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80년 맞은 경기도한의사회, 역사에서 미래의학 길 찾고 방향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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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80년 맞은 경기도한의사회, 역사에서 미래의학 길 찾고 방향 제시한다”
  • 승인 2022.09.21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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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mjmedi@mjmedi.com


▶윤성찬 경기도한의사회 회장 
일제강점기에도 명맥 잇기 위한 노력…현대식 한의학 교육기관 설립 기반 마련 등 역할


[민족의학신문=수원, 김춘호 기자] 지금으로부터 80년전인 1942년 9월, 경기도한의사회의 전신인 경기도의생회가 출범했다. 이후 경기도의생회관을 동양의학전문학교 기성회에 기부해 현대식 한의학 교육기관 설립 기반마련에 큰 역할을 했고, 회원들의 단합된 힘으로 한의계 현안에 앞장서고 회관을 마련하는 등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회원 수를 갖춘 지부로 성장했다. 80주년을 맞은 경기도한의사회 윤성찬 회장을 만나 그동안의 발자취와 앞으로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경기도한의사회가 80주년을 맞이했다. 역사를 돌아본다면.
한의학은 고대원시의학에서 발원해 중세의학으로 발전을 거듭, 마침내 조선 중기 <동의보감>의 발간을 통해 동아시아 최고의 의학으로 자리매김했다. 독창적 사상의학 등 근대의학으로 발전하였으며, 1898년 대한의사총합소를 창립해 한의사 중앙회조직을 갖추었으나, 얼마 못 가 일본 제국주의의 침탈과 민족문화 말살정책으로 의생으로 격하되는 등 대한민국 보건의료제도에서의 소외를 겪게 됐다.
한의학에 대한 일제강점기의 그 엄혹한 시기에도 한의학의 명맥을 잇기 위한 노력으로 1937년 경기도립의생강습소를 설립해 한의인력을 배출하였으며, 마침내 1942년 9월 경기도청에서 창립총회를 열어 경기도의생회가 공식기구로 출범했다.
경기도의생회는 일제강점기 한의학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의 역할은 물론, 광복된 이 땅에 한의학을 소생시키는 역사적 사명을 다했다. 1945년 전국 조직인 조선의사회 창립을 주도해 조선의사회 경기도지부를 설립했고, 경기도의생회관을 동양의학전문학교 기성회에 기부해 훗날(1948년) 4년제 한의학교육기관인 동양대학관 설립에 큰 기여를 했다. 
전쟁 중 부산에 거주 중이던 한국의약회와 5인 동지회의 노력으로 1951년 국민의료법 공포를 통해 한의사제도가 법제화된 이후, 현대식 조직으로 1952년 대한한의사회, 1954년 경기도한의사회가 창립됐다. 초창기에는 서울에 회관이 있었고, 경기도에 포함되었던 인천이 직할시로 승격되어, 1981년 인천시한의사회를 분리 독립시켰다.
1982년 경기도한의사회관을 서울에서 수원으로 이전한 이후, 1987년 경기도한의사회관(연무동)을 매입하고, 2000년 현재의 경기도한의사회관(파장동)으로 확장 이전했다. 또한 2008년에는 전국 16개 시도지부한의사회 최초로 제2회관을 매입해, 경기도 의정부시에 경기북부한의사회관을 설치했다. 현재 경기도한의사회는 31개 시군 분회와 2개 대학교 분회 등 총 33개 분회 5550여명의 회원들이 소속되어 있다.

▶수원 팔달구 회장부터 현재 경기도한의사회장까지 10년 넘는 시간 동안 회무에 참여하고 있다. 오랜 시간 동안 회무에 참여하면서 느낀 타 지부와 차별성은 무엇인가. 
경기도한의사회 80년사를 정리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 부산 경남의 5인 동지회가 대한민국의 의료이원화제도 채택에 공헌해 일제강점기 제도권에서 사라졌던 한의사제도를 회복시켰다면, 경기도의생회는 일제강점기 한의학의 명맥을 잇기 위해 노력했고, 결정적으로 현대식 한의학 교육기관을 설립하는 기반을 마련하였다는 역사적 공헌을 했다. 한의학이 중세 한의학, 근대 한의학을 거쳐 현대 한의학으로 발전하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이다.
이는 화려한 회무보다는 실속있는 회무를 통해 내적 충실을 다져온 경기도한의사회 선배님들의 공헌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1993년 한악분쟁 등 한의계 현안이 있을 때마다 앞장섰으며 한의계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추진해 온 역사를 접할 때면, 경기도한의사회원임에 무한한 자긍심을 갖게 된다.

