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 진료비도 ‘페이’로 결제한다면?…“카드보다 높은 수수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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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원 진료비도 ‘페이’로 결제한다면?…“카드보다 높은 수수료 우려”
  • 승인 2021.10.28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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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개원의, “단 0.1%라도 자영업자에겐 커”, “젊은 환자 많은 한의원 부담 예상”

여전법 규제 받는 카드사와 달리 네이버‧카카오페이 관련 조항 無…정부 규제 필요 지적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로 대표되는 핀테크 서비스 사용자가 증가하면서 수수료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이에 한의계 개원의들은 이러한 ‘페이 결제’가 한의원을 비롯한 의료기관에서도 보편화될 경우 수수료 부담이 클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금융당국의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지난 6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카드사에 비해 수수료율이 높은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로 인한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 문제를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의 결제수수료율은 카드사의 가맹수수료율보다 1%p이상 높다. 지난 8월 말 기준, 카드사의 우대가맹점 기준인 ‘연매출 30억 원 이하’의 가맹점 수수료는 0.8~1.6% 범위인데 비해 빅테크의 결제수수료는 2.0%~3.08% 범위였다고 한다. 특히, 연매출이 3억 원 이하인 영세소상공인에 적용되는 수수료가 신용카드는 0.8%인데 비해, 네이버페이 주문형 결제수수료는 2.2%로 약 3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네이버 파이낸셜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단순 결제만 하는 가맹의 경우, 수수료율은 1.1~2.5% 수준이다. 신용카드사에 제공하는 수수료를 제외하면 네이버페이가 실질적으로 얻는 수수료율은 0.2~0.3%에 불과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러한 페이 결제 서비스의 수수료 문제로 가장 큰 피해를 주장하는 것은 자영업자들이다. 이에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를 통한 결제가 의료기관에서도 보편화될 경우, 한의원 등을 운영하는 개원가에서도 부담이 클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A 한의원 원장은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이고, 카드사에서도 연계상품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추세라면 한의원에서도 페이 결제 방식이 보편화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의원도 결국 단순하게 생각하면 자영업자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수수료 부담이 없다고 보기는 힘들 것이다. 단 0.1% 차이라도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크게 다가오기 마련”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B 한의원 원장은 “주요 환자 연령층에 따라 체감하는 분위기가 다를 것 같다”는 의견을 내세웠다. 그는 “예를 들어 고령층의 경우 아직까지도 현금 결제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고,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층은 핀테크 활용이 익숙할 것이다. 만약 젊은 연령이 주로 방문하는 한의원이라면 페이 결제가 많이 이뤄져서 수수료 부담이 카드나 현금보다 높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결제방식이 다양화되는 변화는 소비자입장에서는 편리하겠지만 수수료를 부담하는 입장에서는 충분히 걱정되는 요소”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페이 결제가 보편화되지 않아 예측이 어렵지만 적정선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C 한의원 원장은 “아직 실제로 경험해보지 못한 문제라 수수료가 경영에 얼마나 압박이 될 지 예측이 잘 안 된다”며 “우리도 ‘제로페이’를 사용할 수 있기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이를 활용하는 환자가 많지 않다. 페이 결제 방식이 얼마나 보편화될지에 따라 달라질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가맹점에게 과도한 부담이 되지 않도록 어느 정도 금융당국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카드 수수료율은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지난 2012년 이후 3년마다 다시 산정되고 있고, 금융위원회는 올해 카드 수수료를 추가 인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빅테크 영업 행위와 관련된 전자금융거래법에는 관련 조항이 없어 사실상 규제가 없는 사항이다.

올해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고승범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신용카드의 수수료체계와 달리 간편결제는 PG수수료가 들어가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어렵다”면서도 “금감원에서 간편결제 수수료와 관련해 PG수수료 실태를 점검하고, 결과를 보고받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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