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김홍균의 도서비평] 나무와 친근해지는 첫걸음, 이름으로 만나는 나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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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김홍균의 도서비평] 나무와 친근해지는 첫걸음, 이름으로 만나는 나무 세상
  • 승인 2021.10.22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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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균

김홍균

naiching@naver.com

대구한의과대학에서 학부과정을 졸업하고,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에서 석˙박사과정을 마쳤다. 현재는 내경한의원장과 한국전통의학史연구소장 및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외래교수로 있으며, 의사학전공으로 논문은 '의림촬요의 의사학적 연구' 외에 다수가 있다. 최근기고: 도서비평


도서비평┃우리 나무 이름 사전

‘본초(本草)’라는 문자가 처음으로 문헌에 기재된 것은 반고(班固:32∼92)의 저서인 『한서(漢書)』에서 ‘본초석지한온(本草石之寒溫)’이라 한 것이 곧 본초 명칭의 기원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그러나 진한(秦漢) 시대에 작성되었다고 보는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은 한약의 성질을 규정하고 그것이 약물로써 의료현장을 지키는 데 이바지하기 시작하였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이후 수많은 본초서들이 간행되면서 수정되고 보완되어 오늘에 이르기까지 의학발전에 커다란 족적을 남기면서 한의학은 질병 퇴치와 인류의 건강 유지와 개선에 최선을 다해왔다고 자부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가운데 초근목피(草根木皮)는 본초 약물의 근간이 되면서,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인류의 보편적인 삶의 질을 향상시킴과 동시에 한의학의 성장을 도모해 왔다.

박상진 지음, 눌와 출간.

본초 약물의 구성에 가장 많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풀과 나무인데, 이 책은 그 가운데 나무에 관한 얘기를 다루고 있다. 우리가 처방을 구성할 때, 간혹 이 약물은 어떻게 이런 성질을 갖게 되었는지 궁금해질 때가 있다. 하지만 그 약물의 성질을 이해하자면 그것이 자라는 환경이 어떠한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건조한 곳에서 자라는 것과 습지에서 자라는 것들이 다른 성질을 나타내고, 햇볕을 많이 받는 것과 덜 받는 정도에 따라 약물의 성질이 달라지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에 있어서 이런 약물들이 자라는 환경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임상에서 대하는 약물과 그것이 자라나는 환경은 임상과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우리는 식물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 책은 이러한 우리의 사고체계에 보다 접근성 있는 지식을 보태준다. 같은 산에서 자라는 것도 아랫동네에서 자라는 것과 정상에서 자라는 것이 다른 것은 조금만 다녀봐도 알 수 있고, 좀 더 따뜻한 곳에서 자라는 것과 좀 더 추운 곳에서 자라는 것이 모양새도 다르고 향기도 다르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래서 같은 약물임에도 다르게 생긴 것이 있는가 하면, 비슷하게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약물임을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지 않으면 알기가 어렵다. 계절이 조금만 달라져도 피고 지는 꽃과 잎과 줄기가 달라 본초 답사를 위한 여행을 자주 다녀 본다 하더라도 본초 지식을 얻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우리 곁에서 우리 나무들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며 지식정보에 더 다가갈 수 있는 역할을 한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식물에 대한 이해는 될지언정 직접적인 본초 지식을 얻기란 어려운 면이 공존하고, 더불어 나무들 하나하나에 대한 사진이나 그림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물론 인터넷 지식을 응용하면 좀 더 나은 접근이 될 수는 있겠다. 바로 그러기 때문에 전문가의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각 대학의 본초 전공자들이 좀 더 발로 뛰는 실제적인 노력이 된다면 우리 약재로 우리 한의학의 발전에 더욱 기여할 수 있는 본초서를 개발할 수 있지 않을까? 기원식물에 대한 이해와 성분분석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겠지만, 우리 산지에서 자라나는 식물에 대한 이해가 된다면, 우리 약재를 보다 확충할 수 있는 기회를 얻지 않을까 싶다. 향약(鄕藥) 개발을 위해 노력했던 조상의 슬기를 오늘에 되살려 볼 때다.

 

김홍균 金洪均 / 서울시 광진구 한국전통의학史연구소장

김홍균
대구한의과대학에서 학부과정을 졸업하고,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에서 석˙박사과정을 마쳤다. 현재는 내경한의원장과 한국전통의학史연구소장 및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외래교수로 있으며, 의사학전공으로 논문은 '의림촬요의 의사학적 연구' 외에 다수가 있다. 최근기고: 도서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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