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재의 임상8체질]心包經과 三焦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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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재의 임상8체질]心包經과 三焦經
  • 승인 2022.06.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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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재

이강재

mjmedi@mjmedi.com


8체질의학을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_53

우주는 빅뱅(Big Bang)한 후에 계속 팽창하고 있다는 것이 현 인류가 가진 일반적인 우주론이다. 그런데 빅뱅 이전에 대한 설명은 아주 곤혹스러운 주제이다. 그래서 신()과 창조주가 등장했지만, 그렇다면 그 창조주는 어디에서 왔는가?’라는 질문을 해결해야만 한다.1) 그러다 뫼비우스 띠처럼 매번 답을 알 수 없는원점으로 돌아오게 된다.

 

겨자씨 비유

예수께서 제자들과 나눈 겨자씨 이야기는 예수의 비유 가운데 하나로, 마태복음 마가복음 누가복음 등 공관 복음서에서도 보이고, 또 도마복음서2)에도 있다. 이 이야기는 비유로써 보아야 한다. 겨자씨(mustard seed)를 맺는 식물에 관한 식물학적 보고서가 아니란 말이다. 그러니 도올 김용옥의 경우처럼 이 이야기 속에서 팩트를 집어내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3)

도마복음서의 20구 내용을 옮긴다.

따르는 자들이 예수께 가로되, “하늘나라가 어떠한지 우리에게 말하여 주소서.” 그께서 그들에게 일러 말씀하셨다, “그것은 한 알의 겨자씨와 같도다. 겨자씨는 모든 씨 중에서 가장 작은 것이로되, 그것이 잘 갈아놓은 땅에 떨어지면, 그것은 아주 좋은 식물을 생산해 내리요, 하늘의 새들 위한 보금자리 되나니.”4)

비유는 결코 길게 이야기하지 않지만 많은 것들을 품고 있다. 그래서 듣고 보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이해와 해석이 존재한다. 오쇼 라즈니쉬5)는 도마복음을 강해하면서, 겨자씨 비유에 관하여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우주는 식물이며 나무이다. 그리고 하느님은 그 씨앗이다. 하느님은 나타나 있지 않지만 우주는 분명히 나타나 있다. 겨자씨는 가장 작은 것이며 가장 큰 것을 담고 있다. 그대는 하느님을 볼 수 없다. 왜냐하면 그는 겨자씨처럼 가장 작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대는 우주를 볼 수 있다. 그리고 만일 우주가 있다면 틀림없이 그 씨앗도 있어야 한다. 씨앗 없이 어떻게 한 그루 나무가 서 있겠는가? 신은 분리되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마치 목수가 무언가를 만들고 나서 따로 존재하는 것처럼 그렇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불가능하다. 그는 한 알의 씨앗과 같은 것이다. 나무는 한 알의 씨앗으로부터 자라나지만 그 씨앗은 나무속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그대는 오직 그 나무가 사라질 때에 신을 다시 발견할 수 있다.6)

 

화리

권도원 선생이 19831024일에 탈고한 논문, 화리(火理)7)는 생명의 근원(宇宙原因火), 생명체의 기제(生物火理構造), 생명의 속성(火三現)에 관한 논설이다. 이 논문은 우주와 생명의 근원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으며, 우주와 생명의 근본원리는 바로 불()의 원리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창조주(창조신)에 관하여 명징한 개념을 설정하였다.

화리의 바탕은 기독교적 창조론(창세기)과 종말론(요한계시록)이다.

 

전기

1979년에 대구에 있는 고등학교로 진학했다. 중구 남산동에, 경북여고 담장 아래에 붙어 있던 집에 셋방을 얻었고 입학 후 처음 몇 달 간은 어머니와 함께 살았다. 다른 별채에 경북여고에 들어온 학생이 있었다. 어느날 어머니가 그 학생 얘기를 했다. 전기밥솥에 쌀을 잘 씻어서 넣었는데, “밥이 안 됩니더.” 하더라는 것이다. 어머니가 보니 밥솥 안에는 생쌀이 그대로였다. 그런데 문제는 간단했다. 밥솥의 전기코드 플러그를 콘센트에 꽂지 않았던 거였다.

