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우주를 누비는 태초의 히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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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우주를 누비는 태초의 히어로
  • 승인 2021.11.12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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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영화읽기┃이터널스
감독 : 클로이 자오출연 : 젬마 찬, 리차드 매든, 안젤리나 졸리, 마동석, 셀마 헤이엑, 쿠마일 난지아니
감독 : 클로이 자오
출연 : 젬마 찬, 리차드 매든, 안젤리나 졸리, 마동석, 셀마 헤이엑, 쿠마일 난지아니

11월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을 알리는 위드코로나가 시행되었다. 물론 아직도 확진자의 수가 줄지 않고, 마스크를 계속 써야 하는 상황이지만 제한되었던 우리네 일상 속 숨통이 조금이나마 트이면서 예전처럼 다양한 활동을 재개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특히 관객 감소로 인해 개봉을 연기하거나 OTT로 직행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던 영화계 입장에서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를 환영하듯 블록버스터인 마블 스튜디오의 <이터널스>가 개봉을 하며 오랜만에 많은 관객들이 영화관을 찾고 있다.

데비안츠라는 이름의 괴생명체를 말살하기 위해 셀레스티얼 아리솀의 오더를 받고 이터널스 들은 7천 년 전에 지구로 파견된다. 이터널스들은 인류를 잡아먹는 데비안츠로부터 지구인들을 구하는 역할이지만 역사를 바꿀만한 인간들의 전쟁이나 분쟁엔 일절 관여하지 않기로 한다. 그로부터 시간이 흐른 현재 이터널스 멤버들은 세계 곳곳에 숨어 지내며 인간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데 어느 날 세르시(젬마 찬)는 큰 지진과 함께 데비안츠의 공격을 받게 되고, 스프라이트(리아 맥휴)와 함께 대항하지만 역부족임을 깨닫게 된다. 이 때 옛 연인이었던 이카리스(리차드 매든)가 나타나 그들을 구해주고, 이들은 팀의 리더 에이잭(셀마 헤이엑)을 찾아가지만 그녀는 죽어있었다. 세르시는 셀레스티얼과 소통할 수 있는 구슬을 얻게 되면서 새로운 리더가 되어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이터널스들을 다시 모으게 된다.

마동석이 길가메시 역을 맡아 출연한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많은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 시킨 <이터널스>는 <어벤져스> 시리즈가 끝이 난 후에 시작된 새로운 시리즈이자 <노매드랜드>로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연출상을 수상한 클로이 자오 감독이 연출한다는 점으로 인해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리고 <이터널스>는 7천년에 걸쳐 살아온 태초의 히어로들을 주인공으로 삼아 우주와 지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거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이를 완벽하게 보여주기 위해 합성이 아닌 로케이션 촬영을 비롯하여 세트와 의상 등을 세밀하게 제작하면서 영화적 완성도를 높이고 있으며, 마블 특유의 깨알 유머도 곳곳에 배치되어 있어 관객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그러나 평소 마블 영화와의 친밀도가 낮아 그 안에 내포 된 세계관을 잘 이해하지 못하거나 기존 마블 영화들처럼 엄청난 무언가가 있을 거라 기대하고 영화를 본다면 아쉬움이 상당히 클 수도 있다. 물론 <이터널스>가 시리즈의 첫 작품이기에 캐릭터와 배경 설명을 위해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그 결과 정작 관객들이 원하는 액션 장면보다 과거와 현재의 시간을 혼재 시켜 놓은 서사가 더 길어지면서 어느 순간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으며, 다양한 인종과 성소수자 등 10명이나 되는 캐릭터들을 일일이 설명하다보니 영화에 집중하지 않을 경우 산만함을 느낄 수도 있다. 특히 많은 기대를 가졌던 마동석의 출연 분량이 생각보다 짧아 더 큰 아쉬움이 남는데 혹시 후속편에서 그가 다시 부활하지 않을까하는 궁금증이 생기기도 한다. 엔딩 크레딧 전후로 후속편을 예고하는 쿠키영상이 2편 등장하니 영화 끝까지 감상하길 바라며, 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인해 그동안 비어있던 영화관으로 많은 관객들의 발길이 모이면서 영화 산업이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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