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혜성 지구 충돌 위기 대책 위원회를 개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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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혜성 지구 충돌 위기 대책 위원회를 개최합니다
  • 승인 2022.01.21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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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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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medi@mjmedi.com


영화읽기┃돈룩업
감독 : 아담 맥케이출연 : 레오나르드 디카프리오, 제니퍼 로렌스, 롭 모건, 메릴 스트립
감독 : 아담 맥케이
출연 : 레오나르드 디카프리오, 제니퍼 로렌스, 롭 모건, 메릴 스트립

얼마 전 2029년에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할 수도 있다는 뉴스를 보았다. 충돌 확률이 2.7%이며, 만약 충돌하게 될 경우 원자폭탄의 10배에 달하는 위력을 나타낸다고 하니 생각만 해도 아찔한 내용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아직 시간이 있는 관계로 그 행성과 지구가 충돌하지 않도록 전 세계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겠지만 이와 비슷한 상황의 내용을 다루고 있는, ‘실화...가 될지도 모를 이야기’라는 카피가 쓰여진 포스터가 인상적인 영화 <돈룩업>을 보고 나니 마치 남의 일 같지 않게 느껴지게 된다.

천문학과 대학원생 케이트 디비아스키(제니퍼 로렌스)와 담당 교수 랜들 민디 박사(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태양계 내의 궤도를 돌고 있는 혜성이 지구와 직접 충돌하는 궤도에 들어섰다는 엄청난 사실을 발견하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러자 두 사람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브리(케이트 블란쳇)와 잭(타일러 페리)이 진행하는 인기 프로그램 ‘더 데일리 립’에 출연하지만 성과가 없다. 또한 대통령 올리언(메릴 스트립)과 그녀의 아들이자 비서실장 제이슨(조나 힐)까지 무관심인 상황에서 혜성 충돌까지 단 6개월 밖에 시간이 남지 않는다.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재난 영화를 봤지만 <돈룩업> 같이 진짜 이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 영화는 처음이었다. 물론 그 이전의 재난영화들이 주로 자연 재해나 대규모의 사고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어찌보면 우리 현실에서 실제 맞닥뜨릴 수 있는 상황들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지만 항상 영웅이 등장하여 극적인 감동을 이끌어내는 영화 속 내용만큼은 꽤나 비현실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아서 감정이입이 쉽게 되지는 않았지만 <돈룩업>은 영웅따위 하나 없는, 그래서 너무나 현실적이고 소름끼칠 정도의 내용을 보여주면서 2시간 19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집중모드로 감상하게 된다. 또한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별반 다를 것 없는 신랄한 현실 풍자로 영화를 보면서 웃기는 하지만 마냥 웃을 수 없는 씁쓸한 뒷맛을 선사하며 블랙 코미디의 진수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레오나르드 디카프리오와 메릴 스트립뿐만 아니라 여러 명의 할리우드 톱 배우들이 출연하고, 아리아나 그란데와 키드 커디의 OST 등으로 관객들의 시청각을 즐겁게 하고 있으며, 서울역 대합실 장면이나 한글 등 우리나라 관련 장면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그리고 엔딩 크레딧 후 쿠키영상이 2개나 있는데 끝까지 풍자의 끈을 보여주고 있으니 놓치지 않고 보길 바라며, 예상치 못한 결말에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지만 그 역시 현실적이라 과연 우리는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한그루의 사과 나무를 심겠다’는 철학자 스피노자의 말처럼 여유있게 지구 종말을 맞이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물론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외치며, 필자 개인적으로 최근 본 영화 중에 가장 재미있었던 <돈룩업>은 넷플릭스를 통해 감상할 수 있으며 요즘 네거티브 공세로 뒤범벅 된 대통령 선거 때문에 화난 관객들이라면 성역 없이 속 시원하게 풍자하고 있는 <돈룩업>을 꼭 감상하길 바란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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