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재가입으로 완전체 된 전한련…구조개편 통해 학생 의견 적극 표출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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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재가입으로 완전체 된 전한련…구조개편 통해 학생 의견 적극 표출할 것”
  • 승인 2022.08.11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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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인터뷰: 경희대 전한련 재가입 및 구조혁신 TF

지난 2017년 탈퇴 당시 분담금 비율 등으로 갈등 추정…의결 및 집행기구 분리 요구
코로나19 등에 자료공백 어려움…관례 명문화 및 재정 건실화로 새롭게 거듭나고파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경희한의대와 전국한의과대학한의학전문대학원학생회연합(전한련)은 지난 3월 27일 경희대가 전한련에 재가입하기로 서약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경희한의대가 탈퇴를 통보한 지난 2017년 11월 23일 이후 약 5년 만이다. 현재 전한련은 경희한의대 학생회장인 송인준 회장이 팀장을 맡아 경희대 재가입과 구조개편을 위한 TF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경희한의대 교정에서 전한련 TF의 (사진 왼쪽부터)송인준 경희한의대 학생회장, 전한련 이민기 의장(부산대 한의전)과 박병진 수석부의장(대전한의대)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자리에 앉자마자 이들은 준비해온 자료를 바탕으로 경희대가 전한련에서 탈퇴하게 된 과정을 소개했다. 전한련이 지난 2018년 3월 31일 공식 페이스북에 발표한 ‘경희대 전한련 탈퇴 타임라인’에 따르면 경희대가 전한련을 탈퇴한 이유는 ▲전한련의 예결산안이 미흡하다 ▲경희대의 전한련 분담금이 학생회비에 비해 과도하다 등이 골자였다. 실제로 경희대의 미납금이 확실하게 기록된 것은 지난 2012년도부터였다.

다른 학교에 비해 학생 수가 많은 경희대에서 분담금을 지불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라면 경희대 이외에 분담금 지급에 어려움을 겪은 학교는 없었는지 물었다. 이에 이민기 의장은 “내가 알기로는 다른 학교에서 분담금을 미납했다는 이야기는 들은 바가 없다”며 “분담금보다는 경희대와의 의견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나 전한련에 정확히 남아있는 기록이 없어서 확실하게 답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송인준 회장 역시 “분담금의 절대적인 액수 때문에 갈등이 있었다기보다는 소모적인 논쟁이 있던 것 같다”며 조심스런 해석을 내놓았다.

그가 가지고 있는 경희대 회의 자료에 따르면 경희대가 불만을 가졌던 것은 절대분담금과 상대분담금의 비율이었다. 절대분담금은 각 학교마다 동일하게 지불해야하는 금액이고, 상대분담금은 학생 수에 따라 금액이 더해진다. 분담금은 절대분담금과 상대분담금을 모두 더한 금액이다.

송 회장은 “아직 개편하지 않은 현재 전한련 회칙(8월 5일 기준)에 따르면, 분담금 기준은 상임위원회가 정하되, 기본적으로는 절대분담금과 상대분담금의 비율이 1:1이다. 그런데 경희대가 탈퇴를 선포한 2017년 말에는 절대분담금과 상대분담금의 비율이 1:2였다”며 “학생 수가 많은 경희대는 상대분담금의 부담이 특히나 컸기 때문에 이 비율이 어떻게 결정되었으며, 그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공개해달라는 것이 갈등의 요지였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 접근 가능한 자료가 2019년부터이고, 당사자인 선배들은 졸업을 한 상황이라 한계가 있다. 그나마도 경희대만 가지고 있는 정보가 대다수이기 때문에 전한련과의 양측 입장을 객관적으로 교차검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이런 갈등을 겪던 경희대와 전한련이 본격적으로 재가입을 추진한 것은 지난해부터였다. 탈퇴 이후인 2019년, 경희대는 전한련에 회비납부가 아니라 전한련 재가입 조건에 대해 이야기했다. 특히, 전한련이 집행과 의결을 모두 상임위에서 진행하는 것에 우려를 표하며 이를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코로나19로 논의가 진전되지 못하다가 지난해 2차에 걸친 회의 끝에 경희대의 미납금을 725만 4400원으로 확정하고, 향후 20년간 분납하기로 했다. 또한 당해 분담금의 적절성에 대해 전국 한의대생들에게 공론화하고, 전한련의 회칙을 개선하는 구조혁신을 추진하는 것에 합의가 이뤄졌다.