방 안 천장에 전등이 매달려 있다. 소켓에 전구가 끼워져 있고 소켓을 전등갓이 덮고 있으며 소켓에 연결된 전선이 천정에 매립되어 있다. 그리고 전기는 먼 곳에서 온다. 전선을 따라 전기가 오지 않는다면 전등은 빛을 비추는 물건이라는 본래 가진 기능을 전혀 할 수가 없다.

 

심포와 삼초

나는 신학을 공부하지도 않았고 종교에 몰두하는 종교인도 아니다. 다만 8체질론을 공부하면서 또 여러 가지 학습 경험을 통해서 갖게 된 신에 대한 나의 생각을 말해보려고 한다.

우주에 있는 모든 물질에는 저마다 신성(神性)이 있다. 그런데 인류와 다른 생물체의 다른 점은 사람은 신을 자각한다는 점이다. 사람에게는 동물로서의 본능으로 생존 및 번식 욕구가 있다. 그리고 성취욕이 있다. 이것이 욕심이고 사람의 삶을 지탱한다. 사람은 신을 자각하므로 자연스럽게 신을 생각하게 되고 신을 숭배하게 되었다.

전통 한의학에서는 장부(臟腑)로서 심포(心包)와 삼초(三焦)가 있고, 역사적으로 두 장기의 실체에 관한 다양한 논란이 있었다. 두 장기는 경락도 있다. 8체질론에서는 심포와 삼초가 무형이며 인체에는 그에 대응하는 실질적인 장기가 없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심포경과 삼초경은 인정한다. 실질적인 장기는 없는데 경락은 있다니 무슨 말인가. 심포경과 삼초경이 가진 고유하고 특별한 임무가 있다는 뜻이다.

경락과 경혈은 우리 몸에서 에너지의 흐름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에너지의 흐름이란 바람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다. 심포경과 삼초경은 우리 몸을 외부와 연결하는 노선이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신성의 통로이다. 보자, 심포경과 삼초경은 두 팔에 있다. 그래서 사람은 신을 향해 경배할 때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고 두 팔을 쳐드는 것이다. 그리고 두 손을 모아 기도하게 된다.

 

종교

생명체의 신비는 후대로 생명을 전승하는 것이다. 생명의 전승은 생명을 받은 모든 개체에 지워진 임무이다. 수천 년간 땅속에 묻혀 있던 식물의 씨앗이 환경조건을 맞게 해 주면 싹을 틔운다.8) 생명이 지닌 힘이다.

생명체는 육신의 죽음과 함께 그 정체성(identity)이 소멸된다. 그리고 생명은 더 이상 재활용되지 않는다. 그러니 전생이니 환생이니 윤회니 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고, 몸을 잃은 혼령을 위한 천국이나 지옥도 없다고 생각한다. 삶은 오로지 외길(only one path)이고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 그러므로 바로 지금 이 삶을 제대로 살아야 한다. 체질의학은 삶을 제대로 사는 방법에 대해서 엄중하고 진지하게 말한다.

종교란 저마다 신성을 지닌 인간이 만들었다. 하지만 사람 쪽의 일방적인 선언과 선포일 뿐, 인간과 신의 상호적인 산물이 아니다. 종교에 진정으로 신의 역할이 있었다면 최소한 종교전쟁이라는 것은 생기지 말았어야 옳다. 이른바 교회라 불리는 것이 필요하다면, 사람이 저마다 자신의 신성을 따라 자신의 몸속에 세우면 된다고 생각한다. 자기 몸 안의 교회를 실현하는 덕목이 바로 신독(愼獨)이다

 

