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의료 건보수가 현실화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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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의료 건보수가 현실화 절실
  • 승인 2004.12.17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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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째 의료계 중 가장 낮은 수준

▶ 기자칼럼 - 연말에 생각한다 ◀

6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2005년도부터 적용될 건강보험료와 건강보험수가를 의결했다. 보험료 2.38%, 건보수가 2.99 %, 한방과 치과를 제외한 의과의원은 초, 재진료 각 2% 추가 인상과 보장성 강화를 위해 1조5천억원의 보험급여를 확대한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한방은 이번 수가 결정 과정에서 보장성 확대에 포함시킨다는 명목으로 한방물리요법의 급여화문제, 한약제제급여개선문제 등을 추후 별도 논의키로 하는 결론만을 얻어냈을 뿐이다.

여기서 의과의원 초, 재진료 2% 추가 인상은 동네의원의 어려움을 감안해서 인상했다고 밝히고는 있으나 동네의원 못지 않게 동네한의원도 어렵다는 게 한의사들의 반응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한의원에서는 올해만큼 한의원 경기가 불황인 때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한의협 관계자에 따르면 한방보험의 보장성확대를 논쟁의 장으로 끌어냈다는 사실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말의 의미를 곰곰이 생각해 보자.
논의를 통해 수가에 반영하는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논의에서 그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간과할 수는 없는 문제인 것이다.

비공식적 자료에 의하면 현재 의원급 초진찰료는 1만220원, 치과 9천450원이고 양방 3차 의료기관은 1만4천280원, 치과병원은 1만170원인데 반해 한의원과 한방병원은 2000년 양방의약분업 실시 이후 몇 년째 상대가치점수 변화없이 8천630원 그대로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한의계 측근은 “애초에 한방이 시대적 흐름을 못 탄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라고 말했다. 즉 의약분업 초창기에 양방의 환산지수를 역산출한 내용을 그대로 한방의 수가구조에 적용하면서 한방의 감염, 염증 처치료의 경우 일반 처치료가 처음에는 양방과 똑같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후 양방은 정부가 인정하는 차원에서 상대가치가 적용됐고, 한방은 애초에 반영이 안된 상태로 지금까지 왔다는 것이다.
양방에 맞춰져 있는 수가 구조를 이제 와서 한방에 맞게 조정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 그야말로 전면개편이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 양방 수가구조가 불합리하다는 의료계의 지적에 따라 정부는 2006년부터 상대가치 전면 개편을 계획으로 현재 심평원을 주축으로 해서 한, 양방 모두 상대가치연구를 수행중이다.
그러나 한의계에서는 지금까지의 전례를 볼 때 이러한 상대가치 연구 반영도 한방쪽은 불투명하지 않겠느냐는 비관적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된 가장 큰 원인들은 무엇인가.
근본적으로 한방의 보험수가 체계 자체가 양방의 모형을 빌어 왔기 때문에 한방의 현실을 적용하려는 정부의 의지도 불투명하거니와 한방 자체내 구체적인 현황 데이터도 턱없이 부족한 것이 문제다.
또 무엇보다 보험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절실히 깨닫지 못해 수수방관하는 듯한 한의계 집행부의 문제도 빼 놓을 수 없는 부분일 것이다.

지난 9월 보험이사가 사표를 제출한 뒤 3개월 여가 지나서야 겨우 후임자를 임명했다는 사실만 봐도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연유야 어찌됐건 3개월이란 시간은 결코 적지 않은 시간이었다. 더구나 11월 15일까지 건보공단과 의약단체간에 맺도록 되어 있는 수가계약을 앞두고 있었으니 말이다.

한방에 대한 외부의 인식변화도 넘어야 할 산이지만 한의계 내부에서 자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특히나 현 집행부는 전국의 회원들의 생계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보험의 문제를 단지 전체 보험의 5% 이하에 불과하다는 현실로 받아들일 일만은 아닐 것이다.

지금까지 사상 최악이라는 올해의 한의원 경기침체를 놓고 보더라도 한의계 현 집행부는 이제까지 보수적이고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보다 공격적인 업무 추진 자세를 보여주는 의지가 필요한 때가 아닐까 싶다.

심각한 고민과 행동의 결단이 지금쯤은 필요할 때인지도 모른다. 의료계중 가장 형편없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한방수가와 어려운 경영 현실에 부딪혀 힘들어하는 1만5천명 한의사 회원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앞으로 끌어줄 이들이 누구인지 연말을 맞아 한번쯤 되돌아봄이 어떨런지.

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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