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노희락의 심리학, 수 차례 반복해 읽으며 사상체질 이해 깊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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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노희락의 심리학, 수 차례 반복해 읽으며 사상체질 이해 깊어져”
  • 승인 2022.03.03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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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책, 사람을 잇다 (19) 장현석 큰길한의원장

인생의 책, ‘마션’-‘노인의 전쟁’ 시리즈-‘애노희락의 심리학’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다독가는 진료를 하는 한의원도 범상치 않은 것일까. 장현석 원장이 일하는 큰길한의원에는 책 구매를 지원해주는 특별한 복지가 있었다. 한 달에 한 권, 장르에 상관없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책을 살 수 있다고 했다. 

장현석 원장은 “함께 일하는 원장님들도 책을 좋아하는 편이라 복지차원에서 책 구매를 지원하고 있다”며 “우리 한의원이 입원실도 있다보니 작은 책장을 만들어 환자나 직원 누구나 가볍게 읽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일종의 작은 도서관이라고 생각하면 편할 것 같다. 한의원에서 진료를 하다 보면 정신없이 바쁠 때도 있지만 한가한 때도 있어서 그럴 때 책을 간간히 읽는 편”이라고 전했다.

생활 속에 독서가 젖어 있는 장 원장은 ‘책, 사람을 잇다’ 전편에서 소개된 이정훈 한의사와 함께 독서모임 ‘그그독(그 여자 그 남자의 독서)’를 하던 동료였다. 지금은 코로나19를 겪고, 서로 직장이 뿔뿔이 흩어지면서 독서모임이 유지되지는 않지만 그들의 유대관계는 여전한 듯 했다.

장현석 원장은 ‘그그독’을 회상하며 “한의사만의 모임은 아니고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는 모임이었다. 아무래도 한의사로 일하다보면 한의사나 한의계 관련 종사자 등 비슷한 직군이나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많이 만나기가 쉬운데, 독서모임은 이러한 제약 없이 다양한 직군과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책을 주제로 만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우리 모임은 각자 읽은 책에 대해 만나 설명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덧붙이는 것이 주였는데, 함께 '상실의 시대'를 읽고 의견을 나누었던 일이 생각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요즘에는 SNS에 내가 읽은 책에 대해 글을 쓰면서 내 생각을 정리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이 쓴 서평을 감상하기도 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또 독서앱으로 읽은 책의 목록 등을 정리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이 특별히 책을 가리지도 않고, 그저 고루 읽을 뿐이라고 했다. 그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장 원장이 책을 고르는 기준은 ‘재미있을 것’인 것 같았다.

그는 “어릴 때부터 재미있는 책을 선호했다”며 “그래서 사실 중고등학교 시절에 무협이나 판타지 소설도 많이 읽었다. 지금도 웹소설을 많이 좋아하는 편이다. 아마 결제내역을 확인해보면 만 권도 넘을 것 같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특별히 책을 가리진 않는다. 장르도 다양하게, 특별히 이런 책을 읽지 않고 이런 책을 찾는다는 것은 없다. 굳이 따지면 소설이나 에세이, 인문학을 즐겨 찾았던 것 같다”며 “다만 한 번 읽은 책을 두 번 보는 성격은 아니라서 여러 번 읽기보다는 늘 새로운 책을 찾아 나서는 편”이라고 밝혔다.

장현석 원장이 좋은 책을 찾아 나서는 방법은 먼저 좋은 작가를 찾는 일이었다. 작년 같은 경우에는 여성 작가들의 책이 돋보였다고 한다.

그는 “정세랑 작가의 ‘시선으로부터’도 좋았고 특히, 이슬아 작가가 남궁 인 작가와 함께 쓴 ‘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다’는 작년에 출판된 책 중 원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느 다독가처럼, 그에게도 ‘인생의 책’을 소개해달라고 하자, 그는 “인생의 책이라기 보다는 기억에 남는 재밌는 책을 소개할 수는 있을 것 같다”며 SF장르인 ‘노인의 전쟁’ 3부작 시리즈와 외전, ‘마션’, 그리고 의학 관련 서적 중에서는 유일하게 ‘애노희락의 심리학’ 한 권을 꼽았다.

장 원장은 존 스칼지의 ‘노인의 전쟁’ 시리즈에 대해 “줄거리를 자세히 이야기하면 스포일러가 되기 쉬워서 최대한 말을 아끼겠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들이 75세가 되면 입대해 지구방위군으로 활동할 수 있는 세상에서 지구방위군으로써 우주와 교류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들의 활동은 지구에는 철저히 비밀로 하고 있다. 상당히 유머러스하면서도 진지한 면을 동시에 담고 있어 재밌었다”고 전했다.

또한 앤디 위어의 ‘마션’도 추천했다. 이 책은 화성 탐사 중에 홀로 남아 표류하게 된 마크 와트니가 살아남아 지구로 돌아가기 위한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장 원장은 “대체로 소설을 원작으로 한 책은 영화화될 경우 원작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인상을 많이 받는데, 마션은 영화도 잘 만들어진 것 같다”고 전했다. 또한 “이 책은 진지하게 과학적 고증을 따르는 모습도 좋지만 즐거운 이야기라 마음에 들었다. 주인공이 화성에 홀로 표류하게 되었다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을 가지고 돌파하는 과정이 좋았다”며 “책의 첫 문장인 ‘아무래도 X됐다. 그것이 내가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론이다. 나는 X됐다’라는 문장이 이 책의 전반적인 유머감각을 잘 나타낸다고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의학서적 중에서는 사상체질의학을 심리학과 접목시킨 김명근의 ‘애노희락의 심리학’을 추천했다. 그는 “이 책은 워낙 유명해서 한의사라면 다들 알겠지만 정말 좋아하는 책이다. 원래 한 번 읽은 책은 여러 번 읽지 않는 편인데도 불구하고 이 책은 서너 번 읽었다”며 아끼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면서 “사상체질이 가진 심리상태를 잘 풀어써서 이해하는데 도움을 많이 주었다. 가령 ‘왜 태음인은 이렇게 생각하는지’ 예시를 들어서 잘 풀어 설명해주는 책”이라며 “지금은 절판이 되어서 아쉽지만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읽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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