자화와 상화

동의보감잡병편」 〈화문에는 화()에 관한 세 의가의 중요한 논점이 있다. 동원(東垣), 화에는 두 가지 성질이 있는데 군화(君火)는 인화(人火)요 상화(相火)는 천화(天火)라고 했다. 하간(河間)은 군화는 인화요 상화는 용화(龍火)라고 했다. 단계(丹溪), 군화는 심()과 소장(小腸)의 기(), 상화는 심포(心包)와 삼초(三焦)의 기로 작용한다고 하였다.9)

권도원 선생은 이 논의로부터, 군화를 자화(自火)로 바꾸고 자화에 심과 소장을 상화에 심포와 삼초를 연결하는 구조를 만들고, 자율신경에서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길항하는 원리를 여기에 결합했다. 이렇게 하여 논문 화리의 주인공인 자화와 상화의, 구조와 역할에 대한 위대한 문장이 탄생했다.

인체에는 자율신경이라는 생물화리기구가 있어, 자화의 명령은 부교감신경을 통하고, 상화의 명령은 교감신경을 통하여 모든 장기에 전달된다.”10)

우주의 생명 화리 구조는 자화와 상화의 연결고리로 축차적으로 이어져 있다.

 

자율신경조절방

체질침 처방은 장부방과 자율신경조절방으로 구분되어 있다. 장부방은 송혈>수혈>송혈>수혈의 순서로 네 개의 장부혈로 조직되어 있다. 심경.소장경.삼초경.심포경의 장부혈로 구성되는 자율신경조절방은 (두 개의 송혈이 빠진 상태로) 두 개의 수혈로만 구성되어 있다. 자율신경조절방에 에너지를 보내는, 즉 송혈의 역할을 하는 인자가 인체 외부에 있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자율신경조절방에서 두 수혈은 상화의 에너지를 받거나(+) 받지 않거나(-) 하는 선택만을 한다. 자율신경조절방에서 심방과 소장방으로는 자화를 조절하고, 심포방과 삼초방은 상화를 조절한다.

생명체가 생명을 유지한다는 것은 자화와 상화의 균형과 조화가 계속 유지된다는 뜻이다. 그러니 생명체의 죽음이란 바로 상화와 자화의 단절이다.

이강재 / 임상8체질연구회

 

각주.
1)  칼 세이건, 『코스모스』 사이언스북스

2) Gospel According to Thomas
   114개의 어록으로 구성된 예수 어록집이다. 1945년에 콥트어로 적힌 온전한 문서가 발견됐다. 이후 연구를 통해 1898년에 이집트에서 일부가 발견됐던 그리스어 문헌과 내용이 일치함을 확인했다. 예수 사후 10~100년 후에 지어진 문헌으로 추측하고 있다.

3)도올의 도마복음, 『중앙선데이』 2009. 2. 8. 
   https://www.joongang.co.kr/article/3484960#home

4) The disciples said to Jesus, "Tell us what the kingdom of heaven is like." 
   He said to them, "It is like a mustard seed. It is the smallest of all seeds, but when it falls on tilled soil, it produces a great plant and becomes a shelter for birds of heaven."

5) (1931. 12. 11. ~ 1990. 1. 19.)

6)  오쇼/류시화, 『도마 복음 강의』 청아출판사 2008. 8. 31.

7) 화리(火理 Pyrologos)
   인간을 위시한 모든 동식물의 생명작용과 저 빛나고 변화하며 생동하는 활우주의 운행이 다 화의 법으로 이루어진다는 이론체계.

8) https://www.voakorea.com/a/a-35-2005-06-20-voa10-91173009/1291290.html

9)  〈火有君相之二〉
   五行各一其性 惟火有二 曰君火人火也 曰相火天火也 〈東垣〉
   君火者 乃眞心小腸之氣所爲也 相火者 乃心包絡三焦之氣所爲也 〈丹心〉 
   〈火爲元氣之賊〉
   人身有二火 曰君火猶人火也 曰相火猶龍火也 〈河間〉

10) 화리, 『과학사상』 1999년 가을호 범양사 p.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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