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집값 대신 귀신이라도 잡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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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집값 대신 귀신이라도 잡자
  • 승인 2021.10.01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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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영화읽기┃쇼미더고스트
감독 : 김은경출연 : 한승연, 김현목, 홍승범
감독 : 김은경
출연 : 한승연, 김현목, 홍승범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책이 출간 되면서 하나의 문구처럼 많은 곳에 회자되었다. 사실 청춘의 시절을 겪어본 사람들이라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말이지만 지금 현재 그 시기를 보내고 있는 당사자들의 입장에서는 전혀 공감이 되지 못하는 말 중에 하나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진정한 성인으로 사회에 발을 내딛었지만 기대와 달리 자신을 기다리는 것이 희망보다는 절망이 더 큰 사회라는 것을 깨닫게 되고, 코로나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자신의 힘으로는 넘을 수 없는 벽들이 둘러싸여 있음을 알기에 일찌감치 모든 것을 포기한 청춘들이 있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많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러다보니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말이 그들의 위로하기 보다는 꼰대 같은 기성세대들의 이야기로 치부해 버리는 것 같아 이미 그 시기를 경험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매우 씁쓸하게 느껴진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마련한 돈으로 드림 하우스에 입성한 20년 절친 예지(한승연)와 호두(김현목). 완벽한 줄 알았던 집에 귀신이 들자, 돈도 갈 곳도 없는 둘은 귀신을 내쫓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귀신보다 무서운 서울 물가 때문에 지쳐버린 두 사람은 값비싼 전문 퇴마사 대신 특별할인 이벤트 중인 꽃도령 퇴마사 기두(홍승범)와 셀프 퇴마에 나서게 된다.

직장과 집, 결혼 등 사회 초년생들이 맞닥뜨리는 현실은 귀신보다 더 무섭기에 영화 속 주인공들은 집을 포기하지 않고 귀신과 맞서기 위해 셀프 퇴마를 한다는 웃픈 설정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의 현실을 날카롭고 위트 있게 짚어내며 이 영화만이 가지고 있는 특장점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공포영화 장르의 법칙을 따라가고 있지만 적절한 코미디 장면이 어우러지면서 소스라치게 무섭기 보다는 귀여운 해프닝 정도로 느껴지면서 끝까지 즐겁게 하고 있다. 거기에 <쇼미더고스트>는 단순히 귀신이 등장하는 영화로만 그치지 않고 사회적 문제까지 곁들이면서 작지만 의미있는 영화적 반전을 선보이고 있다. 결과적으로 사회의 벽에 부딪힌 젊은 청춘들이 좌절하지 않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면서 한층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통해 현재 같은 처지에 놓인 청춘들에게 힘이 되는 희망을 전하고 있다는 면에서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물론 독립영화이기에 일반적인 상업영화와 여러모로 스케일면에서 차이가 있어 관객들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있을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연출자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함께 신인 배우들의 연기가 작품에 걸맞게 조화를 이루며 작은 영화만의 신선함을 관객들에게 잔잔한 웃음과 함께 선사하고 있다. 걸그룹 카라 출신의 한승연이 주연배우로 등장하면서 향후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제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코리안 판타스틱 부문에서 장편배우상을 수상한 남자 주인공 김현목의 연기가 매우 인상적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청춘들에게 잠시나마 웃으며 작은 위로가 되어 줄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힘내라~ 청춘들!!!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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