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따듯하고 편안한 한의원 만들기: 심신요법을 활용한 ‘마음 리모델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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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따듯하고 편안한 한의원 만들기: 심신요법을 활용한 ‘마음 리모델링’
  • 승인 2021.09.03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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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찬영

권찬영

mjmedi@mjmedi.com


권찬영
동의대학교 한의과대학
한방신경정신과
조교수

환자분들은 의료기관에 내원하여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뿐 아니라, 다양한 경험들을 안고 돌아간다. 사소하게는 한의원 외부의 간판이나 출입문을 열고 들어갈 때 한의원 내부의 인상부터, 데스크 직원의 응대나 간호사 및 한의사의 태도 등 직원들에 대한 인상까지. 그리고 이런 경험들은 재진 여부나 치료 순응도 뿐 아니라, 치료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한의원에 내원하는 상당수의 환자군은 만성 통증 환자인데, 최근의 연구 결과처럼 만성 통증 치료의 핵심 요소 중 하나는 이완(relaxation)이며 (Front Psychiatry. 2021), 긍정적 정서가 통증 치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Clin J Pain. 2015), 따듯하고 편안한 의료기관을 만드는 것은 한의원 경영 측면에서도, 임상적 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이미 최근에 많은 원장님들이 한의원을 보다 친근하고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리모델링하고, 나아가 직원 친절교육을 통한 서비스 개선을 통해, 환자분들에게 긍정적인 경험을 안겨드리고 있으나, 문제는 이러한 감정노동이 결과적으로 소진(burnout)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 특히 간호사는 의료인들 중에서도 아마도 가장 고강도의 직무 스트레스에 노출된 직군으로, 간호사 9명 중 1명이 소진 증상을 가지고 있다는 최근의 보고도 있을 정도이다 (J Psychiatr Res. 2020).

소진은 단순히 피로감 뿐 아니라, 냉소적인 태도와 개인의 성취감 감소를 야기하게 되며, 의료인의 소진은 개인의 건강과 안녕(well-being) 뿐 아니라, 환자의 안전 문제, 이직의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이러한 소진은 결과적으로 환자분들에게 부정적인 인상을 안겨줄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직원들을 소진되지 않게 하면서 ‘지속적으로’ 따듯하고 편안한 한의원을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즉, 한의원 경영을 하며 직원들의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심신요법은 이 이슈를 해결할 하나의 옵션일 수 있다.

 

최근 필자는 동의대 인공지능그랜드ICT연구센터(지원기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과제 중 하나로, 여러 심신요법들이 간호사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체계적 문헌고찰을 국제 저널에 발표한 바 있다 (Int J Environ Res Public Health. 2021).

이 연구에서는 17편의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을 분석하여, 마음챙김(mindfulness) 훈련, 이완요법, 요가, 음악치료와 같은 다양한 심신요법들이 간호사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는데, 소진에 대해서는 요가가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여러 심신요법들이 모두 간호사의 스트레스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임상연구 결과들이 있었다.

또 이런 심신요법들은 현재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자신의 감정을 더 잘 알아차리게 하며, 다른 사람들과 더 깊은 수준으로 연결되는 느낌을 주는데 도움이 되어 (Glob Qual Nurs Res. 2018), 의료현장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스트레스 상황에 쉽게 지치지 않도록 스트레스 저항력(resilience)을 키워줄 수 있다.

따라서 직원 복지이자, 직원들의 마음 리모델링 차원으로 심신요법 참여를 독려하고 지원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한의원 경영과 임상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당장 쉽게 시도해볼 수 있는 방법은 유튜브 영상을 활용하는 것으로, 영상의 종류와 관계없이 일단 시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그 중에서도 영상을 추천하자면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신경정신과에서 제작한 ‘코로나 19 극복 마음건강 프로젝트’ 영상들을 추천한다 (https://youtu.be/SasQwJBFufE). (이 영상들은 코로나19 한의진료센터에서도 활용된 영상들이다)

또, 한국명상학회(Korean Society of Meditation)와 같은 심신요법 관련 학회 활동도 추천할 만한 옵션이다 (https://cafe.daum.net/mbsr2016).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이러한 학회에서는 각종 심신요법 활동(마음챙김 명상, 요가, 음악명상 등)을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있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명상학회에서는 매년 2회, 동계와 하계에 집중수련회(2박 3일,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운영)를 개최하고 있는데, 단기간 동안 집중적인 명상 활동을 통해 삶의 리프레시를 얻고, 마음 리모델링을 통해 따듯하고 편안한 한의원을 만드는데 반드시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참고문헌

1. Feldmann M, Hein HJ, Voderholzer U, Doerr R, Hoff T, Langs G, Herzog P, Kaiser T, Rief W, Riecke J, Brakemeier EL. Cognitive Change and Relaxation as Key Mechanisms of Treatment Outcome in Chronic Pain: Evidence From Routine Care. Front Psychiatry. 2021 Aug 3;12:617871.

2. Finan PH, Garland EL. The role of positive affect in pain and its treatment. Clin J Pain. 2015 Feb;31(2):177-87.

3. Woo T, Ho R, Tang A, Tam W. Global prevalence of burnout symptoms among nurse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J Psychiatr Res. 2020 Apr;123:9-20.

4. Jung SE, Ha DJ, Park JH, Lee B, Kim MS, Sim KL, Choi YH, Kwon CY. The Effectiveness and Safety of Mind-Body Modalities for Mental Health of Nurses in Hospital Setting: A Systematic Review. Int J Environ Res Public Health. 2021;18(16):8855.

5. van Vliet M, Jong MC, Jong M. A Mind-Body Skills Course Among Nursing and Medical Students: A Pathway for an Improved Perception of Self and the Surrounding World. Glob Qual Nurs Res. 2018 Oct 17;5:2333393618805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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