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유 많고 복잡한 한의학, 시스템과학․인공지능으로 해석 도모”
상태바
“은유 많고 복잡한 한의학, 시스템과학․인공지능으로 해석 도모”
  • 승인 2022.02.18 12: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통합적 시선 가진 시스템과학 부상…급증하는 데이터 분석 위해 컴퓨터 모델링 등 활용
◇이충열 교수의 발표 모습.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복잡성을 다루는 시스템과학과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한의학의 복잡한 특성을 해석하고 연구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학술대회가 열렸다.

데이터 기반 의학 연구회는 ‘2022 데이터기반 한의학학술대회’를 지난 18일 온라인을 통해 개최했다.

지난 2017년 이후 5년 만에 열린 이번 학술대회는 '한의학 복잡성(complexity) 이해를 위한 인공지능 & 시스템과학적 접근'을 주제로 하고 있다.

이날 학술대회는 ‘관점-접근-응용’을 주제로 한 3가지 세션으로 구성되었다.

이충열 가천한의대 교수는 ‘오래된 미래: 과학시대 한의학 이론의 새로운 정체성 모색’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한의학 이론의 발전방향에 대해 제언했다.

그는 “한의학 형성기의 사람들은 천인상응의 세계관 속에서 자연과 일상생활에서의 경험을 이해하기 위해 사용한 언어개념을 인체에 투사해 인체를 이해하고 질병을 해석하고 치료에 활용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모형의존론적 실재론’을 언급하며 “지구 표면 전체를 하나의 지도로 보여줄 수 없듯이 지구 전체를 표현하려면 여러 장의 지도를 사용해야 한다. 즉, 다양한 이론이 필요하다는 ‘이론적 다원주의 관점’이 있다. 한의학 역시 이러한 모형 중 하나로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의학이론은 과학적, 실증적, 다원적 모형으로 변환, 발전해야 한다”며 “한의학의 복잡계적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시스템생물학, 네트워크과학 등을 활용해 과학적 모형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수진 교수의 발표 모습.

이수진 상지대 교수는 ‘한의학 기전 이해를 위한 시스템 생물학적 접근: 컴퓨터 모델링’ 발표에서 실제 컴퓨터 모델링을 통한 본인의 연구를 소개했다.

이 교수는 “2000년대 이후 데이터양이 급증하면서 기존의 연구방법으로는 여러 결과물을 얻기 힘들어졌다. 이에 이러한 여러 가지 데이터를 컴퓨터를 활용해 이해하고자 하는 시도에서 나온 학문이 ‘시스템 생물학’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부분적인 특수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했다면, 이를 넘어서 통합적 이해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래서 인간의 눈으로만 해결하기 힘들기에 컴퓨터가 필요하다”며 컴퓨터생물학(Computational Biology)을 언급했다.

이수진 교수는 작약의 peoniflorin성분과 목단피의 paeonol 성분이 부정맥 억제에 도움이 되는지를 컴퓨터모델링으로 연구한 사례를 보여주었다. 그는 peoniflorin과 paeonol이 부정맥에 효과가 있다는 논문 데이터를 모집했고, 이를 각각 데니스 노블 교수가 1998년에 개발한 cardiac cell model에 집어넣어 시뮬레이션해보았다. 이 모델은 기니피그를 대상으로 심장 조기 후탈분극을 유도한 것으로, 그 결과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러면서 그는 “생물학적인 영역을 기술과 컴퓨테이셔널을 활용하는 것이 컴퓨테이셔널 모델링의 묘미”라고 전했다.

◇이인선 교수의 발표 모습.

이인선 경희대 교수는 ‘침 뇌영상 연구에서 머신 러닝 분석 기법의 활용’을 통해 fMRI 데이터를 분석하는 머신 러닝 분석 기법에 대해 소개했다.

이 교수는 “통증 뇌영상 연구를 머신러닝으로 많이 활용한다. 얼마나 아픈지, 얼마나 나아졌는지 묻는 질문에 환자가 답하기 힘들기 때문에 머신러닝에게 뇌영상으로 이 사람의 통증을 예측하도록 활용 가능하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가 소속된 ‘장뇌축 기반 맞춤형 침 치료 기전 연구실’에서 진행하는 아토피 환자 대상 연구를 소개했다. 이는 아토피 환자와 일반인의 뇌영상 데이터를 보고 기계가 그 데이터가 정상인인지 아토피환자인지 분석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 교수에 의하면 현재 정확성이 아주 높지는 않지만 유의미한 수준으로 구분 가능하다고 한다.

그는 “브레인데이터만 가지고 아토피와 정상인을 구별하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 “빅데이터 구축이 중요하다. 한의사의 변증, 복진 등의 데이터가 기계의 퍼포먼스를 더 좋게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창업 교수의 발표 모습.

김창업 가천대 교수는 ‘한의학 복잡성을 풀어내는 새로운 관점: 고차원데이터 기하학’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한의학을 연구하면서 가치를 인정받으려면 분자단위의 복잡성을 이해해야 한다”며 3차원 공간에 사는 인간이 볼 수는 없지만 변수가 많은(고차원의) 데이터가 놓여있는 공간의 데이터 모양을  분석하기 위한 ‘고차원데이터 기하학’을 이야기했다.

그는 “고차원데이터는 분석이 까다롭다.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있는데 하나는 통계적 추론이 불안정해지는 ‘차원의 저주’라는 문제, 다른 하나는 ‘고차원 데이터의 찌그러진 모형’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교수는 “고차원데이터의 ‘찌그러진 모형’을 해석하기 위해 ‘매니폴드 관점’을 활용하자”며 “이는 체질변증이나 본초조합을 분석하는데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채윤병 교수의 발표 모습.

이외에도 이날 학술대회에는 ▲AI 전문가시스템의 지식DB 구축을 위한 의료분야 지식의 특성(권영규 부산대한의전) ▲인공지능 시대 경락시스템의 이해와 적용(채윤병 경희대) ▲네트워크 약리학 기반 한약 복잡성 연구(이원융 가천대) ▲복잡한 한의임상연구를 디자인하고 임상에 활용하는 새로운 접근: 네트워크 메타분석(임정태 원광대) ▲AI 의료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한의학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방안(이상훈 KIOM) ▲사상의학: 유전체부터 발형체까지(이시우 KIOM) ▲분자/세포/신경회로 수준의 통합적 침치료 기전 연구(남민호 KIST) ▲뇌 일차체성감각영역에서 살펴보는 침치료 효과(김형준 KIOM) 등의 발표가 이어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