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락은 어떻게 생겼을까?-두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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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락은 어떻게 생겼을까?-두 번째 이야기-
  • 승인 2021.10.21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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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우

이준우

mjmedi@mjmedi.com


현대적 언어로 풀어쓴 한의학 이야기(18)
이준우 탑마을경희한의원
이준우
탑마을경희한의원

내부와 표면

앞서 경락을 설명할 때 음경락은 인체의 전면에서 상승한다고 하였고, 양경락은 인체의 후면에서 하강한다고 하였다. 그런데 실제 경락의 그림을 보면 양경락은 인체의 전면에도 그려져 있다. 왜 음경락은 인체의 후면으로 지나가지 않는데, 양경락은 인체의 전면으로도 지나갈까?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은 양경락이 인체를 감싸고 있는 듯이 흐른다는 점에서 찾아볼 수 있다. 즉 양경락은 인체의 표면으로 흐르면서 인체를 감싸고 있기 때문에 전면으로도 흐른다는 것이다.

인체의 심부에 있는 내장기관이나 근육에서 열생산이 이루어지는 반면, 이 열은 혈액으로 전달되어 피부를 통해서 방출된다. 인체를 내부와 표면이라는 큰 경계로 나눈다면 내부에서는 열생산이 이루어지고 표면에서는 열손실이 이루어진다. 인체의 표면은 외부와 맞닿아있기 때문에 열이 방출되면서 냉각되기 쉬울 수밖에 없다. 한편 인체는 외부공기가 차가우면 발한을 최대한 억제하고 외부공기가 더우면 발한을 활발하게 해서 심부 체온이 일정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게 조절해나간다.

앞서 인체의 전면에 위치한 간과 심장에서는 에너지를 생산하는 역할을 하고 인체의 후면에 위치한 폐와 콩팥에서는 냉각기능에 관여한다고 하였는데, 이 중에서 간과 심장 그리고 콩팥은 상대적으로 인체의 내부에 위치해 있다면 폐와 피부는 표면에 노출되면서 냉각기능에 관여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인체의 표면은 내부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차가워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하강기류가 생길 수 있을 것이다. 인체의 전면에는 기본적으로 상승기류가 이루어지지만 가장 바깥에 있는 표면은 차가워지면서 하강기류가 생기기 때문에 인체의 전면에는 음경락과 함께 양경락이 흐르게 된다고 할 수 있다. 이 상황들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이 정리해볼 수 있을 것이다(그림 1).

 

◯ 첫째 인체 전면에 위치한 간과 심장은 열생산에 관여하고 인체 후면에 위치한 폐와 콩팥은 냉각기능과 관여한다. 그래서 음경락은 인체의 전면으로 지나가고 양경락은 인체의 후면으로 지나간다.

◯ 둘째 인체의 심부에서는 열생산이 이루어지고 인체의 표면에서는 열이 방출되면서 차가워진다. 차가워진 표면으로 인해 양경락은 인체를 감싸면서 흐르게 되고, 그래서 인체의 전면으로는 음경락과 양경락이 함께 흐르게 된다.

 

껍질과 양경락

식물이든 동물이든 속에 비해서 껍질은 딱딱하고 건조하고 차갑다. 껍질이 딱딱한 이유는 첫째 가장 바깥에 있기 때문에 영양분이 그만큼 도달하기 힘들기 때문일 것이고, 둘째 외부와 맞닿아있어서 온도와 수분을 쉽게 빼앗기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딱딱해진 껍질은 반대로 내부에 있는 온기와 수분과 말랑말랑함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귤을 예로 들어보자면, 귤껍질을 깐 후 반쯤 먹고 일부를 남겨 놓으면 수분이 날라 가면서 점점 딱딱해질 것이다.

양서류와 파충류의 피부를 비교해보면, 양서류는 물과 땅을 오가면서 생활하기 때문에 공기와 수분이 잘 통과하도록 피부가 얇고 매끈하고 촉촉한 반면, 파충류는 땅 위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피부가 두껍고 수분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비늘로 덮여 있다. 즉 동물이 물을 떠나서 살 수 있게 된 조건 중의 하나가 수분이 빠져나가는 것을 최대한 막을 수 있게 되면서 가능해진 것이다.

다시 정리를 해보자면 생명체의 껍질은 내부에 비해서 딱딱하고 차갑고 건조하다. 그런데 딱딱하고 차갑고 건조한 껍질이 내부의 따뜻하고 습하고 말랑말랑한 상태를 보존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앞서 육기를 설명하면서 차가운 것은 太陽에 해당하고 딱딱한 것은 少陽 그리고 건조한 것은 陽明에 해당한다고 하였으며, 따뜻한 것은 少陰에 해당하며 말랑말랑한 것은 厥陰 그리고 습한 것은 太陰에 해당한다고 설명하였다. 즉 생명체를 껍질과 내부로만 나눈다면 껍질에는 三陽의 기운이 흐르고 내부에는 三陰의 기운이 흐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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