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마을경희한의원
사람의 일생과 경락
우리 몸의 복부에는 음경락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따뜻하고 압력이 낮고 습윤한 환경이 조성되는 반면, 우리 몸의 등쪽에는 차갑고 압력이 높으며 건조한 환경이 조성이 되고 있다. 압력이 낮은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에 복부가 말랑말랑하게 되고, 압력이 높은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에 등쪽은 딱딱하게 된다.
사람이 엄마 뱃속에서 태어날 때는, 체온은 따뜻하고 피부는 습윤하며 몸은 말랑말랑하게 태어난다. 그러다 나이가 들고 노인이 되면 체온은 내려가고 피부는 건조해지며 몸은 딱딱해진다. 따뜻한 것은 少陰이라고 하고 말랑말랑한 것은 厥陰이라고 표현했으며 습윤한 것은 太陰이라고 하여 三陰이 되며, 차가운 것은 太陽이라 하고 딱딱한 것은 少陽이라고 하며 건조한 것을 陽明이라 하여 三陽이 된다고 하였다.(素文 五運行大論에 ‘燥勝則地乾, 暑勝則地熱, 風勝則地動, 濕勝則地泥, 寒勝則地裂, 火勝則地固矣’라 하였다.)
그러므로 사람의 일생은 태어날 때는 따뜻하고 말랑말랑하고 습윤한 陰經絡의 기운이 우세한 상태로 태어났다가, 나이가 들어서 노인이 되면 차갑고 딱딱하고 건조한 陽經絡의 기운이 우세해지면서 죽어간다고 볼 수 있다.
노화
나이가 들어서 노인이 되면 차갑고 딱딱하고 건조한 양경락의 기운이 우세해지면서 죽어간다고 하였는데, 양경락의 기운이 우세해진다는 것은 생리적으로 어떠한 변화를 의미할까?
첫째로 나이가 들면 기초대사량이 떨어지고 심박출량도 떨어지게 된다. 생존하는데 필요한 에너지의 최소 수준을 기초대사율이라고 부르고 이 때 필요한 에너지를 기초대사량이라고 부르는데, 기초대사량은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서 점점 감소하게 된다.(그림1)
둘째 성인에서 체액량은 대략 체중의 60%로서 70kg인 사람에서 42L이다. 이 분율은 나이, 성, 비만 정도에 따라 다르다. 나이가 들수록 체중에 대한 수분 분율은 점차 낮아지는데, 신생아에서는 70~75%이었던 수분 분율이 중년 성인에서는 60%로 감소하고 노인이 돼서 75~80세가 되면 50% 정도로까지 감소하게 된다.
셋째 연령이 증가하면 대동맥 경직도가 증가하고 그에 따른 후부하가 증가하게 된다. 대동맥의 경직도는 노인의 고혈압을 유발하는 가장 특징적인 병태생리적 소견이다. 노화에 의한 동맥경직도가 증가하면 노인 고혈압의 가장 뚜렷한 특징인 맥압이 증가된 수축기혈압이 발생한다. 노인들의 피부 역시도 수분과 탄력성을 잃어서 딱딱하게 변해간다.
요컨대 노인이 되면 첫째 기초대사량이 줄어들고 심박출량도 줄어들면서 몸이 차가워지고, 둘째 체내 수분량이 줄어들면서 몸이 건조해진다. 셋째 혈관이 딱딱해지고 피부도 탄력성을 잃게 된다. 태어날 때는 음경락의 기운이 우세했다가 노인이 되면서 양경락의 기운이 우세해지는 모습들이다.
핵심은 역시 열에너지이다
인체에 다양한 노화현상들이 나타나겠지만, 가장 핵심적인 변화는 대사량이 감소하고 그에 따라 열생산량과 심박출량이 감소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열생산량이 줄어들어도 인체는 체온을 어느 정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몇 가지 변화가 생기게 된다. 첫째로 줄어든 열생산량에 맞춰서 체내수분이 적어지게 된다. 인체는 심부체온을 37도 정도로 계속 유지시켜내야 하는데, 열생산량이 적어지게 되면 수분의 양이 적어져야 일정한 체온을 유지시켜낼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는 열손실을 억제하기 위해서 지방이 많아지고 혈관이 딱딱해진다. 특히, 피하조직의 지방은 인체의 열 절연체로서 작용한다. 지방은 다른 조직에 비하여 열전도율이 1/3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중요한 절연체이다. 나이가 들면서 혈관이 딱딱해지고 혈압이 올라가는 것 역시도 열손실을 억제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왜냐하면 한의학이야기 3편에서 소개했듯이 높은 압력은 열손실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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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을 그리는데 도움을 준 군자출판사 김도성 차장님, 유학영 과장님께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 참고문헌 1) 의학계열 교수 32인 공역, Guyton and Hall 의학생리학 12판, 범문에듀케이션, 2017. 2) 대한임상노인의학회 저, 노인의학 개정2판, 닥터스북,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