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이현효의 도서비평] 물가상승은 어디서 시작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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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이현효의 도서비평] 물가상승은 어디서 시작됐나
  • 승인 2022.08.12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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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효

이현효

mjmedi@mjmedi.com


도서비평┃인플레이션에서 살아남기


뒤돌아보니 개업가로 뛰어든 지도 11년이 되었다. 개업 초부터 오늘까지 하루도 어렵지 않은 날이 없었지만, 올해가 유독 힘들다 느끼는 것은 나만의 느낌일까? 2012년 개업할 때 최저임금이 4580원이었는데, 2023년 최저임금은 9630원이 된다. 2020년 5월28일 0.5%였던 기준금리가 7월13일 금통위이후 2.25%가 되었고, 아직 금융긴축의 와중에 있다. 한미간의 금리역전으로 인한 자본유출의 우려 때문에 아마도 한국 기준금리는 연말이면 3%를 훌쩍 넘어갈 것이다. 그뿐인가? 탈원전, 고유가로 인한 전기요금 인상이 곧 현실화 될 것이고,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공급망 붕괴, 중국내 인플레로 한약재의 가격도 정말 많이 올랐다. 특히 소양인 약재의 군약이라 볼 수 있는 숙지황의 작년가격과 올해가격을 비교해 보면, 정말 후덜덜이다. 요는 임금도 오르고, 전기요금도 오르고, 한약재 가격도 오르고, 아마 인플레 위험을 전가하기 위해 세입자에게 임대료인상을 요구하는 임대인이 늘어난다면, 월세 역시 오를지 모를 일이다. 자영업은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지난2년간 거의 빈사상태였다. 한국의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인상될수록 영끌, 빚투로 한국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었던 한국의 많은 젊은이들의 어려움은 불 보듯 뻔 한 일이다. 2020년 한때 한 달에 7000건이 넘던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가 2022년 7월 현재 400건이 채 되지 않는다고 하니, 격세지감이 아닌가. 과연 나는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야 하는가를 고민해보지 않을 수 없는 요즘. <인플레이션에서 살아남기>라는 책이 나와 읽어보았다.

오건영 지음, 페이지2북스 출간

임금, 월세, 한약재원가, 전기요금. 열거한 모든 가격이 오르는 데는 ‘인플레이션’이 있다. 그럼 인플레이션, 물가상승은 어디에서 왔는가? 왜 왔는가? 수요와 공급측면으로 분석할 수 있는데, 수요측면에서는 각국 행정부의 재정정책을 통한 수요폭증. 연준의 양적완화로 인한 급격하게 상승한 자산가격이 근로의욕을 떨어뜨려 노동력의 부족과 임금상승, 공급측면에서는 바이러스로 인한 공급망 붕괴와 저성장의 트라우마로 인한 기업들의 낮은 생산성 때문이다. 즉 공급부족이 있었다. 물가가 40년 만에 최고치를 찍게 되자, 각국의 정부와 중앙은행의 스탠스가 바뀌기 시작한다. 너도나도 금리를 끌어올려, 인플레 방어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지금 세상은 고물가이고, 고물가를 막기 위해 고금리로 가고 있고, 경제체력이 좋은 미국이 가계부채가 많은 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르게 금리를 끌어올리다 보니 고환율이 되었다. 3고불황의 세상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빠른 금융긴축이 올해 내에 인플레를 제압할수 있는가? 70년대 미국은 Great Inflation Era였다. 닉슨의 친구였던 연준 의장 아서번즈는 인플레의 징후가 뚜렷함에도 과감한 긴축을 선택하지 않았다. 때문에 80년대 연준 의장이 폴 볼커로 바뀌고, 기준금리를 20%로 끌어올리고 나서야 미국은 인플레에서 벗어났다. 지금 안 잡으면 나중에 더 큰 댓가, 더 큰 비용을 치르고 잡아야 한다는 역사적 경험 때문에, 당분간 긴축은 이어질 것이다. 지금 느슨하게 긴축을 했다가 인플레가 고질병이 되면, 약간의 경기부양에도 다시 인플레가 고개를 쳐들며, 경기부양책을 발목을 잡을지도 모른다. 이 2가지 이유로 올해와 내년은 강도 높은 긴축이 이어질 것이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환경이 경기침체를 몰고 올까? 물가와 금리는 뛰고, 수요는 식어갈 다가오는 2023년은 한의사들에게 어떤 의미가 될까? 이 혼돈의 계절이 생존을 다투는 시간이 아닌 궁극적인 승자가 되어가는 성장의 시간이 될수 있을까. 하긴 난세에 영웅이 나고, 불황에는 거상이 출현했다. 거센 파도가 유능한 뱃사공을 만들어 내는 법이다.

 

이현효 / 활천경희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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