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소재 면역관문 차단제, 기존 항암제 병용투여 통해 치료율 높이는 연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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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소재 면역관문 차단제, 기존 항암제 병용투여 통해 치료율 높이는 연구할 것”
  • 승인 2021.12.09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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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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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의학연구원 한의기술응용센터 정환석 박사 연구팀.
면역기능 강화해 암 제거하는 기전이기에 한의계에서 다양하게 응용 가능
◇(왼쪽 위 첫 번째부터 시계방향) 최장기, 이위, 김영수, 김애영, 정환석, 이은지.
◇(왼쪽 위 첫 번째부터 시계방향) 최장기, 이위, 김영수, 김애영, 정환석, 이은지.

[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기술응용센터 정환석 박사 연구팀이 최근 오이풀 뿌리 ‘지유’에서 한의기반 면역항암제(면역관문차단제) 후보물질을 추가 발굴하고, 그 효과를 검증했다. 이 연구팀은 지난 6월 한의기반 소재로 안전성이 입증된 항암치료 후보물질 ‘KIOM-ICI-1’(복분자)의 임상 2a상 시험계획 승인도 받았었다. 관련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앞으로 계획에 대해 정환석 박사에게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팀 소개를 해달라.
최장기 책임연구원은 한약학을 전공했으며 나와 함께 임상시험 승인을 위한 과정을 계획했다. 면역관문 차단을 세포에서 손쉽게 탐색할 수 있는 리포터 세포주를 유전자 조합을 통해 만들었다. 여기에는 생물공학을 전공한 김영수 선임연구원도 많은 기여를 했다. 김영수 박사는 면역관문 분자가 유효성분과 어느 정도 결합력으로 결합하는지 실제로 측정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결합 부위를 연구하고 있다. 이은지 박사후연구원은 종양학 연구로 박사를 취득했으며 세포실험, 동물 실험을 수행하고 있고 광역학을 이용한 암 치료 연구에도 참여하고 있다. 
양주혜 기술연구원은 이은지 박사와 함께 세포 및 동물 실험을 수행하며 대전대 동서암센터에서 임상에 사용하는 ‘이뮤노RG3’의 종양면역 효능을 탐색하고 있다. 중약학을 전공한 중국 출신인 이위 선임연구원은 천연물 분리/분석의 전문가로서 유효성분 분석을 위해 연구하고 있다. 김애영 책임연구원은 종양학 전공자로 종양면역 치료제의 기전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오이풀 뿌리 ‘지유’에서 항종양 면역치료 후보물질 찾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지유와 관련한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약 1000 여종의 한약 추출물을 이용해 유효 소재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지유가 우연히 발견된 것이다. 많은 소재를 탐색할수록 더 우수한 효능의 약물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어렵지만 가능한 다양한 소재를 탐색하려 노력하고 있다. 

▶어떤 연구 과정을 거쳤는지 궁금하다.
연구 과정은 처음에는 한약이 면역관문 분자(PD-1과 PD-L1)의 결합을 차단하는지를 탐색한다. 그런 후에 정말 그 한약이 T세포에서 면역관문 차단을 통해 T세포의 활성을 증가시키는지를 확인한다. 마지막으로 인간 면역관문 분자로 치환된 생쥐에서 종양을 유도한 후 면역관문을 차단하는 한약이 정말 종양을 억제하는지 확인하게 된다. 
이는 면역관문이라는 핵심적인 표적을 바탕으로 단백질->세포->동물로 단순한 시스템에서 점차 복잡한 시스템으로 평가하는 방식이다.

▶현재 승인된 면역관문 치료제와 어떤 차별점이 있나. 
현재 승인된 7종의 면역관문 차단제는 모두 항체제제이나 본 연구팀은 한약 소재를 이용한 면역관문 차단제를 개발하고 있다. 
기존의 항체제제는 분자량이 15만에 달하는 큰 물질이며 종양 속 깊숙이 침투가 어려워 치료율이 20% 이내에 그치고 있다. 또한 면역과민 반응과 같은 부작용이 흔한데, 결합력이 크고 반감기가 길어서 부작용 발생 시 관리가 쉽지 않다. 약값 또한 1회 투여 시 200~400만 원에 달하며 1인당 약 1억 원의 비용이 든다고 한다. 건강보험 적용 대상일 경우 약값의 5%만 부담하지만 국가 건강의료보험에서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연구기간은 어느정도 걸렸으며 연구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한국한의학연구원 주요사업으로 2018년부터 과제를 시작했다. 한약을 이용한 면역관문 차단에 관한 연구는 본 연구팀이 세계 최초라서 연구 방법을 새롭게 확립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특히 면역관문 분자가 생쥐와 인간의 단백질 구조가 달라서 인간 면역관문 분자로 치환된 유전자 변형 동물을 구입하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모됐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이 결과적으로는 다른팀과 차별된 연구 기반을 조성해, 좋은 성과로 연결되었다고 생각된다. 

▶지난 6월 한의기반 소재로 안전성이 입증된 항암치료 후보물질 ‘KIOM-ICI-1’(복분자)의 임상 2a상 시험계획 승인도 받았다. 항체치료가 아닌 한약을 기반으로 한 소재에서 면역관문을 차단하는 면역항암 치료 효능을 발견해 임상시험이 승인된 첫 사례였는데 현재 진행상황은 어떤지 궁금하다.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지만 임상시험을 연구원 자체에서 진행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한의학연구원은 기초 연구개발 특화된 전문 연구 집단이지만 임상시험을 직접 수행한 경험이 부족하고 거액의 임상시험비를 마련하기도 힘들다. 현재 제약바이오 기업과 기술이전을 논의 중이며 기업에서 신약으로 탄생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한의계에서 이번 연구 결과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은가. 
현재까지 복분자, 현초, 건칠, 여지초, 인삼, 지유 등 다양한 한의 소재의 종양면역 효능을 보고했다. 이들 한약재는 독성이 크지 않다고 알려진 약물들이며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게 아니라 면역기능을 강화해 암을 제거하는 기전이기 때문에 한의계에서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암치료 후 암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투약할 수도 있을 것이며 암 치료 중 휴지기에도 사용 가능할 것이다. 다만, 항암제를 투약할 때 동시에 투약하는 것은 약물상호작용 등에 대한 연구가 아직 부족하므로 주의가 필요할 것이다. 

▶향후 관심을 두고 있는 연구 계획은 무엇인가. 
세계적으로 항암 효율을 높이기 위해 면역관문 차단제와의 병용 투여에 대한 임상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본 연구팀 또한 한의소재 면역관문 차단제와 기존 항암제와의 병용투여를 통해 치료율을 높이기 위한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현재 본 연구에서 도출된 한의 면역관문 차단제와 기존 항암제와의 병용 투여 시 시너지 효과가 있음을 연구 논문을 통해 보고했지만, 약물 상호 작용 등에 대해 더 많은 연구를 바탕으로 임상시험 승인을 얻어 신약으로 개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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