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호계지탕 – 감염질환, 복통에서 신경계 각종 증후까지 총망라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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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호계지탕 – 감염질환, 복통에서 신경계 각종 증후까지 총망라②
  • 승인 2022.05.13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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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승원

권승원

mjmedi@mjmedi.com


일본 CPG 속 한방약 엿보기(55)
<strong>권승원</strong><br>경희대한방병원<br>순환신경내과<br>​​​​​​​부교수
권승원
경희대한방병원
순환신경내과
부교수

CPG 속 시호계지탕의 모습은? (표 1 참조)

CPG 속 시호계지탕은 어떤 모습일까? 총 6가지 CPG에 시호계지탕이 등장한다. 지난 회에 소개했던 다양한 활용 스펙트럼을 보였던 시호계지탕의 발전사를 그대로 반영하듯 매우 여러 상황에 그 사용이 추천되고 있다.

먼저, 감염질환의 지연상태 완화효과다. “임신 수유와 약 대응 기본 매뉴얼(개정판)”에서는 임신 시 감기에 활용할 수 있는 처방 중 하나로 시호계지탕을 언급했다. 이 외, 향소산, 삼소음, 맥문동탕, 소시호탕, 시호계지건강탕, 소청룡탕, 갈근탕이 함께 임신 시 감기에 활용할 수 있는 처방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는 시호계지탕의 출전 조문 내용을 그대로 잘 반영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 외에 만성 반복적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에 대한 응용도 눈에 띈다. 바로 “자가염증성질환 진료 가이드라인 2017”이다. 여기서는 ‘주기성 발열, 아프타성 구내염, 인두염, 경부림프절염 증후군” 부문에 이 시호계지탕이 등장한다. 이 질환의 발작예방을 목적으로 일본에서는 한방약을 활용하기도 함을 언급하면서 관련 보고가 있었던 시호계지탕과 억간산 관련 문헌을 소개했다.

다음은 신경계 진정효과와 어혈병태에 대한 응용을 반영한 난치성 신경병증성 통증에 대한 내용이다. 삼차신경통에 대한 치료 권고안을 담은 “일본신경치료학회 표준적신경치료: 삼차신경통”에서는 삼차신경통 치료에 유효했던 것으로 보고된 적이 있는 한방약 중 하나로 시호계지탕을 제시하였다. 시호계지탕 외에도 오령산, 소시호탕, 시호가용골모려탕, 계지가작약탕, 작약감초탕 등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 또다른 난치성 통증 중 하나인 비치원성치통을 다룬 “비치원성치통 진료 가이드라인”에서는 심리적 요인에 기인한 치통에 활용할 수 있는 처방 중 하나로 시호계지탕을 제시했으며, 관련 임상증례보고를 함께 수록해두고 있다.

신경계 진정효과에만 국한된 권고도 존재한다. 바로 야뇨증이다. “야뇨증 진료 가이드라인 2016”에서는 다양한 병태가 존재하는 야뇨에 그 병태에 맞춘 한방약 활용이 가능함을 설명하면서, 스트레스 병태에 해당하는 중간증(中間證)에 시호계지탕을 활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여기에서는 야뇨증의 원인병태를 다뇨, 과민성방광, 수면장애, 스트레스로 다루었는데, 이 중 스트레스 상황에 놓인 병태에 대해 시호계지탕을 추천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CPG에서는 시호계지탕의 부작용에 대한 주의사항을 언급하고 있다. “남성하부요로증상, 전립선비대증 진료 가이드라인”에서는 시호계지탕이 알레르기성 방광염을 통해 출혈성 방광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는데, 시호계지탕 외에도 시박탕, 시령탕, 소시호탕과 같은 시호제 계열의 처방과 온청음이 출혈성 방광염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언급했다. 이 점은 유의하여 임상현장에서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

 

임상의의 눈

위에서 언급한 CPG에는 언급되어 있지 않지만, 필자는 최근 주목 받고 있는 이 시호계지탕의 약물 난치성 뇌전증에 대한 임상효과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사실, 그동안 각종 뇌전증 증상에 대한 시호계지탕의 임상보고는 산발적으로 이루어져왔다. 대부분이 기존의 항전간제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던 사례들이었는데, 2017년에는 총 54명의 약물 난치성 뇌전증 소아들에게 시호계지탕을 투약한 증례에 대한 후향적 차트리뷰 논문이 발표되었다. 약물 난치성 뇌전증은 2년간 최소 2가지 이상의 항전간제 사용에도 조절되지 않는 난치성 뇌전증에 해당한다. 이러한 약물 난치성 뇌전증 환아들에게 시호계지탕을 6개월간 투약한 결과, 54명 중 24명(44.4%)에서 경련발작횟수가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중 13명은 경련발작이 없어졌고, 10명은 90% 이상 경련발작이 감소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항전간제 복용량이 경감된 환아의 수는 23명이었다. 시호계지탕을 투약 받은 환아 중 중대한 부작용을 경험한 경우는 없었다.

시호계지탕 엑스제는 보험적용이 가능한 제제이지만, 국내에 출시된 시호계지탕 엑스제의 적응증은 일본약국방의 내용과 동일하기 때문에, 점점 주목을 받고 있는 뇌전증을 비롯한 신경계통질환에 대한 활용 시에는 그 보험적용을 받기는 어렵다. 다만, 비보험제제 역시도 기존 탕전약에 비해서는 훨씬 적은 비용으로 적용이 가능하므로 장기 치료가 필요한 신경계통질환에 대한 응용 시에는 엑스제 활용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참고문헌

1. 일본동양의학회 EBM 위원회 진료가이드라인 태스크포스(CPG-TF). 한방제제 관련 기록이 포함된 진료가이드라인(KCPG) 리포트 2019.

http://www.jsom.or.jp/medical/ebm/cpg/index.html

2. 조기호. 증례와 함께하는 한약처방. 우리의학서적. 서울. 2015. p.23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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