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방문진료 시범사업…“낮은 수가․높은 환자 본인부담금 조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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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방문진료 시범사업…“낮은 수가․높은 환자 본인부담금 조정해야”
  • 승인 2021.12.10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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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전국 1348개 한의의료기관 참여…일차의료 미비한 한국 의료현실에 취지 공감
까다로운 ‘거동불편자’ 대상 기준 지적…의료인 안전 확보 등 보완 필요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한의 방문진료 시범사업이 시행된 지 약 3개월이 흐른 가운데, 실제로 방문진료 사업에 참여한 한의사들은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낮은 수가와 높은 환자 본인부담금 등에는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8월 3일부터 3년간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의사가 방문진료를 시행하고, 이를 건강보험에 적용하는 ‘일차의료 한의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이 사업은 마비, 근골격계 질환 등으로 인해 거동이 어려운 환자가 시범사업 대상기관에 전화하거나 보호자가 방문신청을 하면, 한의사가 직접 방문하는 방식이다. 수가는 총 9만 3210원으로 현재 전국의 1348개 한의의료기관이 시범사업 대상기관으로 선정됐다.

실제 방문진료 시범사업 기관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의사들은 이 제도의 필요성과 취지에 공감하는 의견을 내비쳤다.

매주 1회 한의원 진료가 끝난 이후 방문진료를 다니고 있다는 A 한의사는 “일차의료 개념이 약하고, 급속도로 고령화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의료현실에서 환자들에게 정말 필요한 제도”라며 “진료가 꼭 필요하지만 몸이 불편해서 의료기관 내원이 어려운 환자들이 많다. 특히, 코로나19 이후로는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우려까지 더해져 내원이 더 어려워지면서 병을 오랫동안 방치하게 되는 경우도 늘었다. 이 사업은 이러한 환자들의 건강에 도움이 많이 되는 제도일 것이다. 실제로 방문진료에 대한 환자들의 호응도 높다”고 평했다.

방문진료를 하고 있는 B 한의사는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제도라고 생각한다. 공보의나 봉사활동에 국한되어 있는 방문진료를 더 활성화해 일차의료의 개념을 강화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시범사업에 신청만 하고 방문진료는 하지 않는 경우도 상당수 있었다.

시범사업에 참여신청을 했지만 방문진료를 한 적이 없다는 C 한의사는 “대상기관으로 신청하던 당시에는 부원장이 있었기 때문에 부원장에게 진료를 맡기고, 방문진료를 나서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부원장이 사직을 하면서 한의원 진료를 혼자 하고 있다보니 방문진료에 나설 여력이 생기질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환자 1명 방문하려면 오가는 시간과 준비시간 등을 합쳐서 이래저래 1~2시간은 걸릴 테니 한의원 진료를 포기하고 방문진료를 하기는 어렵고, 한의원 휴일에 맞춰서 방문진료에 나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역시 방문진료 경험이 없다는 D 한의사는 “방문진료 신청 환자 자체가 많지 않았다. 소수 있기는 했으나 기본적으로 재진환자를 대상으로 하는데다가, 거동불편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대상자 기준 자체가 까다롭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방문진료 시범사업이 더욱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수가와 본인부담금 책정에 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의료진에게 책정되는 수가는 부족한 반면, 환자의 본인부담금은 크다는 것이었다.

B 한의사는 “사실상 진료가 끝난 야간이나 휴일에 방문진료를 하게 되는 것이 현실인데, 현재 수가는 포괄수가라 야간이나 공휴일 수가가 가산되지 않는다. 교통비 역시 별도로 산정되지 않는다. 이 점이 수가가 낮다고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D 한의사는 “실제 방문진료는 의료보조나 안전 등의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하면 최소 2인은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에 비해 현재 수가 약 9만원은 부족한 액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A 한의사는 “현재 시범사업 대상환자들의 본인부담금은 수가의 30%인 약 28000원이다. 차상위계층일 경우 부담금이 더 줄어들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환자의 본인부담금이 너무 크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낯선 타인의 집의 방문하는 만큼, 의료인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도 확보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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