▶현재 도민들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회무를 소개해달라.
경기도한의사회는 사회공헌활동에 다양하게 참여해 왔다. 매년 경기도 해외의료봉사단 참여는 물론이고, 불우이웃돕기 성금 기탁, 저소득 학생을 위한 장학금 전달, 경기도 노숙인을 위한 의료봉사 등에도 참여해 왔다.
또한 협회 소속의 개인 신분으로도 각 지역에서 선한 일에 참여하는 회원들이 많다. 의료인으로서 한의사회가 사회공헌 및 사회참여 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모범을 보여야 할 사회적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고, 협회 내에 ‘사회참여위원회’를 구성해 더 다양한 사회참여 활동을 대폭 확대했다.
예를 들어, 경기도한의사회와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와의 사회공헌 협약식, 경기도한의사와 함께하는 사랑나눔 아르메디콘서트 개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하는 경기도한의사회 나눔골프대회 개최, 경기도 저소득층 아동·청소년을 위한 알러지 질환 치료비 지원, 경동원·한사랑 장애 영아원 등 보육시설지원, 경기도 교육청과 함께하는 학교한의사주치의 업무협약 등 다양한 사회참여활동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2017년부터 시작한 경기도난임부부 한의약지원사업은 현재 매년 8억 원의 도예산과 1억 2000만 원의 자부담예산을 합해 진행해오고 있는데, 도와 난임부부들에게 매우 훌륭한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경기도는 물론 도내 시군까지 ‘한의약육성발전을 위한 조례’와 ‘한의약 난임지원 조례’ 제정 등을 통해 도의 공공한의약보건사업의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최근 김동연 경기도지사직 인수위 백서에 한의계 제안사항이 수록됐다. 한의 관련 정책은 경기도정 이래 처음인데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민선 8기 경기도지사직 인수위원회는 도정 정책 방향과 인수위 활동결과 등을 담은 백서를 지난달 22일 경기도청에서 김동연 지사에게 전달했다.
특히 이번 백서에는 경기도한의사회가 6.1.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개최한 각종 간담회(후보자 정책간담회, 인수위원장 간담회, 인수위 사회복지분과 간담회 등)에서 꾸준히 제안해 온 핵심 안건인 ▲경기도 한의약 전담부서 신설 ▲어르신 경도인지장애치료 한의약 예방사업 ▲청소년 월경곤란증 한의약 치료 지원사업이 공식적으로 기록되어 실행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한층 높였다.
경기도 한의약 육성 조례에 의거한 한의약 전담부서 신설의 경우, 타 시도와 달리 경기도에 선제적인 한의약 전담부서 설치를 통해 보건의료·사회복지서비스·한의약 자원 간 원활한 연계를 도모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동시에 도내 한의약 사업을 기획·조율하여 보건의료 역량을 강화하며, 한의약을 활용한 디지털 헬스케어 및 바이오산업 연구개발 육성의 기초 체계를 구축해 산업 성장 동력을 확충할 수 있다는 점을 주요 기대효과로 실었다.
어르신 치매・경도인지장애 한의약 예방사업은 경기도의 치매 추정인구가 전국 최다 수준인 상황에서 환자와 가족의 고통을 경감하고, 치료와 간병비 부담 등의 사회적 비용을 낮추기 위해 필요한 사업으로, 노인치매 조기검진 사업과 한의약 예방사업의 연계를 고려하는 부분이 수록되었다.
청소년 월경곤란증(월경통) 한의약 지원사업은 한의학의 장점인 개별 맞춤형 진료의 장점을 살리고, 대상자의 꾸준한 통증관리를 통해 향후 지역 한방의료기관과의 연계를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었다.

▶회원수가 많은 만큼 영향력도 크다. 한의계 내에서 경기도한의사회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경기도한의사회는 전국 16개 시도지부 중 두 번째로 많은 회원들이 소속된 지부로서, 서울지부장과 함께 중앙회 당연직 부회장으로 참여하고 있는 지부기에 그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회원 수가 많은 만큼 회원들의 기대와 요구도 매우 큰 것이 사실이다.
협회의 주인은 바로 회원들이라는 사실을 회무의 최우선에 두고, 회원들의 권익을 확대하고 지켜나가는데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경기도한의사회 임원들도 모두 이 사실을 깊이 인식하고 헌신적으로 봉사하고 있다.

▶지난 80년 세월의 경기도한의사회를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경기한의 80년, 역사에서 미래의학의 길을 찾다!’ 올해 80주년을 맞는 경기도한의사회의 슬로건인데, 정말 그래왔다고 생각한다. 지난 80년, 근대 한의학을 거쳐 현대 한의학에 이르는데 기여해 온 경기도한의사회가 이제는 미래 한의학의 길을 찾고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20년 후면 100주년이다. 20년 후 경기도한의사회가 어떤 모습이길 바라는가. 
20년 후 경기도한의사회 창립 100주년에는 현대 한의학에서 미래 한의학으로 발전하는데 경기도한의사회가 큰 공헌과 기여를 했다는 자부심과 자긍심을 가질 수 있기를 소망한다.
한의학이라는 학문의 가치를 세계에 널리 알리고, 회원들 모두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아픈 환자분들을 치료하는데 전념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과 뒷받침이 만들어지는 세상을 꿈꾸어본다.

▶마지막으로 회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한의계의 주변 여건이 많이 어렵다. 회원들이 진료에만 전념해도 되는 제도적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 임원들의 책임인데 점점 더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는 현실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고조선시대부터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를 거치며 대한제국에 이르기까지 한민족의 주류의학으로 발전해온 한의학이, 일제강점기 36년을 거치며 제도적 소외를 겪게 된 후 아직까지 그 주도권을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일제강점기 이후 한의학은 한 번도 주류의학이 되지 못했음은 물론이고, 늘 약사회, 의료유사업자, 양의사회 등 주변으로부터 의권 침탈의 대상이 되어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난 80년 한의학의 풍전등화와 같던 위기 속에서 한의학을 지켜내었던 것은 우리 회원들의 일치 단결과 국민들의 한의학에 대한 애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아직도 진단기기사용에 규제를 받고, 신종 감염병 진단 및 치료에 접근도 하지 못하게 하는 불공정한 의료제도, 건강보험 실손보험 등에서 차별받고 있는 현실이지만, 다시 한 번 우리 회원들의 단결과 지혜를 모아 작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 한의학을 열어가는 길에 함께 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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