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구찌 가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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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구찌 가의 비극
  • 승인 2022.02.25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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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영화읽기┃하우스 오브 구찌
감독 : 리들리 스콧출연 : 레이디 가가, 아담 드라이버, 자레드 레토, 알 파치노, 셀마 헤이엑
감독 : 리들리 스콧
출연 : 레이디 가가, 아담 드라이버, 자레드 레토, 알 파치노, 셀마 헤이엑

가끔 뉴스를 보다보면 소위 명품이라고 불리는 유명 브랜드 샵 앞에 사람들이 코로나 시대에도 불구하고 줄을 쭉 서 있는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물론 다들 이유가 있겠지만 명품에 대한 별다른 관심도 없고 아는 것도 없는 필자가 봤을 때는 그 이유가 매우 궁금했다. 비싼 만큼 제품의 디자인도 좋고, 퀄리티도 좋겠지만 평소 에코백을 애용하는 사람으로서는 잘 이해되지 않는 현상이지만 반면 명품 애호가들의 입장에서는 브랜드만의 전통과 함께 럭셔리한 디자인을 즐길 수도 있으니 명품은 개인적인 취향에 의해 좌지우지 될 수 있는 것 같다.

파트리치아(레이디 가가)는 한 파티에서 마우리치오 구찌(아담 드라이버)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마우리치오의 아버지인 루돌프(제레미 아이언스)는 파트리치아가 구찌 가문의 재산을 노리고 의도적으로 접근했다는 생각에 둘의 사이를 허락하지 않는다. 이에 마우리치오는 파트리치아의 집에서 동거하게 되고, 둘은 결국 결혼을 하게 된다. 결혼 후 파트리치아는 마우리치오의 삼촌인 알도(알 파치노)를 만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야망을 갖게 된다.

제목에서부터 명품의 품격이 느껴지는 <하우스 오브 구찌>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구찌 브랜드에 숨겨진 구찌 가문의 실화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사실 구찌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이라면 이 영화에 대한 첫인상은 그저 화려한 명품이 엄청 등장하는 컬렉션 같은 영화라고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상 영화는 그 정반대이다. 탐욕이 부른 가문 해체쇼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마치 재벌가를 다룬 우리나라 일일 드라마와 같은 이야기들이 진행되면서 관객들을 놀라게 한다. 특히 2시간 38분이라는 긴 상영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물고 물리는 이야기는 지루할 틈을 주지 않고, 중간중간 패션쇼 등의 장면을 통해 구찌 브랜드의 화려함도 맘껏 뽐내며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기도 한다. 그런데 이 영화를 더 돋보이게 하는 것은 바로 <블레이드 러너>와 <델마와 루이스> 등을 연출한 리들리 스콧 감독의 작품이라는 것이다. 명장답게 80대임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스토리를 뛰어난 연출력을 선보이고 있다.

그리고 이 영화의 백미는 바로 배역을 위해 체중을 늘리고, 6개월 동안 이탈리아 북부의 억양까지 연습하는 등 완벽한 연기를 선보인 레이디 가가와 독특한 외모의 파올로 역할을 위해 본래의 모습과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되어 연기했던 자레드 레토이다. 이 외에도 아담 드라이버, 알 파치노, 셀마 헤이엑, 제레미 아이언스 등 유명 배우들의 총 집합인 <하우스 오브 구찌>는 연기 구멍 없는 배우들의 조합을 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움을 주고 있다. 물론 화려한 명품들을 맘껏 구경 해보고 싶었던 관객들에게는 약간의 아쉬움이 있을 수도 있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인간의 탐욕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비록 혼신의 연기를 펼쳤던 레이디 가가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로 오르지는 못했지만 그녀의 연기 변신을 보고 싶은 관객들이 있다면 강력 추천하는 작품이다.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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