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 988> - 『醫學要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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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 988> - 『醫學要法』 
  • 승인 2021.11.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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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안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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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동의보감사업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의보감사업단에서는 동의보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최근기고: 고의서산책


전통의학의 변화상, 맥법과 체질

근래 입수한 고본 필사자료 한편을 소개해 보기로 한다. 편저자는 분명하게 밝혀져 있지 않으나 깨끗한 한지를 장만하여 묵서로 정갈하게 적어내린 품이 여간 공을 들인 것이 아닌 듯하다. 표지에 제첨은 미처 쓰지 못한 것 같고 본문을 펼치자마자 첫머리에 ‘醫學要法’이란 소제목이 보이기에 우선 임시로 이 제목을 따라 서명을 가정하였다.

 ◇ 『의학요법』
 ◇ 『의학요법』

  제하에 곧바로 아래와 같은 명령체의 정의가 내려져 있다. “醫者는 理也라 左記法論은 大綱大法이오니 必得習誦하라.” 이어서 의학의 연원을 다음과 같이 3대분한 다음 각 항목 아래 주해를 달아 도해식으로 표시해 놓았다. ‘炎帝神農氏의 藥理 - 本草綱目을 世傳, 黃帝軒轅氏의 病理 - 음양오행상생상극, 岐伯師의 針法 - 경락혈도와 장부음양도수’ 이어 3가지 항목을 아울러 ‘此을 三世라 稱함’이라고 하였다.

  다른 무엇보다도 기본적으로 의학의 연원과 계통을 숙지해야만 한다고 여긴 것 같다. 다음으로 臟腑分別항에서는 오장과 육부로 인체 각 장기를 나누고 태소음양을 분별하여 배속해 놓았는데, 12경락의 배치에 따라 오장조에 胞(手厥陰/心主)가 들어가 있고 육부조 焦(手少陽)에 命門과 三焦가 같이 배속된 것이 다소 이색적이라 할 수 있다.

  그 다음으로 病者觀察法이 등장하는데, 이편에는 관형찰색, 四柱評論, 四象論, 장부총론, 體質如何, 脈度考察, 음양분별, 기혈분별, 표리분별, 허실분별, 생사분별, 유무성쇠분별 등이 들어있는데, 이 가운데 사주평론과 사상론, 체질여하 등 예전에는 보기 힘든 항목이 추가되어 있어 흥미롭다. 이로보아, 작성시기가 대한제국 시대 이전으로 소급되진 않을 것으로 보이며, 대략 광복 전후시기로 추정할 수 있다.

  또 내용상 특점으로 脈法항에 손수 양손의 진맥처를 그려 넣고 부위를 표시해 도해화한 것을 들 수 있다. 좌우수를 나누어 그리고 손목의 촌관척 부위별로 배속된 장기를 일일이 표기해 두었다. 이를 다시 아랫단에서 상중하로 나누어 각각 오장육부를 배속하여 도열한 다음 그 아래 각각 오행속성을 표시해 두었다. 그런데 맥법에서 촌관척의 진맥부위를 상맥, 중맥, 하맥으로 구분하여 표기한 점이 이채롭다.

  이후로 이어지는 각 맥법조문에서 손가락을 대어 눌렀을 때 느껴지는 감각을 최대한 자세히 표현하려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며, 유사한 맥상과의 비교를 통해 유사 맥상의 분별을 위해 노력을 기울였음을 알 수 있다. 아울러 각 맥상이 표현하는 인체 내 생리현상과 병리적인 반응을 맥상의 변화로 연계하여 설명하고자 애쓴 점이 돋보인다.

  또한 각 맥상에 해당하는 각종 병증을 일일이 열거해 놓았다. 예를 들어보자면, 부맥의 경우에는, 風痱, 喘漱, 痞滿, 煩暝, 뉵혈, 풍수, 피수, 소탄, 변혈, 설사, 농혈 등의 질병증상에 나타난다고 하였다. 그런데, 이것은 잡증에서 나타나는 부맥이라는 설명이 달려있어, 이밖에도 상한이나 내상의 경우에는 서로 다를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상 맥법조에는 부침지삭결실장단, 활긴촉동완현대질, 홍허산규미약제유, 복뢰청탁대소색혁 등의 맥으로 32종으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이어 맥법문답론이 실려 있는데, 張氏傷寒纘論이라고 출전이 밝혀져 있다. 문답은 말 그대로 ‘問曰~/答曰(혹은 師曰)~’로 나뉘어 기재해 놓았는데, 조항은 그리 많지 않으나 해설은 매우 상세하다.

  또 오장육부연락법은 오장육부와 각종 생리현상을 연계하여 이해하고자 기술한 것으로 대개 문장에 담긴 내용은 기존의 오장육부설과 양의학적인 생리병리 현상이나 기능을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해설한 것으로 일제강점기 이후 유행한 동서의학적인 해설 내용이 위주이다.

  四象人形法은 매우 소략하고 단순비교 차원인데, 기질적 차이와 장부대소, 성품을 논하고 있을 뿐이다. 이어 장부총론법은 오운육기별로 품부를 나누어 해설한 것이고 症論이후로는 경험방을 수록하였다.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

 

안상우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동의보감사업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의보감사업단에서는 동의보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최근기고: 고의서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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