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이상 임상경험, 후학들에게 물려 주고 싶어 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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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이상 임상경험, 후학들에게 물려 주고 싶어 집필”
  • 승인 2021.10.21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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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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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겸재 험방 실험방’ 집필한 정동주 전 대전한의대 교수.

2000페이지 분량에 6000방 가량 처방 수록…좋은 처방 사라져서는 안 돼

[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겸재학회의 창시자인 정동주 전 대전한의대 교수가 최근 ‘겸재 험방 실험방’을 출간했다. 책에는 그가 동의보감, 방약합편 뿐 아니라 많은 한의사들의 비방도 써보고 가감을 해본 경험을 담은 처방을 2500페이지 분량으로 담았다고 한다. 겸재학회는 정 교수에게 직접 사사 받은 제자들로 구성돼 있으며 현재 120여명이 회원들이 활동 중이다. 50년 이상 쌓아온 임상 경험을 후학들에게 물려주자는 의미에서 책을 집필했다는 그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최근 ‘겸재 험방 실험방’을 출간했다. 어떤 책인지 소개를 부탁한다.

우리보다 선배들이 경험한 처방인 ‘험방’을 내가 직접 써보고 다른 선배나 후배들이 써보고 좋다고 한 것을 모아서 책을 만들었다. 그래서 험방 실험방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주변에서는 후학들을 위해 썼다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제자들이 많이 봐줬다. 책은 2500페이지 정도 분량에 6000방 가량의 처방이 수록돼 있다.

 

▶준비 기간은 어느 정도 걸렸고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

5년 전부터 책을 쓰기 시작했다. 그런데 집필 도중에 병이와서 시간이 오래걸렸다. 지금은 완치됐는데 후유증에 시달린다. 합기도 체육관을 운영할 정도로 합기도도 오래 했고 축구도 20년 이상 했었다. 동작이 빠르고 건강했는데 지금은 말초신경에 이상이 생겨 동작이 느리고 감각이 둔해졌다. 그래서 예상보다 책이 늦게 출간됐다.

 

▶현재 대전시한의사회 주최로 임상특강을 하고 있다. 어떤 내용인가.

이번에 나온 책을 중심으로 강의를 하고 있다. 병의 증상을 골고루 다 넣었으니 내용이 방대하다. 이와 관련한 강의 요청이 와서 진행하고 있다. 책에 좋은 처방들이 많다. 이런 것들이 사라지면 안되니 흔적이라도 남겨야겠다는 생각에 강의를 수락했다. 강의는 10회 정도 진행될 예정이다.

 

▶50년 이상 환자를 진료 해왔다. 환자를 볼 때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진단이다. 한의사들에게 기계가 생소했던 시절 나는 양도락, 소변검사기, 물리치료기 등 기기를 갖추고 있었다. 진단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약을 처방할 때도 진단이 필요하다. 그래서 맥이 중요하다. 사진법에도 맨 나중에 맥이 있을 만큼 맥이 쉽지 않다. 오랜 경험을 해야 나오는 것이다. 맥이라는 것은 나 혼자만의 감각이라서 남은 모른다. 제자들에게도 밥을 사주면서 맥이 중요하다는 걸 가르쳤다. 그래서 제자들이 내 호인 ‘겸재’라는 글자를 따서 학회를 만들었다. 지금도 1년에 두 번, 내 생일과 스승의날에 제자들이 모여서 행사를 하는데 현재는 코로나 때문에 2년째 못하고 있다.

그다음에 신경쓰는 부분이 처방이다. 같은 증상이라도 처방이 한 두 개가 아니다. 처방을 쓰다가 그것이 좋으면 자기 것이 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나에게 비방이라고 알려주면 열심히 써보고 내 것으로 만들었다.

 

▶대학 등에서도 강의를 많이 했다. 제자들에게 가장 강조한 것은 무엇인가.

기초가 튼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초 없이는 안된다. 기초를 다지고 배우면 배운 것을 내 것으로 만들고 실천에 옮기라고 한다. 돈을 많이 벌었으면 사회에 환원시키라고도 했다.

 

▶후배 한의사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말해달라.

선친께서 “모르는게 있다면 책 속에서 답을 찾아라”는 말씀을 하셨었다.

학생 때는 그 말의 뜻을 몰랐다. 사회 나와서 공부하다 보니 정말로 모르는 건 책 속에 다 있었다. 학교에서 강의할 때도 학생들에게 “이 책 있냐”고 물어보고 없다고 하면 개인 돈으로 사주기도 했었다.

책에는 수백가지 처방이 있고 이를 경험해서 쓰게 되면 평생 사용할 수 있다. 모르는 게 있으면 선후배들에게 묻고 정답을 책에서 찾으라고 강조했다.

인터넷에 있는 것은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지 내 것을 만드는 게 아니다. 알맹이는 책 속에 있다. 의학입문 서문을 보면 팔이 세 번 부러질 정도로 노력하라고 한다. 의사가 되려면 그 정도 노력은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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