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칼럼](112) 비교‧비난‧비관 3비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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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칼럼](112) 비교‧비난‧비관 3비에 대하여. 
  • 승인 2021.12.10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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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김영호

doodis@hanmail.net

12년간의 부산한의사회 홍보이사와 8년간의 개원의 생활을 마치고 2년간의 안식년을 가진 후 현재 요양병원에서 근무 겸 요양 중인 글 쓰는 한의사. 최근 기고: 김영호 칼럼


김영호 <br>한의사
김영호
한의사

 ‘생각을 줄이는 삶’을 지향하고 있다. 좋은 생각, 나쁜 생각 구분 없이 noisy한 모든 생각을 줄일수록 삶의 밀도가 높아지는 느낌이 좋아서다. 생각을 줄이려면 생각이 불쑥 튀어나오는 그 순간을 알아채야 한다. ‘쓸데없는 생각들이 튀어나오는 순간, 그래 지금이구나!’ 하고 알아채면 생각과 그 생각으로 인한 감정에 휘둘리지 않게 된다. 쓸데없는 생각들의 출발점, 그곳엔 3가지 ‘비’가 있다.

 우리는 마음속에 있는 것을 마음 밖에서 발견할 때 감동(感動)한다. 마음속에서 희미하게 존재하던 것을 누군가 명확하게 ‘언어’로 표현해주었을 때 안과 밖이 공명(共鳴)하며 감동의 화학반응이 일어난다. 얼마 전 경제 유 튜브 방송을 듣다가 공명이 일어났다. 주식전문가인 출연자가 목사님의 설교시간에 들은 이야기라며 3비 얘기를 꺼냈다. “저는 3비를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 3비라는 녀석은 바로 비교, 비난, 비관입니다.” 

 머리가 맑아지는 순간이었다. 마음 깊은 곳에서 흐릿하지만 분명히 동의하고 있던 내용이 3비로 명쾌하게 정리됐다. 삶의 에너지를 소모시켜 정작 중요한 일에는 집중하지 못하게 하는 쓸데없는 생각이 바로 이 3가지였다. 

 

 첫째, 비교!
 비교하는 마음은 알아채지도 못할 만큼 순간적으로 떠오른다. 비교 후엔 늘 비하가 따라온다. 이 과정이 반복되는 사람이 참 많다. 누구나 부러워하는 위치에 오른 사람들마저 이 과정을 습관적으로 반복한다. 자기보다 더 높은 곳에 있는 극소수의 사람들과 비교하고 비하하며 지금 있는 위치가 얼마나 괜찮은 곳인지 간과한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자존감이 떨어지고 어릴 적 초심과 멀어진다. 어느 새 그 자리마저 누군가에게 빼앗기고 과거의 영광만 그리워하는 신세로 전락한다. 이처럼 습관적인 비교와 비하는 삶의 에너지를 고갈시킨다. 

 둘째, 비난!
 세상은 비난할 것들로 가득하다. 정치, 스포츠, 연예 등 비난하고 싶은 재료가 뉴스라는 이름으로 매일매일 공급된다. 우리가 속한 조직이나 회사에도 비난의 화살이 향하기 쉬운 ‘빌런’이나 ‘악당’이 드물지 않다. 이런 환경 속에서 비난의 욕구를 참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비난의 마음이 샘솟을 때 잠시만 생각해보자. 비난을 통해 일이 개선되거나 사람이 바뀐 적이 있던가? 비밀스럽게 공유하던 비난의 말이 새어 나가 곤란한 적은 없었던가? 비난은 동료들과의 연대감 혹은 기분전환이라는 이득에 비해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가 무한대에 가깝다. 득보다 실이 큰 일에 나의 시간을 허비하는 건 분명한 손해다. 

 셋째, 비관!
 과거의 경험으로 미래를 예단하는 것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습성이다. 인류의 오래된 이 습성이 가진 부작용(반작용이 아닌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부가작용)이 바로 비관이다. ‘지금까지 내 인생이 만족스럽지 못했으니 앞으로도 계속 이럴 것이다’는 믿음이 비관의 핵심이다. 비관적인 우리의 본성에서 벗어나 ‘우주적 현실’을 보자. 오늘은 어제와 완전히 다른 독립적 시간이다. 매일 아침을 독립된 하루로 상큼하고 새롭게 살아가는 사람과 어제의 연속선상으로 질척하게 살아가는 사람 앞에는 분명히 다른 인생이 펼쳐진다. 어제 지독한 불운이 왔더라도 오늘 환상적인 행운이 찾아올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불운했던 과거의 기억이 미래를 왜곡시키도록 가만히 두어서는 안 된다. 매일 아침을 비관적으로 맞이한다는 건 끔찍한 일이니까. 얼마 전 중고서점에서 아무 책이나 뽑아 읽다가 우연히 발견한 문장이 있다. 

 “자신을 망각하는 정도가 클수록 나의 세계는 넓어진다.”-힙펠- 

 깊은 통찰이 느껴지는 문장이다. 과거의 나를 완벽히 잊을수록 더 많은 희망과 기회가 우리 앞에 펼쳐진다는 멋진 문장이다. 비관만큼 인생을 좀먹는 습관도 흔치 않다.

 우리는 우주가 부여한 운(運)과 내가 만들어가는 운(運)의 상호작용 속에 살고 있다. 우주가 부여한 운(運)이 지독하게 나쁜 시기를 지나고 있을 지언 정, 내가 만들어가는 운(運)마저 나쁘게 만들 필요가 있을까? 3비를 경계하는 것은 내가 만들어가는 운(運)을 좋은 흐름으로 바꾸는 분명한 방법이다. 비교, 비난, 비관하지 않는 삶을 꾸준히 살다보면 우주마저 감동하는 순간과 조우(遭遇)하리라 믿는다. 쓸데없는 생각이 문득 떠오르면 멈추어 생각해본다. 

“이 녀석! 3비(비교,비난,비관)인가?”

김영호
12년간의 부산한의사회 홍보이사와 8년간의 개원의 생활을 마치고 2년간의 안식년을 가진 후 현재 요양병원에서 근무 겸 요양 중인 글 쓰는 한의사. 최근 기고: 김영호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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