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누가 죄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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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누가 죄인인가?
  • 승인 2023.02.03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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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효원

배효원

mjmedi@mjmedi.com


영화읽기┃영웅
감독: 윤제균출연: 정성화, 김고은, 나문희, 조재윤, 배정남, 이현우, 박진주
감독: 윤제균
출연: 정성화, 김고은, 나문희, 조재윤, 배정남, 이현우, 박진주

2000년 초반, 한류 드라마를 시작으로 우리나라의 문화, 예술 산업은 급속도로 성장하였다. K-pop은 일찍부터 세계적인 인정을 받기 시작하여 지금은 대중 음악계를 선두하고 있고, 최근 OTT 플랫폼의 대거 등장 속에 한국 드라마, 영화가 빛을 보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제작된 영상물의 매력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가장 큰 요소는 신선한 스토리와 상향 평준화된 배우들의 연기력에 있다고 본다. 한국 배우들의 연기력이야 과거부터 탄탄히 성장해 왔는데, 최근의 신선한 스토리들은 웹툰과 웹소설의 영향이 크다. 이제는 장르를 넘나드는 문화 콘텐츠의 제작이 자연스러운 현상이 되었다. 이러한 시류 속에서 한국에서는 최초로 뮤지컬이 원작인 작품이 영화화되었다.

20년 전만 해도 한국의 공연산업은 몇몇 극단들의 연극이 주를 이루었고, 뮤지컬 장르는 크게 발달하지 못하였다. 우리나라에서 뮤지컬이 조금씩 흥행하기 시작한 것은 2001년 말 ‘오페라의 유령’이 라이선스 공연으로 무대에 올려지기 시작하면서부터인데, 이후 각종 라이선스 공연이 들어왔고, 오리지널 팀 공연도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뮤지컬 공연의 노하우를 쌓아 순수 창작 뮤지컬들이 만들어지고 다져지면서 한국의 뮤지컬 산업 역시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오게 된다. 그중 2010년 초연된 뮤지컬 ‘영웅’은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를 소재로, 민족의 정서를 다룬 동시에 국내 최정상 뮤지컬 배우인 정성화를 주연으로 내세워 크게 흥행하게 되었다. 이후 앵콜 공연도 지속되면서 그 인기가 공고해졌고, 최근 영화로까지 제작하게 된 것이다.

영화는 뮤지컬에서의 주연을 그대로 따와 정성화가 안중근 역을 맡고, 김고은이 새롭게 설희 역을 맡았다. 필자는 뮤지컬을 영화화한 경우를 처음 보아서 어떨지 궁금했는데, 처음부터 뮤지컬적인 요소로 영화가 시작되어 앙상블이 등장하고 웅장한 OST 넘버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노래가 끝날 때마다 박수를 쳐야 할 것 같은 내적 갈등이 생기곤 했다. 특히 주, 조연으로 캐스팅된 배우들이 하나같이 노래를 잘해서 귀 호강할 수 있었다. 정성화는 이미 10년 전부터 안중근을 연기해왔으니 의심의 여지가 없었지만, 김고은이 생각보다 노래를 잘했는데, 김고은은 학창 시절부터 노래를 잘해 주변에서는 뮤지컬 배우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조연들도 개성 있는 캐릭터로 구성되어 지루할 틈이 없었다. 다만 뮤지컬적인 요소로 인해 스토리 라인에서 크게 중요하지 않은 내용이 비중 있게 다루어지는 장면도 있었는데 이를 통해 조연들의 연기와 노래를 좀 더 감상할 수 있었다.

음악적인 요소를 빼더라도 소재 자체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가슴 아픈 내용이어서 감동이 컸다. 독립을 위해 애썼던 분들의 노력과 분단국가의 현실이 겹치면서 민족의 역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영화의 개봉일에 맞춰 뮤지컬 ‘영웅’의 공연이 LG 아트센터에서 2월 28일까지 진행 중이다. 영화의 감동을 이어가고 싶은 분들께 뮤지컬 관람도 추천해 드린다.

 

배효원 / 제주경희미르애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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