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월비가출탕 – 소염소종 제1선택약!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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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월비가출탕 – 소염소종 제1선택약!②
  • 승인 2021.12.31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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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승원

권승원

mjmedi@mjmedi.com


일본 CPG 속 한방약 엿보기(49)
경희대학교한방병원 순환신경내과 부교수 권승원
권승원
경희대한방병원
순환신경내과
부교수

CPG 속 월비가출탕의 모습은? (표 1 참조)

CPG 속 월비가출탕은 어떤 모습일까? 총 6가지 CPG에 월비가출탕이 등장한다. 대부분 고전의서에서 언급하였던 피수(皮水)에 준하는 임상활용을 담고 있다.

피부과 질환 관련 권고가 일단 눈에 띈다. “만성 가려움 진료가이드라인”에서는 ‘한방약은 만성가려움에 유효한가?’라는 임상질문에 대해 난치 상태로 여겨질 시 한방약 사용을 고려해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제안하면서 월비가출탕을 비롯한 대시호탕가감, 황련해독탕, 사물탕, 보중익기탕, 온청음, 시령탕 등을 활용해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알레르기질환 치료가이드라인 95 개정판”에서는 습진, 피부염군에 월비가출탕을 활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고, 이 외 십미패독탕, 소풍산, 시호청간탕, 당귀음자 등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 아토피피부염에도 월비가출탕 사용이 제안되었는데, 실증 또는 허실중간증인 환자가 안면부가 습윤하면서 급성 악화기일 경우 사용하기 좋다고 언급하였다.

 

비염, 코의 알레르기 징후에 관한 활용도 권고되어 있다. 안면부나 눈 주변의 피수(皮水)에 사용했던 월비가출탕은 현대에 들어 와 비강부 점막의 염증과 부종을 동반한 각종 비염에도 자주 사용되고 있는데, 이 점이 반영되어 “코 알레르기 진료가이드라인-통년성 비염과 꽃가루 알레르기- 2016년판(개정 8판)”에서 각종 비염과 관련된 권고에 월비가출탕을 언급하고 있다. 먼저, 꽃가루 알레르기에 대해서는 다양한 임상근거를 확보한 소청룡탕 사용을 권고하면서, 이 외 월비가출탕을 포함한 영감강미신하인탕, 계마각반탕, 오호탕, 마황부자세신탕이 소청룡탕과 유사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언급했다. 특히, 콧물 위주형에는 소청룡탕, 코막힘 위주형에는 월비가출탕을 활용하여 우수한 결과를 얻은 연구결과도 함께 소개했다. 알레르기 비염에 대해서도 소청룡탕과 함께 사용이 제안되었는데, 급성기 점막에 발적과 충혈이 있을 때는 마황 함량이 더 많은 월비가출탕을 사용하고, 점막이 창백한 경향을 보일 경우에는 소청룡탕을 사용할 것을 추천했다. 알레르기 비염에 대한 권고는 “알레르기 종합 가이드라인 2013”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그 내용은 위와 동일했다.

기타 분야로는 우선 섬유근통 관련 권고를 찾아볼 수 있다. “섬유근통 진료가이드라인 2017”에서는 ‘생약, 한방제제는 섬유근통에 유효한가?’라는 임상질문에 대해 근거가 매우 부족하지만, 치료가 잘 되지 않을 경우 사용해 볼 수 있으며 사용 시에는 반드시 증(證)에 기반하여 처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동시에 그동안 섬유근통 증상을 완화했던 것으로 보고된 각종 한방약을 소개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월비가출탕이 포함된 처방이었다. 의외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림프관기형(림프관종)에 대한 권고도 있는데, “혈관종, 혈관기형, 림프관기형 진료가이드라인 2017”에서는 ‘종격 내 기도협착을 일으키는 림프관기형(림프관종)에 효과적인 치료법은 무엇인가?’라는 임상질문에 대해 증례집적 보고가 있는 치료 중 하나로 한방약인 월비가출탕과 황기건중탕을 언급했다. 주목할만한 것은 월비가출탕과 황기건중탕을 제외한 모든 치료는 외과적 절제, 천자 배액, 경화요법과 같은 외과적 처치였다는 것이다. 내과적 치료로는 유일하게 한방약인 월비가출탕과 황기건중탕이 언급되었다.

 

임상의의 눈

CPG에서 언급되지 않은 임상활용 방법을 한 가지 공유하고 이번 편은 마치고자 한다. 필자는 대학교 한방병원에서 한방내과, 특히 순환신경내과 분야 진료를 담당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뇌혈관질환 이후 재활과정에 놓인 환자 치료를 담당할 일이 많은데, 재활치료 중 각종 관절에 급작스런 통증이 발생했을 때 월비가출탕을 활용하고 있다. 그 이유는 이 칼럼을 제목에서도 이미 언급을 한 것 같은데, 월비가출탕이 바로 ‘소염소종의 제1선택약’이기 때문이다. 편마비를 가지고 있는 뇌혈관질환 환자가 재활치료 도중 어깨, 팔꿈치, 손가락 등 다양한 관절부위의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는 효과적인 진통이 이루어져야만 한다. 가벼운 진통제로도 해결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으나, 오랫동안 재활치료를 진행하던 환자의 경우 이미 1~2가지 정도의 진통제는 복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 때, 마황이 함유된 월비가출탕을 활용해주면 단기간 복용으로도 효과적인 진통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통증이 관절 유래임이 명확해야 하며, 어느 정도 열감과 종창이 동반된 경우여야 효과적이다. 뇌혈관질환 환자가 호소하는 통증이 근육 유래의 통증일 경우, 고민 없이 작약감초탕을 활용하며 이것이 가장 효과적이라 느끼고 있다.

만능 스포츠맨이 통증에 대한 상비약을 추천해달라고 한다면, 필자는 월비가출탕과 작약감초탕을 제일 먼저 추천할 것 같다.

 

참고문헌

1. 일본동양의학회 EBM 위원회 진료가이드라인 태스크포스(CPG-TF). 한방제제 관련 기록이 포함된 진료가이드라인(KCPG) 리포트 2019.

http://www.jsom.or.jp/medical/ebm/cpg/index.html

2. 조기호. 증례와 함께하는 한약처방. 우리의학서적. 서울. 2015. p.304-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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