신 원광대학교 임정태 교수님에게 감사드린다. 이번에 미래인재상 연구 분야 수상자의 연구들은 모두 내가 동신한방병원에서 수련할 때 교육부장이었던 임 교수님의 지도를 받았다. 연구하는 젊은 한의사들에게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해주셔서 감사드리며, 앞으로 함께 진행하려고 예정된 연구도 잘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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