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김홍균의 도서비평] 부수의 연원과 쓰임 정리·해설한 독보적 한자 학습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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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김홍균의 도서비평] 부수의 연원과 쓰임 정리·해설한 독보적 한자 학습서!
  • 승인 2022.02.25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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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균

김홍균

naiching@naver.com

대구한의과대학에서 학부과정을 졸업하고,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에서 석˙박사과정을 마쳤다. 현재는 내경한의원장과 한국전통의학史연구소장 및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외래교수로 있으며, 의사학전공으로 논문은 '의림촬요의 의사학적 연구' 외에 다수가 있다. 최근기고: 도서비평


도서비평┃부수를 알면 한자가 보인다

우리말은 기본적으로 한글로 이루어져 있다. 쓰기 편하고, 발음하기 쉽고, 표현에 어려움이 없어서 세계적으로도 자랑스러운 글자와 언어를 우리는 마음껏 쓰고 있다. 그러나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요즘 영어가 많이 들어오고 있지만, 오랜 역사성을 가지고 있는 한자말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래서 우리 말을 잘 구사하려면 기본적으로 한자 공부를 많이 할수록 좋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그런데 한의대에 들어오면 이 한자말을 일반인들보다 많이 알아야만 한의학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고 깊은 한의학의 세계를 마음껏 헤엄칠 수 있다. 지극히 당연한 얘기인데도 한의대를 졸업하고 한의사가 되어도 이 한자말에 자유롭지 못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래서 원전을 어렵게 보고 손에서 잡기 힘들게 된다.

김종혁 지음, 학민사 출간

  요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현실을 돌아보았을 때, 많은 사람들이 과연 누구를 뽑을 것인가에 이처럼 고민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한 마디로 정치를 제대로 해낼 수 있는 인물을 고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정치란 무엇인가? 그 글자는 ‘政治’라고 쓴다. 정치는 위정자가 백성에게 행하는 바다. 옛사람들의 백성읆 향한 정치적 이념을 이 글자에 담았으니 그 뜻을 살펴보자. ‘정’은 ‘正’과 ‘攵’으로 이뤄져 있다. ‘바르다’와 ‘치다’는 뜻이다. 대개 ‘攵’이 ‘등 글월(문)’이라고 많이 알고 있지만, 이는 ‘치다, 때리다’라는 뜻이다. 그래서 이때는 ‘攵’을 ‘칠(복)’이라고 읽는다. 이들이 합쳐져 ‘政‘은 때려서 바르게 한다’라는 뜻을 가진다. 이때 휘두르는 회초리는 반드시 위정자인 자신을 향해야 한다. 자신을 채찍질하여 바르게 한다는 것이다.

 또한 ‘治’는 ‘물(수氵)’와 ‘사사(사厶)’ 그리고 ‘입(구口)’로 이루어져 있다. ‘厶’는 ‘마늘(모)’라고도 읽는데, 이는 ‘무언가를 손에 쥐고 팔을 구부린 모습’을 나타낸 상형문자다. 그래서 그것이 입(口)으로 들어가는 모양새가 ‘台’라는 글자다. ‘태(台)’는 ‘별, 되, 기르다’는 뜻도 있지만, ‘기뻐하다’는 뜻도 있다. 즉 먹을 것이 입으로 들어가니 즐겁다는 말이다. 하지만 그것이 ‘억지로’가 아니라 물(氵)과 같이 자연스러운 것이어야 한다. 훔치거나 빼앗은 것이 아니라 일한 만큼 얻어지는 지극히 당연한 것을 말한다. 이는 백성이 그리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세종대왕께서는 ‘백성은 밥그릇을 하늘로 삼고, 군주는 백성을 하늘로 삼아야 한다’고 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정치’란 나를 채찍질하여 바르게 하고, 백성을 배부르게 하는 것이다.

  『黃帝內經』에 ‘폄석(砭石)’이란 말이 있다. 여러 군데서 명사로도 쓰이고 동사로도 쓰였다. 명사로는 ‘돌침’이라는 걸 알지만, 동사로는 잘 모를 것이다. 가령 「異法方宜論」에서는 동사로 쓰였는데 ‘침을 놓다’이다. ‘폄(砭)’이 동사로 쓰였기 때문이다. ‘폄’자의 뒷부분인 ‘핍(乏)’은 ‘가난하다, 떨어지다, 힘이 없다’라는 뜻이다. 그래서 ‘폄(貶)’은 ‘낮추다, 덜다, 줄다, 떨어지다’이고, ‘폄(窆)’은 ‘하관(下棺)하다, 무덤구덩이’란 뜻을 갖는다. 즉, 본래 물리적으로 무엇이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이르던 말이 지위나 재산에도 쓰인 글자다. ‘砭石’의 ‘石’이 ‘침’이란 뜻도 있는 것은 원래 침의 기원이 돌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활용할 수 있는 바탕이 되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한문 의서를 많이 읽는 우리가 일독할 만하여 권한다.

 

김홍균(金洪均) / 서울시 광진구 한국전통의학史연구소장

김홍균
대구한의과대학에서 학부과정을 졸업하고,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에서 석˙박사과정을 마쳤다. 현재는 내경한의원장과 한국전통의학史연구소장 및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외래교수로 있으며, 의사학전공으로 논문은 '의림촬요의 의사학적 연구' 외에 다수가 있다. 최근기고: 도서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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