이어 올해는 TF를 구성해 송인준 회장(팀장), 이민기 의장, 박병진 수석부의장을 비롯해 신현상 정책국(상지한의대), 서지명 교육국(원광한의대) 등이 함께 전한련의 구조개편에 나서고 있다.

전한련이 TF를 만들어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편하려고 하는 이유는 ▲관례 명문화 ▲재정건실화 ▲의결과 집행 분리 등 세 가지였다.

송인준 회장은 “전한련은 지금까지 변수상황을 관례적으로 해결해왔기 때문에 업무가 파편적으로 추진되어 왔고, 자료공백이 컸다”며 “또한 코로나19라는 특수상황을 겪으면서 학생회 업무가 원활이 이뤄지지 못해 정보가 다음세대로 전달되는 것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명문화가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유는 명확하지 않지만, 경희대는 오랫동안 분담금을 납부하지 못했다. 그 이유로 전한련의 재정이 의장 개인 통장에서 관리되고, 사용내역이 명확하지 남아있지 않은 등의 문제가 있었다”며 “예를 들어 경희대가 전한련에 납부해야 할 미납금액은 725만 원으로 합의했지만, 부정확한 과거자료에 따르면 3300만 원 이다. 전한련은 이러한 재정문제를 해결하고, 제2의 경희대 탈퇴 사태를 예방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한련의 재정이 부정하다 하더라도, 기존의 전한련은 상임위원회에서 모든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이를 견제할 수단이 없었다. 경희대와도 그래서 회비문제로 자주 분쟁했던 것 같다”며 “따라서 앞으로는 전한대회에서 의결하고, 중앙운영위원회에서 이를 집행하는 식으로 구조를 개편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전한련의 비영리법인 등록, 회계내역 공개 등을 위해 변경된 회칙 초안까지 만들었으며, 올해 안으로 이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민기 의장은 “경희대의 전한련 재가입은 단순히 분담금 갈등에 집중하기보다는 앞으로 전한련이 어떻게 바뀔지 주목해서 봐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송인준 회장은 경희대의 재가입 이유를 묻는 질문에 “입학 당시부터 전한련에 소속되지 않은 경희대에 다니면서 느낀 것이 있다. 사회에 한의대생의 입장을 공표하고, 이러한 이슈를 논의할 때 경희대가 독립적으로 일을 추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라며 “지금 경희대학생의 대다수는 전한련에 대한 인지도도 낮고, 전한련에 소속되어 한의대생으로 목소리를 낼 만 한 경험이 없었다. 그러나 기회가 생기면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희대학교 학생회장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개편이 이뤄지지 않는 과거 전한련에는 재가입하고 싶지 않다”면서 “앞으로 바뀌는 전한련은 단체의 성격 자체가 많이 달라질 것 같다”고 낙관했다.

박병진 수석부의장은 “예를 들어 코로나19 기간 동안 의협에서는 ‘4대악’이라고 하면서 첩약건보 폐지 등 한의계를 폄훼했다. 코로나19 검사에 한의사가 배제되기도 하고, 최근에는 자동차보험 경상환자 진단서 제출이나 전문 의료용 식품에 의사처방을 받도록 하는 등 한의계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문제들이 많이 있다”며 “그러나 그동안은 이러한 문제에 대해 한의대생이 자신들의 의견을 표출하기 힘들었다. 경희대가 전한련에 들어오게 되면, 전국의 한의대생들이 모두 하나로 뭉쳐서 목소리를 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전한련의 새로운 변화가 한의대생의 모두의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공론화의 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부의장은 “전한련은 한의계를 대변하는 가장 젊은 조직이고, 이제 그 조직이 본격적으로 활동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라며 “한의사의 이미지가 젊어졌으면 하는 욕심은 한의계 모두의 소망일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한의대생 역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역할을 해야 한다. 경희대의 합류로 전한련은 규모가 더 커지고 힘을 얻은 셈이다. 또한 개편을 통해 단순히 학생회장들이 의결하는 것이 아니라 한의대생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밝힐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이러한 변화로 전한련이 건전한 공론화를 거쳐 한의대생의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단체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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