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自汗症에 왜 보중익기탕을 처방할까? -두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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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自汗症에 왜 보중익기탕을 처방할까? -두 번째 이야기-
  • 승인 2022.10.20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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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우

이준우

mjmedi@mjmedi.com


현대적 언어로 풀어 쓴 한의학 이야기 (42)
이준우
탑마을경희한의원

 

세 번째 논문

마지막으로 소개할 논문은 전통적인 치료방법에 대해 치료반응이 뚜렷하지 않은 만성 상처가 있는 환자들에 대한 보중익기탕 투여가 상처 치료에 개선효과가 있었다는 내용의 논문으로 2019년 Wound Repair and Regeneration이라는 잡지에 실린 논문이다.

이 논문은 전통적인 치료에 대하여 치료반응이 뚜렷하지 않은 만성 상처가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였다. 치료군 9명은 전신 및 국소 상처치료와 함께 보중익기탕을 하루 7.5g을 12주간 복용하였으며, 대조군은 전신 및 국소치료만 받았다. 치료 전과 후에 상처 깊이, 삼출물, 크기, 염증/감염, 육아조직(granulation tissue), 괴사조직(necrotic tissue), pocket wound의 크기를 기준으로 점수를 매겼다.

약물치료군의 9명 모두에서 상처의 치유는 진행된 반면, 대조군에서는 9명 중 3명에서만 상처의 치유가 진행되어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01) 그리고 혈액검사 중에서는 albumin 수치가 3.8±0.6g/dL에서 4.0±0.5g/dL로 치료군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048)

 

 

보중익기탕은 체온조절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까?

위의 논문들을 통해서 보중익기탕이 혈청 prealbumin이나 albumin 농도를 개선시키고 영양상태를 개선시킨다는 사실은 인정할 수 있을 것 같다. 혈청 prealbumin이나 albumin 농도가 개선이 되고 영양상태가 개선이 되면 체온조절 능력 역시 향상될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또다시 노인의 예를 들어 다시 설명을 해보고자 한다.

노인들의 경우 지난 칼럼에 소개하였듯이, 피부혈관의 수축과 팽창만으로 체온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면서 온열중성대의 범위가 점점 좁아지게 된다.(그림 1)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혈액순환 기능과 혈류량이 줄어들면서 그렇게 변한다고 설명하였다. 그래서 노인들의 경우 젊은 사람들에 비해 중심체온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다한증과 같은 자율신경신조 증상이 잘 생길 수 있다.

그림 1 나이와 온열중성대의 변화

 

노인들은 영양상태가 젊은 사람들에 비해서 안 좋은데, 영양상태의 결핍이 혈액순환 기능이나 혈류량 감소의 주된 원인 중의 하나라는 점은 자명한 일일 것이다. 노인들의 영양상태를 보중익기탕을 처방해서 개선시킬 수 있다면, 그래서 혈액순환 기능이나 혈류량을 증가시킬 수 있다면 체온조절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것 역시 쉽게 예상할 수 있을 것 같다. 혈청 prealbumin농도나 albumin 농도가 증가하면 삼투압이 증가해서 혈류량 역시 증가할 수 있으며, 다한증으로 인해서 탈수현상이 생긴다면 이 역시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렇게 ‘보중익기탕 처방으로 영양상태를 개선하고 이를 통해 체온조절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관점으로 보중익기탕의 다한증 치료효과를 접근해본다면 상당히 설득력이 있는 결과들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보중익기탕의 다한증 치료효과는 영양상태 개선을 통한 체온조절 능력 향상이라는 관점으로 접근되어야 한다.

 

갱년기 장애와 다른 점

그렇다면 독자들 중에서 이런 질문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똑같은 다한증인데 갱년기 장애는 왜 '陰虛+淸熱' 위주로 치료하고, 영양상태가 안 좋은 경우는 보중익기탕을 선택할 비중이 더 높을까 하는 질문이다. 우선 다한증의 기전은 온열중성대가 좁아져서 sweating threshold가 낮아진 것은 분명하다. 다만 온열중성대가 좁아진 기전이 서로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갱년기 장애는 에스트로겐이 줄어듦으로 인해 혈관확장을 통한 체온 발산효과가 떨어져서 온열중성대가 좁아진 것이다. 이 경우는 영양상태가 안 좋아진 것은 아니다. 반면에 노인이나 기타 허약자인 경우 영양상태가 안 좋아져서 혈액순환 기능이나 혈류량이 줄어들어 온열중성대가 좁아진 것이다. 이 경우는 氣虛證이나 氣血兩虛證으로 변증되는 경우가 훨씬 많을 것이다. 인삼양영탕이나 십전대보탕의 주치에도 自汗症이 있는 것 역시 같은 관점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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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의 내용을 검토해준 동의대학교 한방신경정신과 권찬영교수에게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 참고문헌 1) Shinsuke Akita et al, The beneficial effect of traditional Japanese herbal (Kampo) medicine, Hochu-ekki-to (Bu-Zhong-Yi-Qi-Tang), for patients with chronic wounds refractory to conventional therapies, Wound Repair Regen,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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