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액셀 좀 밟아본 그녀의 특별한 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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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액셀 좀 밟아본 그녀의 특별한 배송
  • 승인 2022.02.11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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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영화읽기┃특송
감독 : 박대민출연 : 박소담, 송새벽, 김의성, 정현준
감독 : 박대민
출연 : 박소담, 송새벽, 김의성, 정현준

영화에는 알게 모르게 장르의 법칙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영화를 많이 본 관객들이라면 그 법칙이 무엇인지 잘 알 수 있지만 평소 영화를 별달리 신경 쓰지 않고 보는 관객들이라면 나중에 알고 보면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물론 법칙이라는 것이 깨지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조금씩 변화되어야 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미 많은 영화를 통해 너무나 익숙해져 있기에 제대로 변화를 주지 않을 경우 이도저도 못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도 있기에 영화 제작자 입장에서는 매우 조심스러운 부분이기도 하다. 특히 남성과 여성의 역할 변화는 시대에 따른 흐름이기도 하지만 남성 배우들의 전성시대라고 할 수 있는 한국영화계에서 여성 배우를 원톱으로 출연시킨다는 것은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과감한 선택이 될 수도 있다.

우체국 택배에서 받지 않는 모든 것을 가리지 않고 배송하는 특송 전문 회사의 대표 백사장(김의성)과 전문 드라이버 은하(박소담)는 밀항을 하기 위해 평택항으로 가고자 하는 전직 프로야구 선수이자 승부조작 브로커인 두식(연우진)의 의뢰를 받는다. 하지만 장소에 두식은 나타나지 않고 두식의 아들 서원(정현준)만 나타나고 은하는 서원만 태우고 그곳을 떠난다. 그런데 서원은 비자금 300억 원의 보안키를 갖고 있고, 이를 알게 된 비자금의 주인이자 경찰인 경필(송새벽)이 서원과 은하를 추격하게 된다.

<기생충>을 통해 세계적인 입지를 다진 박소담이 같은 영화에 출연했던 정현준과 함께 출연하며 많은 이목을 집중시킨 <특송>에서 신기에 가까울 정도의 운전 실력을 보여주는 드라이버로서 관객들의 호흡을 잠시 멈추게 하는 카체이싱 장면 등을 통해 한국영화에서 보기 힘든 독특한 걸크러쉬 매력을 한껏 선보이고 있다. 거기다가 맨 몸 액션까지 겸비해서 보여주니 한마디로 <특송>은 박소담으로 시작해서 박소담으로 끝나는 영화라고 할 수 있으며 강한 여성 캐릭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다. 또한 최근 활동이 뜸했던 송새벽이 악랄한 형사 역할을 제대로 소화해내면서 영화 속 긴장감을 한껏 끌어올리며 극적인 재미를 주고 있다. 하지만 <특송>은 초반부에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고 했었는지 몰라도 전반적인 힘의 균형이 후반부로 가면서 떨어지면서 색다른 영화의 탄생을 즐기려고 했던 관객들에게 큰 아쉬움을 주고 있다.

또한 ‘이 세상에 새로운 이야기는 없다’라는 말이 있지만 <특송>을 보다보면 <글로리아>나 <레옹>, <베이비 드라이버> 등의 영화가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전 영화들과 비교했을 때 한국영화계에 여성 원톱 영화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이야기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작품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새해 연휴도 끝나면서 본격적으로 임인년 호랑이의 해가 시작되었다. 모두 호랑이의 강한 힘을 받고 올 한 해도 힘차게 질주해 나아가시길 기원한다.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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