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칼럼](124)주식 영웅들의 꺾이지 않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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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칼럼](124)주식 영웅들의 꺾이지 않는 마음
  • 승인 2022.12.30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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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김영호

mjmedi@mjmedi.com


◇김영호 한의사
◇김영호 한의사

주식투자의 여러 방법 중에 퀀트투자라는 방식이 있다. “퀀트란 퀀터테이티브(Quantitative, 계량적)를 줄인 말로 ‘인간의 뇌를 믿지 않고 규칙을 세워 그에 따라 투자 하는 것’입니다. 인간이 두뇌를 써서 자기 감각대로 투자하면 필히 망하도록 조물주가 만들어두셨어요. 손실은 짧게, 수익은 길게 가져가야 하는데 대부분 반대로 하니 돈을 벌수가 없어요. 그래서 내 돈을 투자하기 전에 반드시 규칙을 만들어둬야 합니다.” 
 퀀트 투자를 대중화하고 있는 강환국 작가의 인터뷰 중 일부다. 그의 말에 따르면 퀀트 투자란 감정을 배제하고 원칙과 매뉴얼에 따라 투자하는 방식이다. 투자라는 행위에 인간의 감정 이 개입되면 항상 손해를 불러왔다는 그의 말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감정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면 중요한 투자 결정은 항상 <원칙>에 따라 내려야 한다는 그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그렇다면 전설적인 투자자들의 원칙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 많은 원칙들이 공통적으로 전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천문학적인 돈이 오고가는 쩐(錢)의 전(戰)쟁터에서 살아남은 투자 구루(Guru)들의 원칙이라면 아마도 예리하게 갈고 깎은 ‘찐(眞) 중의 찐’ 일 가능성이 높다.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투자의 원칙으로 살아남은 것들은 그 어떤 추상적 격언보다 실전적 조언임에 분명하다. 그래서 전설적인 투자자들의 격언을 쭉 모아 살펴보니, 2가지의 큰 흐름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첫 째, 그 어떤 순간에도 비관적 생각은 버리고 낙관적 희망을 꽉 잡아라!
①투자의 성공 여부는 얼마나 오랫동안 세상의 비관론을 무시할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피터린치 
②약세장은 언제나 일시적이었다. 비즈니스 사이클이 바닥을 치고 1개월 내지 12개월 후 주가는 상승 전환한다. 주식시장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대부분 낙관론자였다-존 템플턴 
③나는 내가 부자가 될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한 순간도 의심하지 않았다-워렌버핏
 우리가 알다시피 자산 시장은 결국 상승했다. 전설적인 투자자들은 모든 자산이 하락하고 있을 때도 자산시장은 결국 상승할 것이며, 자신들은 부자가 될 것임을 강력하게 믿고 있었다.  그 어떤 하락장에서도 낙관적인 미래를 버리지 않았다. 자산이 더 하락할 것이라는 합리적인 증거들이 차고 넘칠 때도 비관적 미래를 용납하지 않았다. 주변 상황이 좋아질 만한 조짐이 전혀 보이지 않을 때, 희망을 굳건히 지켜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들의 낙관적 태도가 더 경이롭다.  


 둘 째, 어떤 순간에도 조바심 내지 말고, 분명한 철학과 원칙에 따라 결정하라
①투자는 IQ와 통찰력 혹은 기법의 문제가 아니라, 원칙과 태도의 문제다-벤자민 그레이엄
②성공은 그 자체로 실패의 씨앗을 품고 있으며, 실패는 그 자체로 성공의 씨앗을 품고 있다-하워드 막스
③‘떨어지면 산 가격 대비 10% 아래일 때 판다’ ‘오르면 최고점 대비 10% 떨어졌을 때 판다’는 식으로 룰을 세우고 지키기만 해도 투자 성과가 훨씬 나아질 거예요-강환국 퀀트 투자자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언제나 철학과 원칙에 근거해서 중요한 결정을 내린다.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조바심을 경계 한다. 철학이란 세상을 바라보는 기준이다. ‘이것이 양심에 거리낌 없는 일인가?’ 혹은 ‘이것은 나와 타인에게 함께 이로운 일인가?’처럼 가치판단 기준이 곧 삶의 태도이자 철학이다. 전설적 투자자들은 단단한 철학의 바탕위에 세밀한 원칙을 준비했다. 자신만의 투자 매뉴얼이 분명했고 그것에 따라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자신만의 철학이 땅이라면 원칙과 매뉴얼은 땅 위에 세워진 이정표다. 이런 견고한 철학과 원칙에 근거해서 중요한 결정을 해나가는 사람은 금융시장 뿐 아니라 모든 곳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다. 

 

 주식 투자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소개하는 이유는 우리 삶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다. 정보가 많아지고 온라인상의 교류가 늘어나면서 우리는 과도한 부정에 물들어가고 있다. 지켜야 할 것이 많아질수록 부정적 미래를 대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때로는 이런 경향이 과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여러 커뮤니티나 뉴스에서 오고가는 댓글과 정보들이 우리를 점점 더 부정적인 사람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한의계가 어렵다’ ‘경기가 좋지 않다’는 얘기를 한의사 면허를 취득한 이후로 17년간 해왔던 나부터 반성하는 바이다. 지난 17년간의 한의계를 돌이켜 보면 어떤 순간에도 그 누군가는 기회를 찾고, 실행에 옮기고 있었으니까. 결국 낙관적 기회를 보지 못한 나의 부족함이 크다. ‘한의계 상황이 좋았던 적이 있나요?’라는 아내의 조용한 일갈에 겸허히 스스로를 반성해본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 팀이 9%라는 가능성을 뚫고 16강에 진출했듯이 그 어떤 순간에도 낙관적 미래를 붙잡고 있는 사람에게 ‘충격적 행복’도 찾아온다. 새해엔 논리적이고 이성적으로 들려오는 달콤한 비관론에 꺾이지 말자. 그 어떤 순간에도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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