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유능한 사람이 소신까지 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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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유능한 사람이 소신까지 있을 때
  • 승인 2022.08.19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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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효원

배효원

mjmedi@mjmedi.com


영화읽기┃한산: 용의 출현
감독: 김한민출연: 박해일, 변요한, 안성기, 손현주, 김성규, 김성균, 김향기, 택연, 공명, 박지환, 조재윤
감독: 김한민
출연: 박해일, 변요한, 안성기, 손현주, 김성규, 김성균, 김향기, 택연, 공명, 박지환, 조재윤

학창 시절부터 역사를 어려워하는 편이었기에 TV 드라마도 영화도 사극을 즐겨보지는 않았다. 흥행하는 영화는 대부분 찾아보지만, 사극이 흥행할 때는 한참 미뤄두다가 보지 못할 때도 여러 번 있었다. 그래서 ‘한산’이 개봉한다고 했을 때도 큰 관심을 두지 않다가 지인의 SNS에서 꼭 4DX로 보라는 포스팅을 보고 4DX에 이끌려 관람하게 되었다.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 중 ‘명량’에 이은 두 번째 영화라고 하지만, 필자는 ‘명량’을 보지 않았다. 그래서 혹시 이해가 부족하거나 놓치는 부분이 있을까 하는 걱정에 ‘명량’을 미리 봐야 하나라는 생각을 잠시 했다. 하지만 ‘명량’ 역시 사극이라 찾아보고 싶지 않았고, 이순신 장군 이야기라면 어떻게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전편을 보지 않은 채 속편을 보게 되었다. 둘 다 보면 더 재밌는 포인트들이 있겠지만 ‘명량’을 보지 않아도 ‘한산’을 즐기는 것에 아무 무리가 없었다.

초반에는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에 지루한 감이 있고, 영화의 도입부를 왜군의 시점에서 시작하여 조금 낯선 기분으로 관람하게 되었다. 전반적으로 왜군의 비중을 상당히 크게 다룬 영화였는데,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왜군의 내용이 영화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듯하다. 덕분에 실제 전투를 균형 있게 관람하는 기분이 들었다. 심지어 캐릭터 특성 탓인지 이순신 역을 맡은 박해일의 연기보다 와키자카 야스하루 역을 맡은 변요한의 연기가 더 기억에 남는다. 이순신 장군의 전투력을 강조하기 위해 이순신만을 부각하는 것이 아니라 왜군의 장수도 얼마나 실력자인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그들이 동료를 대하는 태도의 차이를 부각하며 전투의 승리가 기술적인 부분으로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것 또한 상기시켜준다.

후반부로 갈수록 몰입도가 높아진다. 특히 해상전투 장면에서 그 몰입감이 극대화되는데, 말로만 듣던 학익진에서 이순신 장군이 일일이 화선지에 장군들의 특징을 생각하며 빠르게 배를 배치해 나가는 모습과 왜군이 근접해오자 불안해하는 부하들의 요청에도 꿋꿋이 때가 되길 기다려 한 번에 크게 승리하는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다. 구성원의 장단점을 모두 파악하여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고, 자신이 보유한 무기들의 특징을 정확히 파악하여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지 알고 있다니. 또한 왕은 타국으로 도망갈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자신의 자리에서 꿋꿋이 제 역할을 하고, 중요한 전투에서 크게 승리하였음에도 아직 더 나아가야 한다고, 압도적인 승리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이순신 장군의 모습에서 리더의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지 되새겨 볼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어떤 집단을 이끌어가는 사람을 리더라고 하지만, 누구나 자신의 인생을 리드하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리더십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덕목이다. 그리고 언제 어떤 기회로 리더가 될 지 알 수 없으니 이 기회에 리더십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면 좋겠다.

우리나라 영웅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기 때문에 미화될 수밖에 없는 부분들이 있고, 진부할 수 있는 스토리 라인임에도 불구하고 거부감 없이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었다. 좀 더 생동감 있는 해상전투 장면을 보고 싶은 분들에게는 4DX를 추천한다.

 

배효원 / 제주경희미르애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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