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그래도 괜찮아, 가족이니까
상태바
[영화읽기] 그래도 괜찮아, 가족이니까
  • 승인 2021.11.19 07: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황보성진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영화읽기┃아담스 패밀리 2
감독 : 그렉 티어난, 콘래드 버논목소리 출연 : 오스카 아이삭, 샤를리즈 테론, 클로이 모레츠
감독 : 그렉 티어난, 콘래드 버논
목소리 출연 : 오스카 아이삭, 샤를리즈 테론, 클로이 모레츠

누구나 한 번 쯤 질풍노도의 시기, 즉 요즘에는 ‘중2병’으로 통칭 되곤 하는 사춘기 시절에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해 봤을 것이다. 필자 역시 가족들과 별로 닮지 않은 외모로 인해 어릴 때부터 삼촌의 농담을 진담으로 받아들이며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출생의 비밀 같은 별 쓸데없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는데 만약 지금 주위에 그 나이대에 속하는 가족들이 있다면 가장 예민한 시기인 만큼 여러모로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평범함과는 거리가 먼 아담스 패밀리의 아이들이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아빠 고메즈(오스카 아이삭)와 엄마 모티시아(샤를리즈 테론)는 가족들의 화합을 위해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그랜드 캐니언까지 미국을 가로지르는 가족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태생부터 남달랐던 웬즈데이(클로이 모레츠)의 놀라운 비밀이 밝혀지고 때마침 친자확인을 위해 변호사가 찾아오게 된다. 이를 알아 챈 웬즈데이는 친부모라는 사람을 찾아가게 된다.

1930년 대 미국의 만화가인 찰스 아담스가 ‘뉴요커’에 그린 신문 만화로 시작한 <아담스 패밀리>는 이후 ABC 방송국에서 코미디 드라마로 제작되었고, 1991년에는 동명의 작품으로 영화화되었다. 그리고 2019년 <슈렉>의 제작진에 의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이번에 2편이 개봉하게 되었다. 공포영화에나 등장할 법한 비주얼의 캐릭터들이지만 <아담스 패밀리> 시리즈는 전혀 공포스럽지 않고 오히려 코믹한 캐릭터로써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전하고 있다. 1편에서는 웬즈데이가 중학교 생활을 시작하며 아담스 패밀리와 마을 사람들의 트러블이 시작되면서 이웃들과 관계를 맺었다면 2편에서는 사춘기가 정점에 다다른 웬즈데이와 다시 가까워지기 위해 아담스 패밀리가 캠핑카를 타고 미국 전역으로 가족 여행을 떠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로인해 비록 애니메이션이지만 간접적으로 미국의 명소를 함께 관람하는 경험을 하게 되는 깨알 재미까지 선사하고 있다.

그러나 <아담스 패밀리 2>는 전하고자 하는 주제가 명확한 반면 내용이 너무나 단순하고 허술하여 큰 기대를 갖고 보기에는 여러모로 아쉬운 부분이 많이 있을 것이다. 특히 웬즈데이가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이를 악용한 빌런의 등장으로 인해 갈등이 최고조로 올라가야 하지만 전반적으로 밋밋하며, 이를 해결하는 방식도 너무나 많이 봐 온 진부한 내용이기에 신선함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온 가족이 함께 보는 영화이기에 너무 복잡한 내용을 지양하지만 독특한 캐릭터의 활용한 부분에서는 좀 더 신선한 아이디어가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클로이 모레츠와 샤를리즈 테론 등 캐릭터에 딱 맞는 유명 배우들의 더빙이 돋보이며, 더불어 사촌 잇 역을 맡은 래퍼 스눕 독은 1편에 이어 목소리 연기와 OST에도 참여해 또 다시 신 스틸러 다운 면모를 선보인다. 이번에는 특히 아담스 패밀리가 집을 비운 사이 할머니가 개최한 파티에 깜짝 방문해 스페셜한 공연을 펼치기도 하니 놓치지 말고 보길 바란다. 사춘기에 접어든 자녀들이 있는 가족들이라면 온 가족이 함께 즐기기에 좋은 작품이며,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사춘기의 자녀를 다독여 줄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면 좋을 것 같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