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생연구프로그램, 교육 및 진로에 도움 되지만 지원 부족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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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생연구프로그램, 교육 및 진로에 도움 되지만 지원 부족 현실”
  • 승인 2022.06.07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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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URP 팀당 지원금 1000만 원부터 국제 논문 게재 시 장학금 등 학교별 혜택

학생들 논문 작성 경험하며 능동적 학습…12개 한의대 URP 결과 공유했으면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한의대 학부생의 연구를 독려하기 위해 마련된 학부생연구프로그램 지원을 받아 논문을 발표하는 학생들이 많아졌다. 실제 URP를 경험해본 학부생과 지도교수들은 “학생의 학습과 진로선택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라고 호평하면서도 “실제 많은 학생들이 경험해보기에는 지원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한의대 학생들이 강의를 듣는 것에서 벗어나 직접 연구에 참여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지난 4월 15일 동국한의대 이가영 학생과 김민주 학생이 백승호 교수의 지도를 받아 ‘암 온열 치료 활용 전략’ 연구를 SCIE급 저널 ‘Antioxidants’ 3월호에 게재하기도 했다.

학부생들이 이런 논문을 발표하는 것은 학부생연구프로그램(URP)을 신청해, 교수의 지도를 받아 학생의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이 대표적이다.

경희한의대는 URP를 신청한 학생이 1저자로 논문을 발표한다는 조건 하에 팀당 1000만 원의 지원금을 지원하고 있다. 또, 대전한의대는 선택과목으로 ‘한의학연구방법론’, ‘근거중심의학’ 등을 택해 활동하며, 학생들이 국제논문 게재 시 대학 본부에서 장학금을 지급한다고 한다. 이외에도 여러 한의과대학에서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URP를 개진하고 있으며, 학교 뿐 아니라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했던 ‘KIOM URP’처럼 외부단체에서 지원하는 사례도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학부생연구프로그램을 경험해 본 학생과 교수들의 평은 어땠을까?

학부생연구프로그램에 참여해본 한의대생들은 “능동적으로 배워가면서 더 많은 지식을 습득할 수 있고, 진로 등을 고민해 볼 계기가 되었다”며 호평했다.

A 한의대생은 “평소 교과서로만 수동적으로 배우던 내용을 교수님의 지도를 받아가며 직접 고민하고 배우다보니 내용을 더 잘 습득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아직 배움이 부족한 학생이라 어쩔 수 없이 지식이 분산되어 체계적으로 정립이 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논문을 만든다는 명목 하에 자료를 찾고 스스로 공부하다보니 머릿속에서 정리가 잘 되고, 결과적으로 학습에도 더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B 한의대생은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스스로 배우고 지식을 체득하게 된다는 점, 그리고 현대 한의학의 최신지견을 습득하게 된다는 점이 좋았다”고 말했다.

C 한의대생은 “학교를 졸업한 뒤, 연구 쪽 진로에 관심이 있어서 미리 체험해보기 위한 차원에서 URP를 신청해봤다”며 “실제 연구를 진행하고 논문을 작성하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등 연구 경험을 해본 것이 진로선택에 도움이 되었다. 다른 학생들에게도 추천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연구실에서 교수님이나 다른 선배들과 자주 이야기를 하다 보니 연구자 선배로서의 생생한 경험담과 조언을 많이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밝혔다.

교수들 역시 “학생들에게 교육적으로 도움이 되고, 교수로서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D 교수는 “학부생이 기초연구를 체험해서 추후 진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나 역시 학부생 시절 URP를 경험한 이후에 연구자의 길을 택해야겠다고 결심했었다.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해 매년 학생들과 함께 신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E 교수는 “학생들과 한의학의 미래 방향에 대한 이해를 갖추고, 함께 연구를 진행하면서 교수로서의 보람을 느낀다. 학생들이 실질적인 연구결과 도출에 많이 기여하기도 한다”고 평했다.

이렇듯 URP의 취지와 내용에 대해 교수와 학생 모두 대체로 호평이었지만 학부생 연구 활성화를 위해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D 교수는 “연구를 진행하다 보면 사실상 지원금이 부족하기 때문에 교수 개인 연구비를 보태서 진행해야 한다”며 “논문 심사비만 해도 상당해서 이래저래 2000~3000만 원은 들어간다. 그러나 이를 모두 학교에서 지원해주기에는 재정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기초연구에 대한 니즈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협회나 학회차원에서 지원을 받아 연구비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F 한의대생은 “학생에게는 학습효과를 증대하고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지만 많은 학생들이 경험하기에는 기회가 부족한 것 같다. 한의학회 등지에서 이런 사업을 더 많이 추진해서 많은 학생들을 지원했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또한, 12개 한의과대학의 URP 결과물을 공유하는 네트워크가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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